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CTO 첫 소환 조사…22일 재소환
경찰 수사 전 "서버 비번 바꿔야" 대화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의료계 커뮤니티 '메디스태프' 임직원의 증거은닉 혐의를 수사하는 경찰이 해당 업체 임원을 소환 조사했다.
22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 20일 메디스태프 최고기술책임자(CTO) A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A씨와 함께 입건된 기술직 직원을 소환조사한 바 있지만, A씨를 직접 불러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20일 첫 조사의 경우 저녁까지 강도높은 조사가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22일 오후 A씨를 다시 불러 추가 조사를 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지난달 19일 의사와 의대생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앱 메디스태프에는 전공의들에게 사직 전 업무와 관련한 전산 자료를 삭제하라는 취지의 게시글이 올라온 바 있다.
A씨 등은 해당 글에 대한 경찰 수사가 시작되자 전산 자료 등 증거은닉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 압수수색 전 메디스태프 기술직 직원은 CTO A씨에게 사내 메신저를 통해 서버의 관리자 계정 비밀번호를 바꿔야 한다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진다.
경찰은 메디스태프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포렌식 하는 과정에서 이같은 대화를 확인, 증거은닉 정황이 있다고 보고 A씨 등을 입건했다고 한다. 최근 A씨와 기술직 직원을 출국금지 조처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께 '병원 나오는 전공의들 필독'이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확산되면서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해당 게시글은 지난달 19일 메디스태프에 최초로 올라온 것으로, 집단 사직을 앞둔 전공의들에게 병원의 업무 자료를 삭제하거나 변경하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 글에는 "인계장 바탕화면, 의국 공용 폴더에서 지우고 나와라" "세트오더(필수처방약을 처방하기 쉽게 묶어놓은 세트) 이상하게 바꿔 버리고 나와라" "삭제하면 복구 가능한 병원도 있다고 하니 제멋대로 바꾸는 게 가장 좋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서울 강남경찰서는 지난달 23일 서울 강남구에 있는 메디스태프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글 작성자를 특정해 지난 9일 피의자 조사를 했다. 작성자는 서울 소재 의사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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