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 후보 박은식 "같은 논란으로 허식 시의장은 탈당"
김경율 "중도층 표심 이탈", 한지아 "사과 아닌 입장문"
한동훈 "시의장 발언과 5년 전 일반인 발언, 무게 달라"
윤재옥 "총선 직전에 공천 번복·무효, 얼마나 실익 있나"
[서울=뉴시스]김경록 한은진 기자 = 경선을 통해 국민의힘 대구 중남구 후보로 확정된 도태우 변호사의 과거 5·18 폄훼 발언과 극우 사이트 일베 글 공유 논란이 확산되자 11일 당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도 변호사의 공천 재검토 여부를 두고 격론이 벌어졌다. 하지만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 등 주요 인사들은 공천 재검토에 선을 그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비대위 참석자에 따르면, 도 변호사의 공천 재검토를 가장 먼저 요청한 사람은 광주 동남구을 후보인 박은식 비대위원이었다.
도 변호사는 지난 2019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5·18 민주화운동에는 굉장히 문제적인 부분이 있고 북한의 개입 여부가 문제 된다는 것이 사실은 상식"이라며 조사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박 비대위원은 이 같은 도 변호사의 과거 발언을 문제 삼으며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의 조치를 요구했다고 한다. 불과 두 달 전 5·18 폄훼 논란으로 국민의힘을 탈당한 허식 전 인천시의회 의장 사건과 무엇이 다르냐는 지적도 제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에 더해 김경율·한지아 비대위원은 '중도층 표심 이탈이 우려된다'는 의견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대위 참석자는 "김경율 비대위원은 두 번에 걸쳐 발언이 되게 길었고, 한지아 비대위원은 도 변호사의 사과문을 읽었을 때 사과문이 아닌 입장문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 비대위 참석자는 "한동훈 위원장이 한참 생각하더니 '시의회 의장으로서 했던 발언의 무게와 일반인으로서 5년 전에 했던 발언의 무게가 같을 수는 없지 않느냐'는 식으로 얘기했다"며 "그리고 '5·18에 북한이 개입됐다고 주장한 게 아니라 조사해보자고 한 거 아니냐'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른 비대위 참석자는 윤재옥 원내대표의 경우 "전체적으로 지금 (총선) 상황이 많이 진전돼 있는데, 무효화나 번복이나 그게 전체 선거를 이기는 데 얼마나 실익이 있나"라는 의견을 밝혔다고 했다. 한 위원장도 "'이기는 공천을 해야 하는데 이걸 지금 뒤집으면 새로 준비하는 사람이나 이런 것들이 쉽겠나'란 취지를 말했다"고 전했다.
박은식·김경율·한지아 등 다수 비대위원이 공천 재검토를 요구했지만, 핵심 공관위원인 장동혁 사무총장이 "미리 못 챙겨서 미안하다"고 말했을 뿐 한 위원장과 윤 원내대표 등 당 주요 인사들이 사실상 재검토 요구에 선을 그은 분위기로 전해진다.
당 지도부 한 관계자는 "당장 오늘 현장 분위기는 '공천 재검토 쉽지 않다'가 51, '재검토할 수 있다'가 49 정도"였다면서도 "그렇지만 기사화가 되고 그러면 어떻게 굴러갈지 모르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도 변호사의 페이스북을 보면 그는 지난 2016년 11월께부터 2018년까지 일간베스트 게시물 링크를 16차례 게시했다.
공유된 게시물은 대체로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내용이다. 도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변론을 맡았다.
특히 지난 2016년 11월11일 '최순실 건에 대한 팩트', 12월27일 '제2의 6·25 인천상륙작전은 태블릿 PC 사기극을 밝히는 것' 등의 글을 인용하며 국정농단 수사 관련 사실관계를 부정했다.
해당 커뮤니티 게시물에는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는 사실 법적인 문제가 연관됐다고 보기 어렵다. 단 하나 유니크한 것은 이 태블릿에서 촉발된 샤머니즘 스캔들"이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후에도 도 변호사는 '61가지 최순실 사건 오보 총정리'(2017년 1월6일), '태블릿PC가 다 XXX(거짓말)인 결정적 이유'(2017년 1월12일) 등의 글을 페이스북에 인용했다.
또 헌법재판소가 박 전 대통령 탄핵 소추안을 인용한 뒤인 지난 2017년 3월17일 공유한 글에는 "박근혜 대통령이 아직도 최태민 일가와 끈을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에 놀란 국민들의 정서를 자극하고 선동하여 대통령 권력을 빼앗기 위해 혈안이 된 언론, 국회, 검찰의 압박을 헌재가 막아내지 못한 사건"이라며 대한민국 헌법재판소는 21세기 마녀재판을 온 세상에 선보이고 말았다"고 적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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