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이재용·최태원과 ASML 방문….웨이퍼에 서명 '반도체 동맹' 상징

[암스테르담=뉴시스] 박미영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네덜란드 남동부 펠트호번 소재의 세계 유일의 극자외선(EUV)노광 장비 생산기업 ASML을 방문했다.

이번 네덜란드 순방의 하이라이트인 ASML방문에는 빌럼 알렉산더르 네덜란드 국왕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동행했다.

ASML의 피터 베닝크 CEO가 이들을 맞아 본사를 안내했으며 ASM의 벤자민 로 CEO, 자이스의 안드레아스 페허 CEO, 연구기관 IMEC의 루크 반 덴 호브 CEO 등도  참석했다.

행사는 윤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의 웨이퍼 방명록 서명-반도체 기업인 간담회-윤 대통령과 국왕 임석 하의 MOU 서명식-클린룸 시찰 등으로 진행됐다.

윤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은 방문 기념 문구가 새겨진 웨이퍼에 서명했다. 이는 양국 간 반도체 동맹을 상징하는 의미라고 대통령실은 평가했다.

이어 진행된 주요 반도체기업인 간담회에서 윤 대통령은 "이번 네덜란드 국빈 방문 계기의  ASML 방문이 한국과 네덜란드의 반도체 동맹이 굳건해지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며 반도체 산업의 혁신과 글로벌 공급망 안정을 위한 양국 기업 간 긴밀한 협력을 당부했다.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이 임석한 가운데 3건의 MOU(양해각서)가 체결됐다.

이날 체결된  MOU는 ▲삼성-ASML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 설립' MOU ▲SK하이닉스-ASML 'EUV용 수소가스 재활용 기술 공동개발' MOU ▲한-네덜란드 정부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협력' MOU 등이다.

삼성과 ASML은 공동으로 내년부터 1조원을 투자해  '차세대 반도체 제조 기술 R&D센터'를 설립해 운영한다. 해당  R&D센터에서는 차세대 EUV를 기반으로 하는 초미세 제조 공정을 개발하게 된다. ASML이 반도체 제조기업과 해외에 최초로 설립하는  R&D센터로,우리 정부는 설치부터 운영까지 전폭적인 지원을 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ASML는 MOU를 통해 EUV 장비 내부의 광원 흡수 방지용 수소가스를 소각하지 않고 재활용하는 기술을 공동 개발하게 된다. 재활용 기술을 통해 EUV 한 대당 전력 사용량을 20% 감축하고 연간 165억 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고 박춘섭 경제수석은 말했다.

윤 대통령의 ASML 방문을 계기로 양국 정부 간에도 '첨단 반도체 아카데미 협력 MOU'를 맺었다.

반도체 분야 인력 부족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양국 정부는 반도체 인재를 함께 양성하기로 하고 우리측에서는 KAIST·울산 UNIST·성균관대 등 3개 반도체특성화 대학원과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이, 네덜란드 측에서는 아인트호벤 공대·IMEC·Brainport Development·ASML·ASM·NXP 등이 참여한다.

첫 교육은 내년 2월 네덜란드에서 1주간 진행되며 양국에서  석박사급 대학원생과 엔지니어 각 50명씩 총 100명을 선발한다.

선발된 교육생들은 아인트호벤 공대에서 반도체 석학의 첨단 반도체 공정기술 특강을 수강하고 업계 난제를 해결하는 '반도체 솔버튼'에 참여한다. ASML, NXP 등 기업 현장에서의 실무 교육도 함께 이뤄진다.

박 수석은 이와 관련해 "인재를 같이 키우고 노하우를 공유하는 것은 진정한 반도체 동맹만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며 "양국의 반도체 분야 미래 세대들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과 알렉산더르 국왕은 세대 EUV 장비를 생산하는 ASML 클린룸을 시찰했다.

이 곳은 2nm(나노미터)이하 최첨단 반도체 생산에 투입되는 차세대 EUV 장비 제조 공정으로, 윤 대통령 방문에 맞춰 외국 정상으론 처음으로 대외에 공개되는 것이다.

박 수석은 이에 대해 "ASML과 한국 반도체 기업들과의 깊은 신뢰 관계와 전략적 협력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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