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권인 20인 중 30대 청년 4명 확정…21대 대비 비율 높여
호남권, 20번내에 단 1명 불과…지난 총선과 동일
[서울=뉴시스] 신항섭 김경록 한은진 기자 = 국민의힘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후보자가 발표됐다. 지난 21대 당시 독립운동가의 자손과 금융전문가를 앞에 내세웠던 반면 이번엔 장애인 변호사와 탈북 공학도를 전면 배치했다. 또 21대 총선 대비 당선권에 30대의 비중을 높이며 청년 비율을 올리기 위한 기류도 엿보였다.
반면 득표권인 20번 이내에 호남권 출신 인사가 1명에 불과해 호남 배려가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22번을 배정 받은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위원장이 비례대표를 발표하자마자 사퇴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18일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는 총 35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발표했다. 비례대표의 상징성을 나타내는 1번은 최보윤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인권경영위원으로 확정됐다. 그녀는 장애인 변호사로 사회적 약자 권익 보호에 앞장서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2번에는 박충권 현대제철 연구개발본부 책임연구원이 배정됐다. 그는 탈북 공학도로 국민의힘이 1차 영입 인재로 데려온 인물이다.
지난 21대 총선 당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비례위성정당 미래한국당은 비례대표 1번에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인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을 배정했다. 보수정당의 상징성이 있는 인물로 전면 배치한 것이다.
또 비례대표 2번에는 윤창현 전 한국금융연구원장으로 확정했다. 당시 정권심판론을 내세우면서 외교·안보 분야와 경제 분야의 중요성을 강조한 셈이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강조하고 있는 것은 격차 해소이다. 이에 장애인과 탈북 공학도가 비례 1~2번에 배정된 것으로 보인다.
20번 이내 30대 4명…지난 총선 대비 2배 수준
청년에 해당되는 20~30대 비례 후보자 중 20대는 1명, 30대는 총 4명이었다. 하지만 이 중 당선된 비례는 2명(11번 김예지, 12번 지성호)에 불과했다.
이번 총선에는 2번(박충권, 38세), 13번(강세원, 36세), 17번(이시우, 37세), 19번(이소희, 37세) 등이 20번 이하에 배치됐다. 만약 지난 총선과 유사한 득표율을 기록하면 30대 이하의 비례대표는 총 4명 나타날 전망이다.
호남권, 22번부터 배치…홀대론 비판 나올 듯
앞서 국민의미래는 호남 민심을 공략하기 위해 직전 총선 정당득표율 15% 미만 지역(광주, 전북, 전남) 출신 인사를 당선 안정권(20위 이내)에 25% 규모로 우선 추천하는 제도를 도입했다.
이로 인해 비례대표 후보 순위 20위 내에 최소 5명의 호남 출신 인사가 배치될 것이란 전망이 유력했다.
하지만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이 8번으로 호남권 중 유일하게 당선권에 배치됐고, 모두 20번 밖의 순번을 배정받았다. 특히 이번 총선에서 비례대표 1석이 줄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2번 이후 호남권 비례대표들의 당선 가능성은 낮은 수준이다.
이에 주 전 시당위원장은 "비례대표를 사퇴하겠다"면서 "오늘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회가 발표한 내용을 보면 광주 배려는 아예 없었다"고 비판했다.
그는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인사를 25% 우선 추천하는 내용을 당규에 담고 있지만, 이번 공천에서 광주는 완전히 배제됐다"면서 "당원들과의 약속을 당에서 져버렸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 "호남 홀대 비판서 자유롭지 못할 것"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앞 순위에 국민의힘을 상징하는 인물인 장애, 탈북, 스포츠, 법률 이런 전문가 배치해 나름 선전했다"면서 "상대적으로 젊은 층 포함돼 있고 국민의힘이 추구하는 가치, 각 여러 부문에 비례, 정치권 진출 어려운 사람들 배치함으로써 다양성을 추구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사실 국민의힘은 20번 안에 호남 출신을 최소 5명 정도는 발탁을 했어야 한다"면서 "국민통합을 위해 또 여야가 앞으로 협치를 추구하는, 협치의 가치를 위해 이런 면에서 호남에 대해 좀 더 깊은 배려가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0명 당선권 안에 1~2명 배치됐다는 것은 호남에 대한 홀대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인 이철규 의원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호남이라는 험지에서 보수의 기치를 들고 헌신해 온 호남에 기반을 둔 정치인들의 배제와 후순위 배치도 실망의 크기가 작지 않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역구 출마의원도 "당헌 당규에 들어있다고 해서 4~5명 있을 것 같았는데 호남이 적다. 특히 전북은 없는 것 같다"며 "주기환 후보, 김화진 후보는 광주와 전남 험지에서 그간 고생했던 사람들이라 당선권에 (배치)했으면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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