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KDI 노동시장 세미나'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가족 간병이 늘어날 경우 이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20년 후 최대 77조원에 달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은행은 돌봄서비스의 생산성이 타 산업에 비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최저임금 차등 적용을 통해 비용 부담을 낮춰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한은은 5일 한은 별관 2층 다목적 컨퍼런스홀에서 '한국은행-KDI 노동시장 세미나'를 열었다.
2030 여성 월 300만원 받는데…개인간병비는 월 370만원
채 과장은 향후 보건서비스 노동 수요가 고령화의 영향으로 2032년 41~47만명, 2042년 75~122만명 더 늘어나고, 육아서비스도 맞벌이 가구가 늘어나면서 완만한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봤다. 하지만 노동 공급 부족 규모는 2022년 19만명에서 2042년에는 61~155만명으로 이보다 더 크게 확대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른 돌봄 서비스 비용 부담도 문제로 제기했다. 그는 "지난해 간병비는 2016년에 비해 50% 상승했는데. 이는 명목임금 상승률인 28%를 크게 상회했다"면서 "특히 요양병원에서 개인간병인을 고용할 경우 비용은 월 370만원이며, 육아 도우미 비용은 264만원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20~30대 여성 월평균 임금은 3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경제손실은 2042년 최대 77조…한은 "돌봄, 최저임금 낮춰야"
한은은 해결책으로 돌봄서비스의 최저 임금 예외를 제안했다. 채 과장은 우선 개별 가구의 외국인 직접 고용을 주장했다. 사적 계약방식으로 최저임금을 적용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이 방식을 채택한 홍콩과 싱가포르의 경우 가사 도우미의 시간당 평균 임금은 2797원, 1721원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만1433원으로 높다.
아울러 외국인 고용허가제 대상 업종에 돌봄서비스업을 포함하고, 돌봄 업종에 대한 최저임금을 상대적으로 낮게 설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채 과장은 "타 산업에 비해 돌봄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이 매우 낮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중장기적으로 가격 왜곡을 줄이고 경제 전체의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돌봄 최저임금 예외…업종별·직능별 차등적용 확대될까
또한 세미나 중간에는 "(돌봄과 관련한) 다양한 서비스 퀄리티가 있고, 다양한 가격에 공급할 옵션을 주면서 해결할 필요가 있다"며 "부작용만 논의하면 결국 정부 지원과 보조를 늘리자는 공적인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으로 가는데, 공적인 도움은 거저 오는 것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은의 최저임금 차등 적용 주장이 돌봄서비스에 국한되는 것이지만 다소 민감한 주제다. 향후 업종별, 직능별, 지역별 최저 임금 예외 적용 확대로 연결되며 노동 환경 악화라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아울러 저임금 업종에 대한 일종의 낙인 논란으로 연결되며 논의가 확대될 수도 있다.
최저임금 차등적용은 2021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논의가 됐지만, 부결된 사항이기도 하다. 아울러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공약으로 대책으로 당시 노동계의 반발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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