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성장 중심 금리 결정…가계부채도 고려"

기사등록 2023/12/29 06:00:00

최종수정 2023/12/29 06:09:29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용안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11.30.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사진공동취재단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2023.11.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한국은행이 내년 기준 금리 운용과 관련해 물가와 경기 상황뿐 아니라 가계부채도 고려하겠다고 예고했다. 현 기준금리인 3.5%를 장기간 이어가겠다는 점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9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4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의결했다.

먼저 한은은 기준금리 운용에 대해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에서 안정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 때까지 충분히 장기간 긴축기조를 지속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물가상승률이 기조적인 둔화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내년 4분기 이후에나 목표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되고 가계부채에도 유의하여 통화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는 점을 고려하겠다"고 언급했다.

지난해 밝힌 올해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2%)으로 수렴해 나갈 수 있도록 물가안정에 중점을 둔 운용 기조를 지속하겠다"가 보다 긴축을 강조하는 표현으로 바뀌었다.

이는 최근 물가 하락세에도 전기·도시가스 요금의 점진적 인상, 유류세 인하 폭 축소 등 공공요금 인상에 따라 내년에는 올해와 같은 빠른 둔화 흐름을 보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금리 운용 고려 사항으로 가계부채를 언급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다. 한은은 앞서 지난 7월 금융통화정책위원회 정례회의에서 앞으로 금리 결정에 가계부채를 고려할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이 역시 내년 긴축 장기화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계부채는 지난 4월부터 반등해 11월 은행권 기준 1092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돌파했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GDP(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101.4%로 13개월 연속 100%를 웃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8월 금통위 직후 "중장기적으로는 80% 수준까지 내려가는 게 한국 경제를 위해 좋다"고 언급한 바 있다.

성장에 대해서는 소비 등 내수 회복이 더디겠지만 수출 증가에 힘입어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통화긴축 강도 및 지속 기간은 물가 흐름과 경기 상황, 가계부채 등 금융안정 리스크, 주요국의 통화정책,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물가와 성장 전망경로에는 국내외 통화긴축 기조 장기화와 국제유가 및 환율 등 불확실성이 높다고 진단하고, 가계부채 누증 위험과 부동산 익스포저가 큰 일부 비은행금융기관 리스크에도 계속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서울=뉴시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7회 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갔다. 미국의 금리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도 동결 이유로 거론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한은 금통위는 지난해 4월부터 올해 1월까지 사상 처음으로 7차례 연속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한 후 올해 2월부터 11월까지 7회 연속 금리 동결을 이어갔다. 미국의 금리 결정을 지켜봐야 한다는 점도 동결 이유로 거론된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한은은 내년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주체들이 통화정책방향에 대한 합리적인 기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통화정책 결정 배경에 대한 정보 제공을 확대하고 즉시성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공개시장운영의 유효성 제고를 위해 시장운영 대상기관에 자산운용사, 비은행예금취급기관 중앙회 등을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저출산·고령화, AI·글로벌 공급망 재편·에너지 전환 등을 고려한 중장기 통화정책 운용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금융안정을 위해서는 긴축 기조 장기화 등으로 취약부문의 잠재위험이 현재화될 수 있는 만큼 금융시장과 금융시스템에 대한 점검 및 조기경보 기능을 강화하고 필요시 시장안정화 조치를 적기에 시행하기로 했다.

또한 금융안정 역할 강화를 위한 대출제도 개선을 지속 추진하고, 한은의 적격담보증권의 유동성, 신용위험, 가격 변동성 등을 재점검하고 필요시 담보인정비율 조정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

금융중개지원대출은 금융·경제 상황 변화를 점검하면서 추가 지원 필요성을 검토하는 등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제고할 수 있도록 보완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도입을 위해 내년 4분기 기관용 활용성 테스트에 나설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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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물가·성장 중심 금리 결정…가계부채도 고려"

기사등록 2023/12/29 06:00:00 최초수정 2023/12/29 0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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