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화물 총 톤수 기준 2021년 미국 내 17위
초대형 선박 입항도 증가…달리호도 290m 길이
현대중공업 건조…전력 문제로 통제 벗어난 듯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교량 붕괴 사고로 폐쇄된 미국 볼티모어 항구는 자동차와 경트럭 기준 미국 내 물동량 1위를 기록한 주요 무역 허브다.
26일(현지시각)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 프랜시스 스콧 키 교각 붕괴로 폐쇄된 볼티모어 항구는 미국의 주요 무역 허브로 평가된다.
미국 교통통계국에 따르면 지난해 기록적인 양의 해외 화물을 처리했다. 총 톤수 기준 2021년 미국 전역에서 17번째로 큰 항구였다.
메릴랜드 항만청이 관리하는 주 소유 터미널과 민간 터미널은 지난해 5230만t 화물을 처리, 총 800억달러 상당의 해외 화물을 운송했다.
지난달 메릴랜드주 발표에 따르면 볼티모어 항구는 자동차 및 경트럭 처리량과 농기계 및 건설 기계 등 바퀴 달린 화물을 운반하는 선박 처리량에서 미국 내 1위를 차지했다.
볼티모어를 통해 처리된 자동차와 경트럭은 지난해 약 85만대로, 최근 13년 동안 미국 내 항구를 통틀어 가장 큰 규모였다.
석탄, 커피, 설탕 등도 볼티모어를 통해 대량으로 운송되고 있다. 지난해 물동량과 금액 기준 미국에서 9번째로 많은 외국 화물을 처리했다.
초대형 선박 입항도 늘었던 곳이다. 이날 교량에 충돌한 화물선 달리호도 약 290m 길이 컨테이너 화물선으로, 볼티모어 항구에서 이틀을 보낸 뒤 출항 중 사고가 발생했다.
웨스 무어 메릴랜드 주지사는 성명에서 대형 컨테이너 화물선의 입항은 "볼티모어의 초대형 선박 처리 능력을 계속 입증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선박 추적 사이트 마린트래픽에 따르면 화물선 34척을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40척가량 선박이 볼티모어를 목적지로 삼고 있다. 여기에는 인근 해역에 닻을 내린 상선 10척이 포함됐다.
볼티모어로 향할 예정이었던 선박은 대신 인근 뉴저지나 노스캐롤라이나 항구로 향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사고로 글로벌 운송 지연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마린트래픽에서 글로벌 해운을 분석하는 조지오스 하치마놀리스는 NYT에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 영향을 예측하기엔 너무 이르다"고 전했다.
달리호는 이날 오전 1시30분께 볼티모어 도심 남동부 패탭스코강 위를 지나는 프랜시스 스콧 키 교량에 충돌했다. 이 사고로 충돌 지점을 시작으로 다리가 순차적으로 붕괴했다.
당국 조사에 따르면 전력 문제로 화물선이 통제를 벗어나면서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선원들은 추돌에 앞서 선박 전원이 끊겼다며 긴급구조요청을 보냈다.
달리호는 지난 19일 파나마에서 미국으로 돌아와 뉴욕에 정박했다. 이후 지난 23일 볼티모어에 도착해 이틀간 머무른 뒤 26일 새벽 스리랑카를 향해 출항했다. 배에는 도선사 두 명과 승무원 22명이 탑승 중이었던 것으로 발표됐다.
달리호는 2015년 현대중공업에서 건조됐다. 다음해 벨기에 안트베르펜 항구에서 돌담에 부딪히는 경미한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당시 선체 일부가 파손됐지만, 부상자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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