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한국의 사회동향 2023' 발표
20대 이하 가구소득 40·50대 절반에 못 미쳐
부채보유액 두 배…자산 중 보증금 비중 70%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지난 몇 년간 20대 청년들은 시원찮은 벌이로 자산이 늘어나는 속도보다 부채 증가 속도가 더 가팔랐던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는 다른 연령대 소득이 모두 증가할 때 나홀로 뒷걸음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집값에 20대 금융자산의 70%는 전월세 보증금에 묶여 있었다.
통계청이 15일 내놓은 '한국의 사회동향 2023'을 보면 2018년부터 2021년까지 20대 이하 청년들의 가구소득은 3363만원에서 3114만원으로 7.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체 가구소득이 4567만원에서 5022만원으로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대조적이다. 60대 이상 가구소득은 2604만원에서 3189만원으로 22.5% 늘었다. 50대(10.6%), 40대(10.8%), 30대(11.5%) 등 다른 연령대 모두 소득이 증가했지만 20대 이하만 역행했다.
20대 이하 가구소득(3114만원)은 40대(6773만원)와 50대(6664만원) 가구소득에 절반에도 못 미쳤다. 이들은 다른 연령대에 비해 근로소득 증가폭은 적고, 재산소득과 사적이전소득은 감소했다.
20대 이하 가구소득이 줄어드는 동안 빚은 빠르게 늘었다. 20대 이하 가구 부채보유액은 2018년 2591만원 수준에서 2021년 5014만원으로 두 배(93.5%) 가까이 급증했다.
부채보유액 증가율로만 놓고 보면 30대(39.8%), 40대(22.0%), 50대(22.0%), 60대 이상(12.4%) 등 다른 연령대에 비해 월등히 높았다.
20대 이하 가구 부채 보유 비율도 같은 기간 50.8%에서 60.4%로 9.6%포인트(p) 증가했다. 전체 가구 부채 보유 비율은 64.1%에서 63.3%로 소폭 줄어든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20대 이하 자산 보유액은 2018년 9892만원에서 2022년 1억3498만원으로 증가해 36.5%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다른 연령대가 30%대 초반에 머무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높은 증가세를 나타낸 것이다.
20대 이하는 금융자산 중 전월세 보증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2018년 56.4%에서 2022년 70.1%까지 치솟았다. 반대로 이 기간 20대 이하 순자산 증가율은 16.2%로 40대(32%)의 절반에 그쳤다. 30대(27.9%)와 비교해도 낮은 증가율이다.
20대 이하 청년들은 부채와 자산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집값 상승에 따른 전월세 부담이 커지면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기간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투자 열풍에 편승했다가 빚은 무섭게 늘고 실제 손에 쥔 자산은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 같은 팍팍한 청년들의 생활은 주거실태에서도 드러났다. 10명 중 6명은 부모에 의지해 함께 살고, 따로 나와 사는 청년들의 주거 만족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9~34세 청년의 가구 유형은 부모와 동거하는 미혼청년가구가 59.7%로 가장 많고, 청년독거가구(25.4%), 청년부부가구(8.1%), 청년과 자녀가구(6.8%) 순이다.
청년독거가구는 연립다세대에 거주하는 비율이 40~50% 정도로 높았다. 수도권 거주 청년독거가구는 오피스텔 거주 비율이 32.4%로 높은 수준이었지만, 반지하·지하·옥상 등 주거환경이 열악한 주택에 거주하는 비율도 3.24%였다.
청년독거가구의 주거환경 만족도는 전반적으로 낮았다. 청년들은 10명 중 8명은 가장 필요한 주거정책으로 전세자금, 주택구입자금 대출, 주거비 지원 등 금전적 지원을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