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새벽1시30분(한국시각 오후2시30분) 사고 발생 직후 메릴랜드 제일도시 볼티모어 시당국은 '대형 인명피해 사고'를 선포했다. '대형' 우려에 비해 실제 인명 피해는 적었다고 할 수 있다.
무너진 교량 길이는 2.6㎞이며 왕복 4차선인 다리를 양쪽 노선 통해 하루 평균 3만1000대의 차량이 지나간다. 교량 거의 전구간이 즉각 무너졌지만 날벼락으로 다리 아래 수심 17미터의 파타프스코 강으로 떨어진 차량은 없고 사람만 8명 떨어졌다.
8명은 모두 다리 노면의 움푹 파인 구덩이를 메우는 작업에 동원된 근로자들이었다. 충돌한 선박 크기와 교량통행 번잡도 및 길이에 비하면 '운 좋게' 8명 밖에 안 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우선 충돌 시점이 새벽 1시28분의 야간으로 차량 통행이 드물었고 컨테이너선 도선사의 기지와 순찰 경찰의 기민함으로 짧은 시간에 양방향 차량통행 봉쇄가 이뤄진 덕분이다.
길이 300미터의 달리호는 항구 출발 42분이 지나 시속 15㎞로 프란시스 스캇 키 브리지를 가던 중 다리 직전에서 원인모를 완전 정전 사태에 추진력과 조종 기능을 모조리 상실했다. 총톤수 9만5000톤의 화물선은 비틀거린 채 다리를 향해 전진했다.
배를 몰던 현지 도선사는 즉시 항만 당국에 긴급 사태 발생을 알리고 차량통행 봉쇄를 요청했다. 조종 기능 상실 속에서도 배를 최대한 왼쪽으로 틀어 교각과의 충돌 시기를 늦추려고 했다. 그리고 항구 정박 대형 닻을 강에 내던졌다.
한 경찰 차량은 다리 중간에서 마침 휴식 중이던 노면 보수 작업반을 향해 달려가려고 했으나 그 전에 다리가 무너졌다고 한다. 도선사의 신고로부터 2분 뒤에 충돌이 일어났다.
떨어진 8명의 인부 중 2명이 5시간 뒤에 구조되고 6명 모두 실종된 상태에서 사고 발생 18시간 뒤 사망 추정으로 수색 포기됐다. 이들 모두 과테말라,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및 멕시코에서 온 이주노동자였다.
정박한 대형 선박을 항구 도크에서 끌고나와 폭은 좁고 수심은 얕고 선박 통행이 빈번한 항구 앞 물길을 거쳐 다시 큰바다로 내보내는 도선 조종이 가장 어렵다고 한다. 화물선 항해사 대신 배를 몬 현지 도선사는 이날 수습생과 둘이 조종했다.
작은 예인선이 정박한 대형 선박을 도크에서 끌고나와 한참을 끌다 도선사에게 바톤을 넘기는데 이번 달리호는 예인선에서 벗어나 자체 조종 중에 정전 사태를 당했다. 키 브리지에서 조금 지나면 강이 끝나고 체사피크만의 대서양이 시작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