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건설, 유동성 확보로 재무건전성 개선…비주택 사업 확장

기사등록 2024/02/01 06:00:00

[건설사 이슈 점검]

작년 3분기 매출 45% 상승…원가율 상승에 영업이익↓

한국기업평가 신용등급 하향 조정…서울신용평가 유지

작년 말 해외 현장 공사대금·준공 현장 수금·대여금 회수

주택 대신 공공공사, 해외 인프라·산업플랜트 사업 확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동부건설 사옥 전경(사진 제공=동부건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동부건설 사옥 전경(사진 제공=동부건설)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올해로 창립 55주년을 맞은 동부건설이 공공공사와 함께 비(非)아파트 사업인 해외 인프라와 산업플랜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또 지난해 말 공사대금 수금 등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재무건전성을 일부 개선해 나가는 등 건설업계에 불어닥친 PF 유동성 위기에도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부건설의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매출은 1조3764억원으로 전년 동기(9488억원) 대비 45.1% 증가했다.

최근 극심한 건설 경기 침체 속에서도 동부건설은 당진수청 1지구(도급액 4785억원), 대구 두류동(분양총액 2480억원) 등 주요 프로젝트들의 성공으로 매출액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116억원 대비 약 9% 감소한 106억원에 그쳤다. 매출액 상승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은 원가율 상승을 방어하지 못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동부건설의 매출원가는 원자재 및 인건비 상승을 반영한 준공원가 재산정으로 주택부문을 중심으로 원가가 확대되며 지난해 3분기 누적 연결 기준 1조2901억원으로 같은 기간 58.7%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원가율은 지난해 3분기 91.4%에서 올해 같은 기간 93.7%로 상승했고, 9월 말 연결기준 EBIT/매출액은 0.8%에 그쳤다.

이에 대해 동부건설 관계자는 "사실 실적이 전년 대비 크게 나빠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매출도 다 올랐고 건설업계 영업이익이 다 떨어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영업이익도 거의 큰 차이가 없다"며 "절대 수치로만 보면 영업이익을 유지는 한 것으로 봐야 하지만, 매출이 오른 것에 비해 영업이익이 그대로다보니 전반적인 영업이익률이 떨어진 것처럼 보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기업평가는 신용등급 하향 조정…서울신용평가는 유지

동부건설에 대한 신용평가사들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수익성 하락에 따른 영업현금흐름 축소, 용지 관련 투자부담 등으로 신용 등급을 하향한 곳이 있는가 하면, 동부건설의 PF 리스크는 제한적이라며 등급을 유지한 곳도 있다.

앞서 한국기업평가(KR)는 지난해 말 동부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A3+'에서 'A3'으로 하향했다. KR은 "수익성 하락 및 용지 투자로 재무부담이 확대된 점, 분양경기 등을 고려할 시 당분간 과중한 재무부담이 지속될 전망인 점 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말 연결 기준 583억원의 현금성자산을 보유한 반면, 순차입금은 전년말 대비 약 1000억원 증가한 5207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점 부채비율 또한 206.3%로 상승하는 등 재무부담이 가중됐다.

특히 인천 검단신도시(2115억원), 영종하늘도시 주상복합(4011억원) 등 대규모 자체사업과 관련한 용지대금 소요가 2021년부터 지속되고 있다는 점이 동부건설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까지 해당 사업들에는 지난해 9월 말까지 1006억원의 자금이 투입됐고, 올해 말까지 1457억원의 토지대금 납부가 예정돼 있다.

KR은 "지난해 12월 엘살바도르 사업 관련 선수금 1500억원으로 현금흐름이 확대됐지만, 다수의 주택사업 관련 매출채권, 해외사업 기성 진행에 따른 선수금 감소 등으로 운전자본부담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 당분간 과중한 재무부담을 지속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동부건설 영업실적 및 재무지표 추이(자료 제공=한국기업평가) *재판매 및 DB 금지
동부건설 영업실적 및 재무지표 추이(자료 제공=한국기업평가)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나 비슷한 시기 서울신용평가는 동부건설의 기업어음 신용등급을 종전과 같은 'A3+'로 유지하면서 PF 우발채무의 위험 부담이 낮다고 진단했다.

서울신용평가는 "최근 분양경기 둔화로 동부건설이 진행 중인 일부 주택사업장에서 미분양이 발생하는 등 실적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관련 현장의 상당부분이 PF 약정을 통해 공사비가 기확보된 기성불 계약구조로 진행되는 점을 감안하면 공사대금 회수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진행 현장에서의 도급액 증액 규모와 손실현장의 준공 및 채산성이 양호한 현장의 신규착공 계획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영업수익성은 현 수준 대비 소폭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제2의 태영건설?' 우려에 동부건설 "3000억원 유동성 확보"

한편 동부건설은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이후 '제2의 태영건설'이 될 가능성이 있다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현재의 유동성 상황을 설명하며 선제 대응에 나서기도 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4분기 해외 현장의 공사대금과 준공 현장 수금, 대여금 회수 등으로 약 3000억원을 선제적으로 확보했다"며 재무 안전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해 3분기 기준 현금성 자산이 일부 감소했다'는 지적에 대해 "금융 비용 절감을 위해 만기가 도래한 높은 금리의 채무증권 상환에 따른 일시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건설은 "지난해 3분기 연결 기준 순 차입금 4800억원 중 약 3500억원이 LH 공공택지 매입을 위한 토지분양대금 반환채권 담보대출로 사실상 국가 등급의 신용도를 가진 채권이기 때문에 리스크가 없다"며 "지난해 4분기에 약 220억원을 상환해 차입금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PF 우발채무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동부건설의 PF 우발채무 규모는 보증한도 기준 2000억원 대로 전체 PF 시장 규모가 134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업계에서는 매우 낮은 수준으로 평가 받는다는 것이 동부건설 측 설명이다.

◇동부건설, 주택 사업 대신 공공공사와 해외 인프라·산업플랜트로 사업 확대

한편 동부건설은 최근 시장이 얼어붙은 주택 사업 대신 기존 중점사업인 공공공사와 함께 비(非)아파트 사업인 해외 인프라와 산업플랜트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 세분화한다는 방침이다. 비주택사업은 주택사업 보다 이익률은 낮지만 공사대금 수금이 확실하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 동부건설은 지난해 약 2조3000억원 규모의 수주고를 올렸으며, 전체 수주잔고는 약 9조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수주 실적에는 기초과학연구원 본원 2차 건립사업(780억원), 베트남 떤반~년짝 도로 건설공사 2공구(600억원), 경기 고양 기업성장센터 건립사업(4110억원) 등 비주택 사업들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올해 들어서도 동부건설은 지난 23일 대한축구협회가 발주한 공사금액 845억원 규모의 대한민국 축구종합센터 신축공사를 단독으로 따내기도 했다.

동부건설 관계자는 "풍부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지속적인 외형적 성장을 이루어내고 있으며 동시에 관리 효율성 제고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며 "올해 매출 원가율이 우수한 신규 현장의 착공이 예상됨에 따라 수익성 개선도 예상된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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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부건설, 유동성 확보로 재무건전성 개선…비주택 사업 확장

기사등록 2024/02/01 06: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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