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20차 의료현안협의체…의료 인력 논의 첫 언급
의협 파업 투표엔 "결렬 전제로 협의하나" 우려 표명
의협 "국가 미래 정하는 정책, 여론으로 결정은 안돼"
[서울=뉴시스] 구무서 기자 = 보건복지부가 의료현안협의체 20차 회의 만에 의사 정원 논의 안건을 테이블 위에 올리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경실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6일 오후 서울 중구 소재 한 식당에서 열린 제20차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얼마나 많은 인력이 필요할지, 어느 분야, 어느 지역에서 인력이 부족한지 등을 오늘(6일)부터 의료현안협의체에서 과학적 근거와 통계를 기반으로 논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복지부와 대한의사협회(의협)가 체결한 '9·4 의정합의'에 따라 올해 1월부터 의료현안협의체가 가동 중이지만, 복지부가 이 협의체에서 의대 정원 확대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정책관은 "지난 1월부터 양 측이 꾸준히 만나 오늘(6일)까지 20차례 걸친 협의체를 이어오면서 상호 이해와 신뢰가 쌓여왔다고 생각한다"며 "서로 입장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무엇이 국민을 위한 최선의 대안인지 절충하면서 앞으로 논의를 지속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 책관은 "의사가 없어 운영을 못하는 지방 소아응급의료센터, 상대적으로 적은 보상과 의료 사고 부담으로 오랫동안 진료한 과목을 떠나는 의사, 골든타임을 놓치는 환자들, 소아과 '오픈런'에 지쳐가는 부모 등 우리 앞에 해법을 찾아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고 덧붙였다.
정 정책관은 "의협이 의료현안협의체 정책 패키지를 논의하는 중에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 투표를 한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결렬을 전제로 협의를 하는 건 아닌지, 협의 대상자로서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주 범의료계 특별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의협 회원을 대상으로 의료 총파업에 대한 찬반 투표를 진행한 바 있다.
정 정책관은 "충분한 의료 인력이 지역필수의료에 유입되도록 종합적인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정부와 의협이 지역필수의료 혁신을 위한 의사 인력 확대와 정책 패키지를 위한 접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의협 측 협상단 대표인 양동호 광주시의사회 대의원회 의장은 "지난 협의체 모두발언에서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 이유 중 하나로 국민 대다수가 원한다고 했는데, 교육이나 의료 등 국가 미래를 정하는 국가 정책을 정할 땐 국민 여론으로 결정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의료는 국민 전체의 건강과 국가의 미래가 걸린 중요한 사안으로 선진국 사례나 전문가 의견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협의체에서는 필수의료 분야 의료 사고 부담 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가 이뤄진다.
정 정책관은 "최선을 다했음에도 의료 사고가 발생했을 때 의사가 감당해야 하는 민형사상 부담이 크다고 한다"며 "무엇보다 의료 사고는 의사와 환자 양측이 모두 고통받는 문제로, 의사와 환자를 모두 고려한 합리적 방안을 균형있게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양 의장은 "2013년부터 2018년까지 검사가 의사를 업무상 과실치사로 기소한 건 연평균 754건인데 이는 일본의 14.7배, 영국의 580.1배"라며 "의료진이 최선을 다해 치료했다면 불가항력적 의료 사고에 대해선 선진국처럼 의료 종사자를 처벌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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