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F 부실 비상②]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태영건설 정상화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워크아웃(구조조정개선) 성공의 분수령이 될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처리 방안이 조만간 확정된다. 다만,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히면서 처리 방안 합의 도출이 늦어질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이날까지 태영건설 PF 사업장의 각 대주단으로부터 사업장 처리 방안을 접수한다. 태영건설 관련 PF 사업장은 총 60개로 본PF 41개와 브릿지론 18개다.
대주단은 해당 사업장에 대해 새로 자금을 투입해 정상화할 것인지, 공사를 중단하고 청산에 들어갈지 확정해 산은에 제출해야 한다.
PF 사업장 처리 방안 제출은 1월11일 1차 채권자협의회 30일 후인 이달 11일이 기한이었지만, 각 사업장별 처리 방안 협의가 난항을 겪으면서 25일까지 밀렸다.
사업장 처리 방안 마련이 쉽지 않은 것은 사업장 별로 진행 과정이 다르고, 많은 당사자가 각자 만의 사정으로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특히 사업장 유지를 결정하면 추가 자금 지원과 분담 액수도 정해야 한다.
금융업계에서는 브릿지론 18개의 경우 경매나 공매로 정리될 가능성을 높게 본다. 아직 착공 전으로 이해 관계 수준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 경·공매 성공 시 선순위 채권자는 대출금 회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본PF 단계 사업장이다. 이들 사업장은 공사 단계와 분양률을 두고 이해관계가 대립해 대주단의 합의를 끌어내기가 어렵다. 특히 분양률이 낮은 곳은 신규 자금 투입 결정으로 놓고 진통이 예상된다.
일례로 55개 금융사가 대주단을 구성한 '마곡CP4' 사업장의 경우 공사를 진행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공사를 위해 추가 투입이 필요한 3700억원에 대한 분담 여부를 놓고 아직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금융시장에서는 처리 방안을 기한에 맞춰 제출하지 못한 사업장이 나올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본다.
산은 관계자는 "PF 사업장 처리 방안 제출을 독려하고 있다"면서 "제출이 지연될수록 전반적인 비용이 증가하고, 사업성이 악화되는 만큼 조속히 제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PF 사업장 처리 방안이 제출되더라고 곧바로 수용되지는 않는다. 산은은 대주단이 제출한 처리 방안을 바탕으로 자산부채 실사 및 기업개선계획을 작성해 4월11일 채권자 협의회를 열기로 했다.
4월 채권자 협의회에서는 기업개선계획 결의를 위한 경영정상화 방안이 결의되고, 1달 뒤인 5월11일에는 기업개선계획 이행을 위한 약정 체결 절차가 예정됐다.
하지만 대주단의 사업장별 처리 방안 제출에 차질을 빚을 경우 실사 및 기업 개선 계획 작업이 늦어지면서 4월 채권자 협의회 일정도 연기될 수도 있다. 채권자 협의회는 1회에 한해 1개월 내 연장이 가능하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해관계가 복잡해 25일까지 각 시업장 별 처리 방안 제출이 쉽지 않아 보인다"면서 "절차가 조금씩 늦춰질 가능성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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