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후 3시 지역구 상계동 고깃집서 기자회견
천아용인 모두 불참…홀로 탈당·창당 계획 밝힐 듯
'한동훈 비대위' 출범에 이슈 선점 실패…동력 약화
[서울=뉴시스]최영서 한은진 기자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국민의힘 탈당을 선언하고 본격적인 신당 창당 작업에 돌입한다.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이 내년 총선에서 후보를 낼 경우 보수 세력이 분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았으나, 결국 창당을 만류하지는 못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현역 의원 참여 여부가 불투명한데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취임 영향으로 신당 동력이 약화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자신의 지역구인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갈빗집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이날 이 전 대표는 탈당 선언을 한 후 신당 창당 과정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계획이다.
이 전 대표는 최근 창당준비위원회 설립을 위한 발기인 200명 이상의 오프라인 서명을 받았다. 창준위 결성을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하면 창당 절차는 3분의1 가량 마무리되는 셈이다. 이 전 대표는 내년 1월 초·중순까지 창당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여의도재건축조합'에서도 "27일 창준위를 등록하고 온라인 당원가입 툴을 가동해 시도당별 1000명씩 5곳을 모아서 등록하면 기술적으로는 5일 정도면 할 수 있지만 너무 급한 것 같으니까 27일에 선언하면 열흘에서 15일 사이에 창당을 완성하는 결과를 내보면 어떨까 한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가 탈당 및 창당을 예고한 지난 11월부터 당내에서는 이 전 대표를 적극 포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전국적인 인지도를 가진 이 전 대표가 수도권, 청년층 등 국민의힘이 취약한 지점에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특히 이 전 대표의 신당 후보가 국민의힘과 민주당 격차가 크지 않은 지역에서 득표할 경우 국민의힘은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 김기현 전 대표 당시 인요한 혁신위원회는 '화합'을 강조하며 이 전 대표에 대한 윤리위원회 징계 취소를 건의했고, 지도부도 이 전 대표 측과 만남을 계획하는 등 물밑 조율을 이어갔으나 결국 탈당과 창당을 막지는 못했다.
문제는 이 전 대표의 신당이 여론의 관심에서 밀려나 시작부터 순탄치 않다는 점이다. 현재 국민의힘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가 쇄신의 신호탄을 쏘아 올리면서 여론의 기대감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당장 3·8 전당대회에서 '천아용인'으로 함께했던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허은아 의원,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이기인 경기도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김 전 최고위원은 이전에도 이 전 대표 신당에 함께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고, 허 의원은 이날 김홍일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참석 때문에 회견에 동석하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허 의원은 현재 탈당 여부를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 안팎에서는 이 전 대표의 신당 동력이 약화해 실질적으로는 성공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예찬 청년최고위원은 "한동훈 비대위원장에게 주어진 우선 과제는 국민 공감을 살 수 있는 정치 개혁, 혁신 어젠다를 던지는 것이지 특정 인물 거취 문제가 주요 과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식당에서 옆자리에 소리를 지른다든가 생방송 중에 아버지뻘 정치인에게 비속어를 쓴다든가 하는 인성파탄적 면모를 보여준 특정 정치인을 붙잡고 말고를 가지고 청년 민심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건 굉장히 잘못된 계산"이라고 말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선임대변인도 "(이 전 대표가) 당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판적인 말들을 너무 많이 했다"며 "어떤 방식으로 누구와 어떻게 나가느냐도 중요한데 지금으로는 이 전 대표와 같이 동반 탈당할 수 있는 유력한 분들이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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