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동치는 금융시장①]
美 조기금리 인하 후퇴에 달러지수 오름세
중동·대만·북한 등 지정학적 이슈에 원화 약세
1월 FOMC까지 당분간 고환율 유지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킹달러'가 돌아오며 원화값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와 중동 확전 경계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가 달러값을 밀어 올리면서다. 여기에 북한 도발과 국내 증시에서의 외국인 이탈도 원화 가치를 짓누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재 환율 수준이 과도하다고 해석하면서도 한동안 고환율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본다.
20일 서울외환시장에 전날 원·달러는 직전일 대비 0.7원 내린 1339.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오름세지만, 그동안 환율 폭등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몰린 이유가 크다. 올 들어 환율은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를 1288.0원에 마감한 원·달러의 올해 상승폭은 51.0원으로 14거래일 동안 하락한 날은 나흘에 불과하다.
조기 금리 인하 기대 후퇴에 지정학적 이슈까지
중동 분쟁 확전 우려도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를 높였다. 미국이 예멘 반군 후티를 공습하면서 중동 리스크가 재점화됐다. 이들 영향으로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의 상대적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인덱스는 지난해말 100선까지 떨어졌다가 19일 기준 103서 중반까지 다시 반등했다.
대만 해협 긴장감과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따른 지정학적 이슈도 원화 약세 배경으로 거론된다. 증시 부진도 원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요소다. 삼성전자 등 주요 상장사들의 연이은 실적 부진과 대북 긴장감은 외국인의 증시 이탈로 이어지면서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 12일부터 18일까지 5거래일 연속 '팔자'를 보이며 1조483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한동안 고환율…"더 오르긴 어려워"
과거 1340~1350원대 였던 2020년과 지난해 하반기에는 글로벌 각국 중앙은행들이 금리 인상에 돌입하거나, 추가 인상이 거론되던 시기지만, 현재는 반대로 금리 인하가 기정 사실화되면서 예상 시점만 뒤로 밀렸다는 점에서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미 연준의 3월 조기 금리 인하 기대감은 약화됐지만 2분기 중 금리 인하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은 달러화 추가 강세를 제한하는 요인"이라면서 "다만, 원·달러는 추세적으로 하락 전환하기 힘든 국면으로 당분간 1300~1350원대 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오재영 KB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주요 저항 구간이 1345원에 빠르게 도달한 만큼 숨고르기가 예상되며 1320~1350원 범위 내에서 등락할 것"이라면서 "미국의 3월 금리 인하 실망이 확대되며 추가 달러 강세가 진행된다면 원·달러 상방 압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멕시코·인니보다 더 떨어진 원화값…변곡점은 FOMC
북한 도발 역시 일회성 이슈로 환율에 지속해서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달러인덱스 상승폭보다 원·달러 오름폭이 더 크다"는 점을 짚으며 "북한과 중국 이슈 등이 장기간 유지되며 추세적으로 환율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고 풀이했다.
변곡점은 이달 말 열리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연준의 힌트에 따라 원·달러의 추세가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다. 최광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과 대만, 북한 리스크까지 동시에 반영되면서 과도한 주가 하락이 환율에 영향을 줬다"면서 "현 수준을 이어가면서 1월 FOMC를 관망할 것"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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