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루즈니가 스스로 외교 부문 원한다고 말했다"
총사령관 경질 한달 만에 잘루즈니 대사로 임명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불화설을 빚은 뒤 해임한 발레리 잘루즈니 전 우크라이나군 총사령관을 주영국 우크라이나 대사로 임명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일일 연설에서 "오늘 영국에 주재하는 우리 대사 후보자를 인준했다. 잘루즈니 장군은 자신이 외교 부문을 원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는 "우크라이나 외무부는 이에 상응하는 동의 요청을 (영국에) 보냈다. 영국과 동맹은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해임설이 불거졌을 때 잘루즈니 당시 총사령관은 같은 직을 제안받았지만 민간인 직책이라는 이유를 들어 거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8일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을 경질했다. 이는 교착상태에 빠진 전쟁의 동력을 다시 살리기 위한 군 수뇌부 개편의 일환이었다.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지난해부터 젤렌스키 대통령과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알려졌다. 높은 국민 지지세를 안고 있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은 2021년부터 지난달까지 군 전체를 진두지휘했다.
그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부패 청산을 이유로 지난해 8월 전국 병무청장을 모두 교체한 일을 비판적으로 평가했다. 해당 업무를 가장 잘 수행할 인사를 모두 제거해 원활한 징병 업무를 어렵게 했다는 것이 잘루즈니 총사령관이 제기한 비판의 골자다.
또 그는 지난해 11월 이코노미스트와 인터뷰에서 대반격 상황을 '교착상태'로 표현해 젤렌스키 대통령과는 전혀 다른 상황 인식을 드러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는 주장을 반복적으로 거부하면서 우크라이나를 향한 지원을 유지할 것을 촉구해 왔다.
우크라이나 내부에서는 잘루즈니 총사령관을 향한 지지도가 높다. 올해 대통령 선거가 실시되면 젤렌스키 대통령의 유일한 맞수로 꼽힌다.
지난 5일 러시아 국영방송 RT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여론조사기관 사회·정치연구센터(SOCIS)가 최근 실시한 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잘루즈니 전 총사령관과 대통령 선거 가상대결에서 패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22일부터 지난 1일까지 우크라이나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오차범위는 ±2.1%였다.
그랜트 섑스 영국 국방장관은 토니 라다킨 영국 국방참모총장과 함께 이날 우크라이나를 찾아 젤렌스키 대통령과 회담한 뒤 무인기(드론) 1만 대를 제공하겠다고 발표했다. 동시에 드론 지원을 위한 2억 파운드(약 3390억원) 외에 기투 투자에 1억2500만 파운드를 쓰겠다고 전했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전에 징집된 병사를 전역하는 법안을 소개했다. 몇 주 동안 준비 절차를 거쳐 다음달부터 이들은 예비군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