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의 기운' 품은 갑진년, 용띠들의 새해 소망[인터뷰]

기사등록 2024/01/01 07:02:00

최종수정 2024/01/01 08:32:45

첫 사회 생활하는 2000년생 김선영씨

제2인생 준비 육혜수 전 옥천보건소장

[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올해 충북 보은군 수한면으로 첫 발령을 받는 김선영(24·오른쪽)씨와 반평생 옥천군청에 몸을 담았던 육혜수(60·왼쪽) 전 옥천보건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올해 충북 보은군 수한면으로 첫 발령을 받는 김선영(24·오른쪽)씨와 반평생 옥천군청에 몸을 담았던 육혜수(60·왼쪽) 전 옥천보건소장. *재판매 및 DB 금지


[청주=뉴시스] 안성수 기자 = '청룡의 기운'을 품은 2024년 갑진년(甲辰年)이 밝았다. 한해를 뒤돌아보며 새로운 목표를 다짐하는 새해. 이들에게 올해는 남들보다 조금 더 특별하다. 올해 충북 보은군청 수한면 행정복지센터로 첫 발령을 받은 김선영(24)씨는 첫 사회생활 준비로, 반평생 옥천군청에 몸을 담았던 육혜수(60) 전 옥천보건소장은 제2의 인생 준비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인생의 전환점을 맞은 이들의 새해 소망을 들어본다.

김선영(24)씨
김선영(24)씨


◇"용의 기운 받아 첫 직장 생활 잘해보겠습니다." (김선영, 2000년생(경진년))

"사실 기대보다 걱정이 더 많아요. 첫 사회생활을 정말 잘하고 싶거든요. 청룡의 기운을 받아서 씩씩하게 해나가겠습니다."

밀레니엄 베이비인 김선영씨에게 올해는 아주 뜻깊다. 자신의 띠인 용의 해이자 첫 직장에 들어간 해이기 때문.

요즘 같은 취업난에 김씨는 남들보다 조금 이른 사회 진출을 했다. 그것도 경쟁률 높은 공무원 사회에 말이다.

청주에서 나고 자란 김씨는 어릴 적부터 안정적인 직장을 선호해 충북대학교 행정학과로 진학했다.

4학년1학기를 마친 지난해 여름, 목표를 위해 주변인과의 만남을 끊고 공부에 매진했다. 주변의 유혹에도 강점인 끈기와 추진력으로 1년 만인 지난 9월 충북 보은군 공무원 합격증을 품에 안았다.

합격증을 보고 가장 좋아한 분은 바로 부모님이다. 1남1녀 중 막내였지만 어른스러운 성격에 속 한번 크게 썩인 적이 없는 김씨였다.

"부모님께서 너무 좋아하셔서 그게 가장 기뻤어요. 요즘 밥 사는게 일이시래요."

요즘 가장 열심히 하는 일은 후 운전 연습을 하는 것이다. 중고차를 사서 집에서 첫 발령지인 보은군 수한면 행정복지센터까지 80여㎞를 어머니와 함께 매일같이 달렸단다. 덕분에 이젠 혼자 움직일 수 있을 정도로 익숙해졌다.

알고보니 여러 경험 또한 많은 김씨였다. 차분한 표정 속 말 한마디 한마디에 힘이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2년간 반장을 맡았고, 대학교에서는 학생회 활동을 활발히 하기도 했다. 아르바이트로 청주 우체국에서 민원인 대응을 한 적도 있다.

"재작년 우체국에 항의하러 온 민원인을 잘 대응하는 직원분들을 보고 나도 저 모습을 견본 삼아 일을 해야겠다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어요. 그런데 첫 업무가 민원이라는 말을 들었어요. 두렵기도 하지만 한 번 경험이 있으니 잘할 수 있을거라 생각해요."

일에 대한 욕심이 적지 않았다. 대화에서 자신이 맡을 일에 대한 책임감과 욕심이 드러났다.

"첫 단추를 잘 끼고 싶어요. 인간 관계를 잘 맺고, 일도 잘해서 선배분들께 인정받고 싶은 마음이 커요. 마음처럼 잘 하지 못할까봐 조금 걱정이긴 해요. 그래도 올해가 용의 해잖아요. 기운을 받아 열심히 노력한다면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 마음 강하게 먹고 열심히 해보렵니다. 응원해 주세요(웃음)"

육혜수(60) 전 옥천보건소장
육혜수(60) 전 옥천보건소장


◇"이제 인생의 60%를 이해했어요. 앞으로의 시간이 더 기대돼요." (육혜수, 1964년생(갑진년))

"달려온 길을 돌아보니 후련함과 아쉬움이 교차하는 것 같아요. 내년엔 모교(대전보건과학대)에서 겸임강사를 지내면서 이제 노는 법 좀 배워보려고요.(웃음)"

지난해 임기를 마치고 제2의 인생을 준비 중인 육혜수 전 옥천보건소장의 소회다.

38년 군에 몸을 담았던 육 전 소장은 자신의 제2의 인생을 겸임강사로 시작하기로 했다. 추진력 있는 성격의 소유자인 그 다운 행보다.

"처음부터 뚜렷한 목표가 있었던 건 아니었어요. 내 손에 들어온 일을 허투루 하지 말아야겠단 생각이 절 여기까지 이끈 것 같아요." 

열심히 달려온 보상이었을까. 최근 몇 년 간 보건소에 상복이 많았다. 건강관리과장 재임 시 각종 사업에 대한 기관 표창을 휩쓸더니 보건소장을 맡은 지난해에는 감염병관리사업 평가 국무총리 기관표창까지 받게 됐다.

"보건소에서 받은 최초의 국무총리 표창이에요. 모두 코로나19 시국에 고생한 직원들 덕분입니다. 너무 뜻깊은 상이라고 생각해요."

타고난 노력파에 씩씩하고 강단 있는 성격이다. 그래서 감염병 대응 같은 중요한 업무 처리를 위해 때로는 직원들에게 모질게도 해야 했다. 지금은 그게 가장 마음이 쓰인다고 한다.

4년여간 이어진 코로나19 때문에 전임 보건소장들은 퇴임식은커녕 밥 한 끼도 못 먹고 은퇴를 했다. 퇴임식에 송년 자리까지 한 육 전 보건소장은 "감사한 일이고, 복이다"고 밝혔다.

옥천군 옥천읍 마암리 철길 옆에서 육씨는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교육 받기 어려웠던 그때 그 시절 그는 선생님이라는 꿈을 접고 1985년 대전보건과학대학교 임상병리학과를 졸업, 그 해 7월 공직에 입문했다.

걸어온 길이 마냥 순탄치는 않았다. 첫 업무는 전공인 임상병리학이 아닌 행정이었고, 일에 집중하면서 가정을 돌보지 못하는 일도 많았다. 그래도 돌이켜보면 남편과 자식들의 응원과 그간 쌓인 경험이 지금의 '육혜수'를 만들었다고 그는 자부한다.

"솔직히 두렵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40년 공무원 외길 인생이었잖아요. 모교(대전보건과학대)에서 외래 강사를 뛰어본 것 외에는 다른 일을 한 적이 없어요. 다른 일을 잘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해야 할지 약간 걱정도 되고 설레기도 합니다. 이제 인생의 60%를 이해했어요. 앞으로 남은 40%의 인생이 더 기대돼요. 후배들과 놀면서 봉사활동도 할 거에요. 마침 용의 해이니 좋은 일이 있지 않을까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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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룡의 기운' 품은 갑진년, 용띠들의 새해 소망[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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