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美현지판매 김치라면에 '김치(Kimchi)' 용어만 표기키로

기사등록 2024/01/25 17:19:23

美서 김치사발면에 '라바이차이(辣白菜)' 중국어 표기해 갑론을박

농심, 라바이차이·파오차이·신치 등 표기 않기로 "불필요 논란 차단"

[서울=뉴시스]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심 김치라면. (사진=농심 제공)
[서울=뉴시스]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농심 김치라면. (사진=농심 제공)
[서울=뉴시스] 류난영 기자 = 국내 대표 라면 업체 농심이 미국에서 판매하고 있는 '김치라면' 사발면 포장지에 '김치'를 중국어 '라바이차이(辣白菜)'로 표기해 논란이 된 가운데, 농심이 해당 중국어 표기를 삭제키로 결정했다.

25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농심은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치라면, 김치사발면 두 종류의 중국어 병기 '라바이차이' 표기를 없애기로 했다.

농심 관계자는 "라바이차이라는 표현이 공식 법령 등에 어긋나는 것은 아니지만,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 일으킬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향후 판매되는 라면에 이를 삭제하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미국 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소진되면 패키지 변경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농심은 현재 미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김치라면 봉지면과 김치 사발면에 중국어 '라바이차이'를 병기해 국내에서 논란이 일었다.
[서울=뉴시스] 미국에서 판매중인 농심 김치라면 봉지면. (사진=농심 제공)
[서울=뉴시스] 미국에서 판매중인 농심 김치라면 봉지면. (사진=농심 제공)

중화권 소비자들은 그동안 한국 김치를 지칭하는 단어로 '한궈라바이차이(韓國辣白菜)'나 '한궈파오차이(韓國泡菜)' 등을 사용해 왔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에 거주하는 팔로워들이 공통으로 제보했다"며 "라바이차이는 중국 동북 지방의 배추절임 음식으로 우리의 김치와는 전혀 다른 음식"이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중국은 최근 몇 년간 공산당 기관지인 환구시보 및 글로벌타임스의 김치 도발 기사, 중국 최대 포털인 바이두 백과사전의 김치 기원 왜곡 등 지속적인 '김치공정'을 펼쳐 왔다"며 "이럴수록 우리는 국내외로 김치에 관한 기본적인 표기부터 잘 사용해야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한국 라면 업체가 미국에 판매하는 김치라면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2024.01.25.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한국 라면 업체가 미국에 판매하는 김치라면 (사진=서경덕 교수팀 제공) 2024.01.25.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잘못된 중국어 표기를 사용하게 되면 중국에게 또 하나의 빌미만 제공하는 꼴이 되기 때문"이라며 "김치 종주국으로써의 위상을 전 세계에 널리 떨칠수 있도록 우리 기업들도 올바른 김치표기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다만 라바이차이 표기를 두고 문제 삼기엔 지나치다는 반론도 나왔다. 그동안 한국 김치를 지칭하는 중국어가 없었고, 불과 3년 전에 신치(辛奇)라는 공식 명칭을 마련했지만 이 용어는 중국인들에게 여전히 낯설기 때문이다.

김치는 2001년 국제식품규격(CODEX)으로 인정받은 후 그동안 이렇다 할 한자 표기법이 없었다. 중국 소비자들은 그동안 김치를 '한궈 라바이차이'나 '한궈 파오차이'로 불러 왔다. 파오차이는 중국 쓰촨(四川)성 지역의 채소절임 음식이다.

파오차이가 동북공정 논란이 일자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가 주중 한국대사관 등과 논의를 통해 중국어 표기법으로 '신치'를 택했다.

문화체육관광부 2021년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에서 김치의 중국어 표기로 인정해 왔던 파오차이를 삭제하고 '신치'를 새로 명시했다.

관공서는 의무적으로 이를 따라야 하지만, 일반 기업의 경우 다른 용어를 사용해도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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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심, 美현지판매 김치라면에 '김치(Kimchi)' 용어만 표기키로

기사등록 2024/01/25 17:19:23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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