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한국 철수로 가장 큰 수혜 '아프리카TV'도 대량 매수
경영권 분쟁으로 주가 급등한 한국앤컴퍼니도 쓸어 담아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최근 증시는 여전히 뚜렷한 주도주 없이 2차전지를 비롯한 정치테마주, 로봇주 등 각종 테마주들이 시장을 이끌고 있다. 이런 박스권내 변동성 장세 속에서 평균 10억원 이상 투자금을 굴리는 고액 자산가들은 호재성 재료로 큰 수혜가 예상되는 종목들을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월까지 계좌 평균 잔액이 10억원 이상인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7일 에코프로비엠을 155억9000만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모그린텍 LG에너지솔루션 등도 자산가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에코프로비엠은 '2차전지 광풍'에 힘입어 올 들어 개인투자자들이 에코프로와 함께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이지만, 삼성SDI와 대규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호재성 재료가 매수세를 부추긴 것으로 해석된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 1일 삼성SDI와 5년 간 44조원어치의 배터리 양극 소재를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대규모 계약 성사에 주가도 크게 올랐다. 지난달 29일부터 9거래일 동안 주가는 최저가(24만4500원) 대비 31.90% 급등했다. 이날 주가는 오후 1시 현재 전일대비 3.04% 오른 32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미래에셋증권 계좌로 주식을 매매한 수익률 상위 1% 고수들은 지난주(4~8일) 아프리카TV를 집중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프리카TV는 글로벌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트위치가 한국 사업 철수를 공식화하면서 수혜주로 꼽히는 종목이다.
증권가는 트위치 국내 사업 철수 후 아프리카TV가 여캠 스트리머의 50%만 영입하더라도 실적은 기존 대비 12.5%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공적으로 트위치 스트리머들의 이주가 이뤄진다면 현재 아프리카TV의 유저 저변 및 매출 확대가 가능해질 것"이라며 "이는 장기적으로 실적 추정치 및 밸류에이션의 상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프리카TV 다음으로 고수들이 많이 담은 종목은 한국앤컴퍼니였다. 이 회사 주가는 최근 오너가 장남이 차남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키면서 주가가 크게 들썩이고 있다.
최근 조 명예회장의 차남인 조현범 회장이 구속되자, 18.9%의 지분을 보유한 장남 조현식 고문이 MBK파트너스와 연합해 공개매수를 시도하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이 여파로 지난 10월 1만원대 초반에 불과했던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두 달 만에 113.27% 급등했다. 이날 같은시각 주가는 전일대비 1.58% 오른 2만2500원에 거래 중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용 인쇄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이수페타시스도 고수들이 많이 사들였다. 구글이 공개한 차세대 대규모언어모델(LLM) 제미나이에 대한 호평이 이어진 영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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