민생고·'불통'용산·조국당 돌풍…정권 심판론 거셌다

기사등록 2024/04/11 07:56:41

최종수정 2024/04/11 09:24:07

민주 161석·민주연합 14석·조국당 12석, 국힘 109석 안팎

고물가 민생고 속 '대파 875원'발언 정권 심판론 불지펴

'입틀막' '이종섭 논란' 등 용산 '불통' 행보에 민심 이반

'윤정부 응징' 앞세운 조국당, 정권 심판론 확산에 주효

[서울=뉴시스] 조성봉 이영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각각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2024.04.1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성봉 이영환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 마련된 개표상황실에서 각각 출구조사 결과 발표를 시청하고 있다. 2024.04.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지은 우지은 수습 기자 = 22대 총선은 윤석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무엇보다 고물가 등 민생고에 따른 혹독한 심판이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이 윤 대통령의 이른바 '대파 875원' 발언 논란 등을 부각하며 민생고를 고리로 '심판론'을 확산한 게 범야권의 승리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여당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를 겨냥한 '이·조 심판론'으로 맞섰으나 역부족이었다.

선거운동 기간 불거진 막말, 불법대출 등 '문제성' 야당 후보들을 고리로 비판 수위를 끌어올리기도 했지만 정권심판의 바람이 워낙 거세 일부 전체 판세를 반전시키지 못했다.

11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결과(오전 7시30분 현재) 민주당은 전체 254개 지역구 중 161곳을 가져갔다. 민주당의 비례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14석을 얻을 것으로 예측됐다. 조국 대표가 이끄는 조국혁신당은 비례 14석 확보가 예상된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90곳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국민의힘의 비례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19석을 얻어 비례를 합쳐 109석이 예상된다.

정권 심판론의 핵심은 경제와 물가였다. 지난 3월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1%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장보기가 무섭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과일·채소값 폭등세가 계속됐고, 국제유가마저 14개월 만에 상승세로 돌아선 영향이 컸다.

지난달 농산물 물가는 20.5% 상승해 전달(20.9%)에 이어 두 달 연속 20% 넘게 올랐다. 사과(88.2%)와 배(87.8%)는 각각 1980년 1월과 1975년 1월 이후 최대 상승 폭이다. 정부는 긴급 농축산물 가격안정자금을 무제한, 무기한으로 투입하고 지원대상을 확대하겠다고 나섰지만 잔뜩 성난 민심만 확인됐다.

여기에 2년간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세계 주요 200여개국 중 최하위권으로 추락해 경제에 대한 불안감도 확산했다. 무역협회가 국제통화기금(IMF)자료를 인용한 국가별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누적 100억500만 달러(약 13조5267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는 IMF가 선정한 주요 208개국 중 172위다. 2022년에는 198위로 전년 대비 180계단 밀려났고, 상반기에는 200위까지 떨어졌다.

이재명 대표는 유세 현장에서 "세계 10대 경제 강국이고 무역흑자 세계 5대 강국이던 대한민국이 1년 10개월도 안 되는 이 기간에 북한보다도 못한 무역수지 적 국가로 전락했다"고 여러 차례 비판했다.

여기에 '입틀막'으로 명명된 과잉 의전 논란, 황상무 전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회칼 테러' 협박 발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도피성 주 호주대사 임명 등과 잇단 용산의 불통 행보가 민심에 기름을 부었다는 평가가 대체적이다.

민주당이 원내 압도적 과반 정당이 됐지만 성공적인 결과로 평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 '표심'은 야권이 좋아서라기보다 윤 정부 국정운영의 변화를 요구하는 목소리에 야권을 앞세운 측면이 강해서다.

뿐만 아니라 민주당 승리로 선거 구도가 바뀐 건 조국혁신당의 출현이 주효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국혁신당 돌풍이 정권 심판론을 거대한 불길로 키웠다는 해석이다.  .

실제 민주당이 '비명횡사' 공천 논란으로 총선 초반에 고전하던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은 "3년은 너무 길다"를 구호로 윤 정권 조기 종식을 슬로건으로 내걸며 정권 심판론을 총선 중심 이슈로 부각하는 데 성공했다.

3월에 창당한 조국혁신당은 조사마다 차이가 있지만 국민의힘 지지가 빠지고 민주당 후보 지지율이 올라가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 특히 막판에 갈수록 부산·울산·경남에서 민주당 후보 지지율을 보면 비례에서 조국혁신당 지지율과 비슷한 경향을 나타냈다.

이종훈 정치 평론가는 "민주당이 비명횡사 논란에도 승리한 배경은 정권 심판론 때문"이라며 "이재명도 별로 마음에 안 내키지만 윤석열이 더 문제다 이렇게 보는 거다. 최선도 아니고 차선도 아니고 차악을 선택한 것이다"고 평가했다.

최홍태 리얼리터 선임연구원은 "정권심판 정서도 물론 작용을 했겠지만 조국혁신당이 3월 초순에 들어서면서 선거 구도를 바꿨다"며 "심판론에 대한 열기를 지속시키고 확장했다.  조국혁신당 붐이 일어나면서 민주당이 '승기'를 잡은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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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생고·'불통'용산·조국당 돌풍…정권 심판론 거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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