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코 방문한 마크롱 프 대통령 "겁쟁이" 발언에
독 국방 발끈하며 "문제 해결 도움 안된다" 반박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주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언급해 독일과 갈등을 빚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지키는데 있어 “겁쟁이”가 되면 안 된다고 발언하자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즉시 반박했다고 미 폴리티코(POLITICO)가 보도했다. 독일과 프랑스 사이의 우크라이나 지원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주 우크라이나에 파병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논란을 일으켰던 마크롱 대통령은 이날 체코를 방문해 프랑스 교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유럽은 분명 겁쟁이가 되면 안 되는 순간을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자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이 마크롱의 발언이 비생산적이라고 비판했다.
팔 욘손 스웨덴 국방장관과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피스토리우스 장관은 “적어도 내 생각으로는, 현실을 감안할 때, 더 많은 용기가 필요하다거나 용기가 부족하다는 말을 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지원과 관련한 문제들을 해결하는데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마크롱 대통령은 뒤에 자신의 발언이 독일을 겨냥한 것이 아니라면서도 프랑스 동맹국들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소극적이면 전장에서 밀려나는 고통을 감수해야 하고 미국에서 실망이 커지는데 따른 어려움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독일이 미국의 지원 아래 유럽 안보의 주춧돌 역할을 하는 것에 불만을 품어 왔으며 독일은 프랑스보다 우크라이나를 월등히 많이 지원해왔다며 마크롱 대통령의 최근 발언을 비판해왔다.
마크롱 대통령은 5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지난주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을 언급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 “전략적 경종”을 울린 것에 대해 “완전히 만족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프랑스와 체코가 “유럽 땅에서 다시 전쟁이 일어났으며, 일부 강대국을 제어하지 못해 하루하루 우리를 위협하고 있고, 갈수록 우리를 더 공격하고 있으며…그에 따른 용기가 우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파벨 체코 대통령은 마크롱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면서도 우크라이나에 파병하는 문제에 대해선 선을 그었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새로운 방안을 찾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체코가 비유럽국으로부터 포탄 80만 발을 구입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자고 제안한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그러나 마크롱 대통령은 예상과 달리 비유럽국으로부터 포탄을 구입하는 비용을 부담할 용의를 밝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중유럽과 동유럽 국가들에서는 프랑스가 우크라이나 승리보다 자국의 산업 보호를 더 중요시한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