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목표액 500억원 넘은 650억2000만원 모금
재정 자립도 낮은 지자체 평균 3억3500만원 모금
기부자가 받은 세액감면혜택 최대 500억원 추산
지자체들 모금액으로 지역사회 문제 해결에 사용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 고향사랑기부금 시행 첫해 모금액이 목표액인 500억원을 넘어선 65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집계됐다. 제도 시행 첫해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행정안전부는 10일 고향사랑기부제 시행 첫해 운영실적을 공개했다. 243개 지자체의 총 모금액은 약 650억2000만원이며, 총 기부 건수는 약 52만5000건이다.
고향사랑기부제는 개인이 태어난 지역은 물론 학업·근무·여행 등을 통해 관계를 맺은 '제2의 고향' 등에 기부하면, 지자체는 기부금을 주민 복리증진 등에 사용하고, 기부자에게 세액공제와 답례품 혜택을 주는 제도다.
행안부는 고향사랑기부제가 당초 제도 취지대로 ▲지역재정 확충 ▲시민편익 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부효능감 제고와 지역사회 문제해결에 도움이 되는 효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우선 지난 1년간 모금된 약 650억2000만원의 기부금이 재정이 어려운 지자체 살림에 큰 보탬이 됐다는 평가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일수록 더 적극적인 모금활동을 통해 많은 금액을 모금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를 들어 재정자립도가 20% 미만인 140개 지자체의 평균 모금액은 약 3억3500만원, 20% 이상인 103개 지자체의 평균 모금액은 약 1억7400만원으로 나타났다.
인구감소지역 지자체의 모금도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89개 인구감소지역의 평균 모금액은 약 3억8000만원, 인구감소지역이 아닌 지방자치단체의 평균 모금액은 약 2억원으로 나타났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전라남도가 약 143억3000만원, 경상북도 약 89억9000만원, 전라북도 약 84억7000만원 순으로 나타나, 재정자립도가 낮은 농어촌 지역이 많은 모금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초 지방자치단체별 모금액을 살펴보면 전남 담양군이 약 22억4000만원, 이어 전남 고흥군이 약 12억2000만원, 전남 나주시가 약 10억6000만원, 경북 예천군이 약 9억7000만원, 전남 영광군이 약 9억3000만원 순으로 나타나는 등 많은 전남의 기초 지자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또 고향사랑기부제 답례품과 세액 감면을 통해 기부자의 편익이 증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향사랑기부자에게는 10만원까지 전액 세액공제 혜택이 제공되고, 그 이상 기부액에 대해서는 16.5%의 세액공제 혜택이 제공된다. 기부금의 30%에 해당하는 답례품도 제공 받을 수 있다.
지난 1년 간 총 답례품 포인트는 약 193억원이 지급됐다. 기부자의 실제 답례품 구매액은 약 15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답례품별 구매액 비중은 농·축산물(38.3%), 지역사랑상품권(26.0%), 가공식품(24.5%), 수산물(7.3%) 등 순이다.
답례품 제공자는 주로 농어민과 중소기업으로, 답례품 제공과 판매가 지역의 생산자와 전국의 기부자를 직접 연계함으로써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
기부자가 받은 세액감면 혜택은 최대 약 5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세액공제액은 국세분 약 455억 원(91%), 지방세분 약 45억 원(9%)으로 분담될 수 있는데, 국세와 지방세로 걷힐 금액이 바로 기부자에게 귀속되어 소비진작 효과도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금액별 기부 건수는 ▲전액 세액공제 한도인 10만원 기부 건수가 약 44만여 건(총 기부 건수의 83%)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대별로는 ▲30대는 약 15만4000여 건(29.5%) ▲40대는 약 14만1000여 건(26.9%) ▲50대는 약 13만여 건(24.8%)으로 경제활동이 활발한 30~50대가 높은 비중(81%)을 차지했다.
기부 방법에 따른 모금액 규모는 ▲'고향사랑e음'을 통한 온라인 기부가 약 524억1000만원(80%) ▲농협은행 창구 등을 통한 오프라인 기부가 약 126억1000만원(20%)으로 나타났다.
분기별 기부금 모금 규모는 ▲1분기 약 135억6000만원 ▲2분기 약 97억7000만원 ▲3분기 약 70억7000만원 ▲4분기 약 346억2000만원이었다. 특히 12월 모금액은 260억3000만원인 것으로 나타나 연말 기부 집중 현상이 확인됐다.
이에 더해 각 지자체는 고향사랑기부제를 통해 모금한 기부금으로 지역 사회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울산 동구는 조선업황 악화 속에서 청년 주거안정 지원을 위해 기부금을 활용한다. 울산 동구는 기부금을 활용해 올해 공유주택을 임대해 저렴히 제공하는 '청년노동자 공유주택 조성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충남 청양군은 지난해 모금한 고향사랑 기부금으로 2024년부터 홀로 사는 노인 세대 등에 인공지능(AI) 스피커 보급사업을 개시한다. 경남 김해시는 지역 아동센터의 다문화가정 아동 등으로 구성된 합창단의 운영비를 지원하거나 안심통학로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제도 시행 첫 해 많은 분이 고향에 보내주신 관심과 응원으로 지역 활력을 높였다"며 "앞으로도 고향사랑 기부제가 지방재정을 확충하고, 지역경제를 살려 국가 균형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활성화해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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