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흥수 "배 12척 한동훈에 맡겨 보자는 중지 모아"
윤재옥 "의견 수렴 마쳐…길지 않은 시간 내 정리"
[서울=뉴시스] 이승재 김경록 기자 = 여권 원로들은 20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비상대책위원장 추대에 큰 이견이 없다는 입장을 윤재옥 원내대표 겸 당대표 권한대행에게 전달했다. 적은 정치 경험과 수직적 당정관계, 이른 등판 시기 등에 대한 우려는 있었지만, 내년 총선에서 '한동훈 카드'가 불가피하다는 데는 이견을 가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유흥수 상임고문은 이날 서울 여의도 식당에서 열린 상임고문단 회의를 마친 직후 기자들과 만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큰 이의는 없는 것 같은데, 여러 걱정하는 이야기들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한 장관이) 경험이 없다는 문제는 사회가 급격히 변하는 마당에 하나의 경험이라는 게 그렇게 큰 리더십이 아니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것이 오히려 사회의 가치처럼 보이는 시대이기 때문에 경험이 그렇게 중요하겠느냐. 한 장관은 능력이 있기 때문에 남의 경험을 자기 경험으로 살릴 수 있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정관계 문제는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이라는 관계는 아주 신뢰가 있는 관계이기 때문에 오히려 더 바른 소리를 할 수 있다"며 "민심을 잘 전달하고 대통령이 받아들일 수 있는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염려하는 것만큼 당정이 수직관계로 가진 않을 것이라는 얘기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한 장관의 정계 등판 시기가 다소 빠르다는 지적에는 "이순신 장군은 배 12척이 남은 상황에서 임진왜란에서 승리했다"며 "국민의힘 상황이 배 12척 남은 상황과 같다"고 했다.
이어 "그런 식으로 등판해서 승리로 이끌어가야지 선거에서 지고 난 뒤에는 아껴서 뭐 하나. 아무 소용도 없는 상황 아니냐"라며 "물론 상당히 여러 걱정도 있지만 선거가 몇 달 남지 않은 시기에는 배 12척을 한 장관에게 맡겨 보자는 식의 중지가 모아졌다"고 덧붙였다.
목요상 상임고문은 "정치판에서 때 묻은 사람보다는 오히려 무색 투명한 한 장관이 비대위원장을 맡게 되면 젊은 MZ세대도 많이 호응을 할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회의에서는 비대위원장보다는 선대위원장을 맡겨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고 한다.
신영균 상임고문은 "선대위원장이 더 좋지 않느냐. 비대위원장은 경험이 있는 사람을 시켜야 한다는 얘기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한 장관에 대해 좋은데 경험이 없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했다"며 "너무 아끼니 혹시라도 상처를 받으면 안 될 것 같아서 걱정하는 것이고, 당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권한대행이 이르면 이번 주말께 한 장관을 비대위원장으로 지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윤 원내대표는 취재진에게 "다양한 의견을 들었다. 의견 수렴을 순차적으로 해왔는데 오늘 사실상 의견 수렴 과정은 마무리할까 한다"며 "이제 제가 여러가지 고민과 숙고를 통해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와 비교해 분위기는 어땠나'라는 질의에는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면서 "전체적인 여론이나 당 구성원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판단하는 데 참고하고 있다"고 답했다.
최종 결정 시기와 관련해서는 "(내년도 예산안이) 본회의를 통과하고 나서 길지 않은 시간 안에 정리하겠다"고 전했다.
이번 주말 발표 가능성에 대해 재차 묻자 "지금 이 시점에서 주말이다, 언제다 말하지는 않겠지만 상상하면 언제쯤 하겠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