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SBS 주식 담보 내건 태영건설, 워크아웃 '청신호'

기사등록 2024/01/09 17:25:00

최종수정 2024/01/09 20:11:29

TY홀딩스·SBS 주식 담보 가능…태영그룹 추가 자구안 제시

채권단, 태영그룹 추가 자구안 긍정적 평가…채권자 재소집

'부족하거나·필요하면' 단서 조항…오너 담보 제공 비율 변수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01.09. kmn@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년 기자 =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이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태영건설 본사에서 열린 워크아웃 기자회견에서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2024.01.09.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박성환 기자 = 태영그룹이 태영건설의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 개시를 위해 지주사인 TY홀딩스와 SBS 지분까지 담보로 내놓겠다며 추가 자구안을 발표하면서 워크아웃 개시 여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윤세영 태영그룹 창업회장은 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태영건설 사옥에서 열린 태영건설 워크아웃 관련 태영그룹 기자회견에서 "채권단 여러분의 지원만 바라지 않고 저희가 해야 할 자구 노력을 더욱 충실히 수행하겠다"며 "만약 그래도 부족할 경우에는 지주회사인 TY홀딩스와 SBS 주식도 담보로 해서 태영건설을 꼭 살려내겠다"고 강조했다.

윤 창업회장은 "저희는 워크아웃 신청 후 열흘 남짓 기간 동안 채권단에 제출한 자구계획을 성실하게 이행하기 위해서 지금 이 순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이 과정에서 일부 자구계획 이행 논란을 자처하기도 했지만, 다시 자구안을 마련했고, 채권단 여러분께 오해와 혼란을 드렸던 점 사과드린다"고 고개 숙였다.

이어 "이미 제출한 핵심 계열사인 에코비트 등 주요계열사 매각 또는 담보 제공 등 나머지 자구계획도 충실히 이행하겠다"며 "태영그룹의 모든 것을 걸고 말이 아닌 실천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버티기로 일관하다 여론이 더 악화되고, 자칫 워크아웃이 개시되지 않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채권단과 금융당국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나서자, 버티기로 일관해온 태영그룹이 한발 물러나, 태영건설을 살리기 위해 앞서 내놓은 4가지 자구안에 더해 추가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취지로 읽힌다.

추가 자구안의 핵심으로 거론됐던 태영그룹 오너 일가의 사재 출연과 SBS 지분 활용 방안이 처음으로 언급된 만큼, 오는 11일 열릴 예정인 채권단협의회에서 태영건설 워크아웃이 개시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평가다.

채권단은 태영그룹이 발표한 추가 자구안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채권단 관계자는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 중 미집행분 890억원을 어제 오전에 태영건설에 대여함으로써 정상화 추진 의지를 표명했다"며 "태영건설의 추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계열주가 보유한 티와이홀딩스 지분과 티와이홀딩스가 보유한 SBS 지분을 채권단에 전부 담보로 제공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계열주와 태영그룹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첫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태영이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보증에 사용된 890억원을 다시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태영과 채권단 간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만약 태영이 오늘 추가 자구안을 내놓는다면 워크아웃 개시도 더욱 힘을 받게 된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2024.01.08.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태영이 티와이홀딩스 연대채무보증에 사용된 890억원을 다시 태영건설에 투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태영과 채권단 간의 협상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만약 태영이 오늘 추가 자구안을 내놓는다면 워크아웃 개시도 더욱 힘을 받게 된다. 사진은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태영건설 본사. 2024.01.08. [email protected]

다만 일각에선 구체적인 담보 비율과 전제조건, 지원 규모 등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아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이 나온다. 특히 오너 일가 지분 담보 제공에 '부족하거나', '필요하면'이라는 단서 조항이 붙은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이에 대해 최금락 태영건설 부회장은 "필요한 만큼을 담보로 내놓겠다는 게 창업회장과 대주주(윤 회장)의 각오"라며 "전체가 필요하다면, 지분 전체를 내놓을 각오도 돼 있다"고 설명했다.

TY홀딩스의 오너일가 지분은 윤석민 회장(25.2%)과 배우자 이상희씨(2.3%), 장학재단(5.4%), 윤세영 창업회장(0.5%) 등 총 33.7%다. 이와 별개로 TY홀딩스의 자사주 비율은 29.2%다. 태영그룹 오너 일가 지분 가운데 얼마를 담보로 제공하느냐에 따라 워크아웃이 개시가 최종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태영그룹은 앞서 ▲태영인더스트리 매각대금(1549억원)의 태영건설 지원 ▲에코비트 매각추진 및 매각대금의 태영건설 지원 ▲블루원의 지분 담보제공 및 매각 추진 ▲평택싸이로 지분(62.5%) 담보제공 등 4가지 자구안을 내놓았다.

여기에 ▲TY홀딩스에 대한 오너일가 보유 지분(33.7%) 담보제공 ▲SBS에 대한 TY홀딩스 보유 지분(38.1%) 담보제공 ▲SBS미디어넷 등 다른 계열사를 활용한 자금조달 등 추가 자구안을 제시했다.

채권단은 태영건설의 자구안을 바탕으로 오는 11일 금융채권자협의회를 열고, 워크아웃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채권단의 워크아웃 동의를 얻지 못하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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