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K 엄홍현 대표 "베르사유의 장미, 화려함의 끝"[문화人터뷰]

기사등록 2024/02/19 18:12:43

최종수정 2024/02/20 13:51:30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베르사유의 장미'에서 화려함의 끝을 볼 수 있을 겁니다."

엄홍현 EMK뮤지컬컴퍼니 총괄프로듀서는 뮤지컬계 '미다스의 손'이다. 2009년 EMK를 설립, 뮤지컬 '모차르트!', '몬테크리스토', '엘리자벳', '레베카', '팬텀' 등 매 작품마다 압도적 흥행을 일궈내며 국내 뮤지컬 전성기를 이끌고 있다.

19일 서울 강남구 빌딩 숨에서 만난 엄 대표의 시선은 온통 오는 7월 첫선을 보이는 창작뮤지컬 '베르사유의 장미'를 향하고 있었다. 전세계적으로 사랑 받은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이 작품은 '오스칼'이라는 가상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프랑스 혁명이라는 장중한 역사의 흐름을 풀어낸다. 옥주현·김지우·이해준·박혜미 등이 출연, 관객들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엄 대표는 EMK가 쌓아온 역량을 총동원한 화려한 무대를 계획하고 있다. 그는 "일주일 전 '베르사유의 장미' 관련 회의를 하며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자'고 말했다"며 "무대, 의상은 물론 TV, 핸드폰 콘텐츠의 밝기에 익숙한 관객들을 위해 조명도 더 밝게 쓸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과거의 무대 조명은 어두웠어요. 10년 전만 해도 세트와 의상이 지금처럼 엄청나지 않았죠. 그래서 무대가 의상의 디테일, 살짝 삐져나온 머리카락 등을 살짝 감춰주는 역할을 해야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세트도, 의상도 디테일이 상당해요."

EMK는 올해 ▲몬테크리스토(~2월) ▲시스터액트(~2월) ▲레베카(~2월) ▲마리앙투아네트(2~6월) ▲벤자민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5~6월) ▲프랑켄슈타인(6~8월) ▲4월은 너의 거짓말(6~8월) ▲베르사유의장미(7~10월) 등 라이선스 대작과 창작 수작을 고루 선보인다. 이중 '마리앙투아네트', '베르사유의장미' 두 작품이 프랑스 혁명을 담았다.

엄 대표는 10주년을 맞은 마리앙투아네트와 관련, "작품을 각각 마리 앙투아네트, 혁명가 마그리드 아르노, 마리 앙투아네트의 연인 악셀 폰 페르젠 백작의 입장에서 봤는데, 세 가지 느낌이 너무 달랐다"며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너무 다른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EMK는 10주년을 기점으로 작품에 크게 변화를 준다"며 "지금 버전으로 보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공연이든 통상 10주년 공연을 마친 후 큰 폭으로 수정하는데 그때 관객분들의 도움을 받아요. 제가 공연 후기를 찾아보고 다 읽거든요. 읽다보면 '아, 우리가 이걸 놓쳤구나' 하는 게 있어요. 마리 앙투아네트는 시대의 흐름에 맞춰 무대디자인도, 대본도 많이 손볼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존 공연에서 권력자와 서민을 상하로 나눴었는데, 앞으로는 좌측과 우측이 왔다갔다하는 걸로 바꿀까 생각하고 있어요."

엄 대표는 "10년간 공연을 올리면 보통 4시즌, 5시즌 공연을 한다"며 "그때 대본도 많이 바꾸고, 무대도 폐기한 후 교체한다"고 설명했다. "제작비 부담은 있지만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도 있잖아요. (변화하는 세태에 맞춰 공연을 수정하는 것은) 관객들에 대한 예의이기도 해요."
EMK뮤지컬컴퍼니 엄홍현 대표. (사진=EMK뮤지컬컴퍼니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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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홍현 대표가 꼽은 지난해 최대 흥행작은 '몬테크리스토', 흥행하지 못했던 작품은 '시스터액트' 내한공연이다. 시스터액트의 경우 2017년 최고흥행작이었지만 지난해에는 흥행참패를 겪었다.

"코로나19 펜데믹으로 관객 트렌드가 많이 바뀌었어요. 전에는 미국 브로드웨이, 영국 웨스트엔드 공연을 보는 게 대단한 일이었는데 이제 그렇지 않아요. 내한 공연의 질이 훨씬 더 올라가야 할 것 같아요."

한 관객이 여러번 공연을 보는 N차 관람은 줄고 있다. 아이돌을 캐스팅하면 기본으로 손익분기점을 넘기던 공식도 이제 통하지 않는다.

엄 대표는 "아이돌 출신이라고 해도 실력이 뛰어나지 않으면 관객들의 선택을 받을 수 없다"며 "예전엔 관객들이 최애 배우의 공연이 매진이면 다른 배우를 택했는데 이제는 기다린다"고 설명했다. "이런 분위기가 계속되면 현재 최대 5명까지 이뤄지고 있는 멀티캐스팅이 최대 2명으로 바뀌지 않을까 싶습니다."

외국인 관객들이 늘고 있는 것은 즐거운 신호다. 엄 대표는 '벤허' 규현 공연의 3분의 1을 외국인 관객이 채우고, '몬테 크리스토' 서인국 공연에 태국 말레이시아 관객들이 밀려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관객들에게서 희망을 봐요. 일본 관객들은 공연을 보러 당일치기로 오기도 하죠. 한국 뮤지컬은 현재 아시아에서는 1등입니다. 누가 와도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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