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마스 "영구 휴전, 전면 철수 전 석방 불가능"
"네타냐후 합의 원치 않아…공 미국 쪽에 있어"
바이든 "하마스 손에"…라마단 전 타결 기대
[서울=뉴시스] 이혜원 이명동 기자 =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휴전 협상이 다시 교착 상태에 빠졌다. 하마스는 영구 휴전 없인 인질 석방은 없을 것이라며 이스라엘에 책임을 넘기는 모양새다.
5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하마스 고위 관료인 오사마 함단은 이날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이스라엘 인질과 팔레스타인 수감자 맞교환을 위해선 영구적 휴전이 전제돼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했다.
함단은 "우리 주민 안전과 보안은 영구 휴전과 가자지구 모든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철수가 이뤄지지 않는 한 달성될 수 없다"며 "이 모든 게 이뤄지기 전엔 포로 교환은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함단은 이같은 입장을 협상 중재국인 카타르와 이집트에 분명히 밝혔다고 덧붙였다.
하마스가 요구하는 수감자 석방 대상도 이스라엘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조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의 한 하마스 고위 관료에 따르면 하마스가 석방을 요구하는 팔레스타인인에는 이스라엘에서 종신형을 선고받은 수감자 최소 20명이 포함된다.
이러한 조건을 내세우며 하마스는 미국이 이스라엘을 설득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마스 가자지구 정치 부문 대표인 바셈 나임은 "네타냐후 총리는 합의에 도달하길 원치 않는다"면서 "공은 이제 미국 쪽에 있다"고 주장했다.
중재국들은 아직 협상 타결 여지가 있다며, 오는 10일 시작되는 이슬람 금식 성월 라마단 이전 휴전에 도달하길 바란다는 기대를 유지하고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 빈 압둘라흐만 빈 자심 알타니 카타르 총리 겸 외교장관은 이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평화를 가져오려는 노력을 훼손하려는 자가 누구든 간에 이 협상이 반드시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며 의지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우린 인도주의적 고통 종식과 인질들이 가족 품으로 돌아오는 걸 보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도 이날 가자지구 협상이 얼마나 가까워졌냐는 취재진 질문에 "하마스 손에 달려있다"며 "이스라엘은 협조하고 있고, 합리적인 제안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며칠 내 어떻게 될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휴전이 필요하다"며 라마단 전 타결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런 상황에서 라마단에 접어든다면 매우 위험할 수 있기 때문에 휴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집트·카타르는 이스라엘이 불참한 가운데 지난 3일부터 이집트 카이로에서 휴전 협상을 진행했다.
회담에서 논의한 협상안은 40일 동안 휴전을 골자로 한다. 하마스가 억류 인질 40여명을 석방하는 대가로 이스라엘 감옥에 억류된 수감자 400여명을 받는 내용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와 카타르는 이후 이스라엘과의 단계적 휴전 협정의 첫발을 떼기 위해 하마스에 석방 예정 인질 명단을 작성하도록 압력을 가했다.
하지만 하마스는 생존한 인질 명단을 달라는 이스라엘 요구를 거부했으며, 이스라엘은 이에 반발하며 협상단을 보내지 않았다.
팔레스타인 측은 이스라엘이 대표단 파견을 거부하자 회담이 별다른 진전 없이 결렬됐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당국은 논평에 즉각 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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