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세포를 암세포로 이끄는 수용체
CAR-NK, CAR-T치료제 단점 등 보완
[서울=뉴시스]송연주 기자 = 최근 tvN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서 뇌종양에 걸린 여주인공은 CAR-T(키메라 항원 수용체 T세포·카티) 치료를 받고자 독일까지 날아간다. 결국 치료를 받지는 못했지만 CAR-T는 드라마에서 최신 면역치료법으로 소개된다.
6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몇 년 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CAR-T 치료제는 우리 몸의 면역세포인 T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내 파괴할 수 있도록 암을 잘 인지하는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를 붙여 만든다.
CAR의 정식 명칭은 키메라 항원 수용체다. CAR는 면역세포의 수용체 부분과 암세포의 특징적인 항원 인식 부위를 유전자 재조합 기술로 결합해 인위적으로 만든 수용체다. CAR를 면역세포에 결합하면 암세포를 빠르게 인지해 보다 효과적으로 파괴할 수 있다.
차바이오그룹 커뮤니케이션 채널 뉴스룸을 보면, CAR-T 세포치료제는 환자 자신의 면역세포를 이용한 개인 맞춤형 치료제다. CAR-T 세포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환자의 혈액에서 T세포를 추출한다. 이 T세포에 암세포에만 반응하는 수용체의 유전정보를 주입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CAR-T 세포를 배양해 대량으로 증식해 다시 환자에게 주입하면 정상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를 사멸시킨다.
CAR-T 치료제는 어떤 암세포의 항원을 인지할 수 있도록 만드냐에 따라 치료할 수 있는 암종이 정해진다. 현재까지 개발된 CAR-T 치료제는 모두 혈액암 대상이다. 간암, 위암 등 고형암에선 아직 효과를 보이지 않았다.
한 번의 주사로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볼 수 있어 '꿈의 치료제'로 불리지만, 고가의 가격이 단점이다. 또 T세포는 자신의 세포가 아닐 경우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 환자의 T세포로 제조한 CAR-T 세포치료제는 본인만 사용할 수 있다.
일부 환자는 T세포가 면역활성물질을 과다하게 분비해 고열, 근육통 등 증상이 나타나는 사이토카인 분비 증후군(CRS)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했다. 또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CAR-T 세포치료제 투여 환자들에게서 T세포 악성종양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다만 CAR-T의 잠재적 위험보다 이점이 여전히 크다고 했다.
CAR-NK, CAR-T 단점 보완할 수 있어
T세포는 암과 바이러스를 발견하면 공격하지만 항원-항체 반응 때문에 움직임이 제한적이다. NK 세포는 T세포와 다르게 항원에 대한 추가 인식 작용없이 빠르게 정상과 비정상세포로 구별해 이상세포를 인식하고 제거할 수 있는 특징을 갖고 있다.
NK세포는 T세포와 달리 비정상 세포도 자체적으로 인지, 공격할 수 있다. 환자 본인 외에도 타인의 NK세포로 제조한 치료제도 사용할 수 있어 생산성 문제도 개선할 수 있다. 환자 본인만 사용할 수 있는 CAR-T와 달리 CAR-NK는 대량 배양에 성공할 경우 여러 환자가 사용할 수 있는 기성품을 제조할 수 있다. 대량 배양이 가능해, 상업화 가능성을 높이는 기술로 각광받는다. 치료제 가격을 낮출 수 있어 환자 접근성 또한 향상될 수 있다.
NK 세포의 이런 장점을 활용해 ▲NK세포 인게이저 병용투여 ▲CAR-NK 등 다양한 방식으로 연구가 진행 중이다.
다만 NK세포는 배양과 활성도가 T세포보다 낮다는 단점이 있다. 체내에 존재하는 NK세포는 5~15% 수준으로, 추출한 양만으로는 치료제로 만들 수 없어서다. 사람마다 NK세포 활성도가 달라 낮은 활성도의 NK세포는 암세포를 공격하는 힘이 약해 치료제로서 기능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이 때문에 CAR-NK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NK세포 선별 기술과 배양 기술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며 "최근 NK세포를 활성화해 배양하는 기술을 보유한 바이오 기업들을 중심으로 CAR-NK 세포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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