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비롯 의사단체도 '의새' 인증 독려
국민들 "학업과 달리 소양 부족해" 지적
과거에도 '덕분이라며 챌린지' 철회 전력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일부 의사들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의새' 인증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도가 지나치다는 지적이다.
2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SNS에는 새가 하얀 가운이나 수술복을 입고 진료, 수술 등을 하는 이미지가 다수 올라와 있다.
한 이미지에는 의사 가운을 입은 앵무새가 쇠고랑을 찬 모습이 나온다. 현직 정형외과 군의관이라고 밝힌 SNS 계정에는 수술복을 입은 새가 뼈 수술을 하는 이미지가 올라왔다. 각 SNS에는 의새 인증이 시간이 지날수록 늘어나고 있다.
이런 의새 인증은 개인에서 그치지 않고 단체 명의로도 이뤄지고 있다. 의사 가운을 입거나 청진기를 멘 새들이 진료실에서 환자와 상담하거나 수술실에서 집도하고 이미지를 다수 올렸다.
의사 가운을 입은 한 앵무새가 응급실 앞에서 쇠고랑을 찬 모습도 등장했다. 지난달 29일까지 의료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전공의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정부를 풍자한 것이다.
의사들이 비하하는 이미지를 올린 데는 지난 19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브리핑에서 일 때문이다. 당시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다"라고 말했는데 '의사’가 ‘의새'라고 들린 것이다. 박 차관은 이튿날 브리핑에서 "단순한 실수이고 유감의 뜻을 표명했다"고 해명했다.
박 차관의 해명에도 일부 의사들은 SNS에 의새 인증을 멈추지 않고 있다. 의협 비대위는 '대국민 호소문'에서 박 차관의 사퇴를 주장했다. 임현택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은 박 차관을 모욕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소했다.
하지만 의새 인증은 여론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의사 집단 행동에 대한 반감을 키우는 모양새다.
한 중증 질환자의 보호자는 "철 없는 짓"이라며 "공부 잘하는 것과 의사의 소양은 별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의사들의 SNS 인증이 여론의 비난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20년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와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가 '덕분이라며 챌린지'를 독려했다. 당시 코로나 팬데믹에 희생 정신을 보여준 의료진에 대한 고마움을 뜻하는 수어를 뒤집은 모양으로 2020년 당시 의대 증원과 공공의대 설치 추진한 정부를 비꼰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 비하라는 논란이 커지면서 장애인단체는 의대협과 대전협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문제가 불거지면 두 단체는 챌린지를 철회했지만 타인을 배려하지 못한 행동이었다는 지적은 계속 됐다.
한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여의도에서 전국 의사 총궐기대회를 예고했다. 의대 증원을 반대하는 의협 비대위는 전국 의사 회원들에게 결집을 호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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