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2만8157% 고금리 수취' 불법사채업자 163명 조사 착수

기사등록 2023/11/30 12:08:06

수십억 이자소득 신고누락 후 호화·사치생활

세무조사 108명·자금출처 31명·재산추적 24명

단일 세무조사로는 역대 최대 규모 진행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불법 사금융전단지 등 압수품. 2023.05.16. jtk@newsis.com
[수원=뉴시스] 김종택 기자 = 사진은 불법 사금융전단지 등 압수품. 2023.05.16. [email protected]

[세종=뉴시스]용윤신 기자 = #. 사채업자 A씨는 인터넷 대부중개 플랫폼에서 합법업체로 가장해 '연체자, 누구나 대출가능' 등 불법광고로 취준생, 주부 등에게 5000% 이상 이자를 수취했다. 시간당 연체료를 붙여 15만원 채무를 한 달 만에 5000만원까지 불렸다. 변제기일이 지나면 유흥업소 인신매매를 협박하거나 조직원 수십명이 폭력·협박하기도 했다. 이를 통해 얻은 수십억원의 불법사채 이자 소득과 추심한 자동차의 중고판매 수입과 불법도박장 운영 도박자금 환전수수료 수입 등은 신고 누락했다. 일가족은 월세가 수천만원인 고급아파트에 거주하고 고가수입차·명품 등을 구입하면서 호화·사치 생활을 영위했다.

#. 사채업자 B씨는 20~30대의 지역 선·후배를 모아 비대면·점조직 형태로 불법사채조직을 운영했다. 이들은 인터넷 대부중개 플랫폼에 여러 개의 허위업체명을 등록해 합법업체인 것처럼 불법광고하면서 채무자를 모집했다. 제도권 대출이 어려운 취준생, 주부 등을 대상으로 비교적 추심이 쉬운 소액·단기 대출을 해주며 최대 2만8157%의 초고금리 이자를 수취했다. 변제기일이 지나면 채무자 얼굴과 타인의 나체를 합성한 사진으로 '나체추심'을 하는 등 협박도 서슴치 않았다. 불법사채 이자를 대포통장 등 차명계좌를 통해 수취하고 현금박스를 통한 비대면거래 수법으로 수입을 은닉하며 이자수입은 전액 신고누락했다. 불법 대부수입을 현금으로 관리하며 고급아파트 거주, 명품 시계 구입 등 호화·사치 생활을 했다.

국세청은 금융감독원, 경찰청 등 유관기관 정보공조와 자체 정보분석을 통해 이러한 불법사금융 조사대상자를 선정하고 총 163명에 대한 전국 동시 조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를 주재한 바 있다. 국세청과 여러 정부부처·기관이 모여 불법사금융 피해자의 실제 사례를 청취해 불법사금융 문제의 중대함과 심각성에 크게 공감했다.

지난 14일 '범정부 불법사금융 척결 전담팀(TF) 회의'에서는 내년 상반기까지 '불법사금융 특별근절기간'을 선포하고 관계부처·기관이 상호 협력해 불법사금융 대응방안을 속도감있게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 조사 규모는 역대 불법사금융 조사 사례로는 최대 규모다. 조사대상은 ▲세무조사 108명 ▲자금출처조사 31명 ▲재산추적조사 24명이다.

사채업자 중에는 전국적 사채조직을 운영하면서 취업준비생, 주부 등을 상대로 연 수천%의 고금리로 단기·소액 대출해주고, 신상공개·가족살해 협박 등 악질적 불법추심한 경우가 포함됐다.

노숙자 명의로 위장업체를 만들고 서민·소상공인에게 카드깡 대출을 해준 뒤 카드매출채권 담보로 금융기관과 신탁을 체결해 대부수입 자금세탁·회수한 업자, 폰지사기꾼에게 폰지사기 운영자금을 여러 차례 대여해주고 고율의 이자수입을 챙기면서, 비상장주식을 거래하는 것으로 위장해 세금을 축소한 사례도 있었다. 브랜드 평판이 상위에 속하는 대부·추심 법인도 있었다.

중개업자 중에는 저신용층 가입자의 개인정보를 불법대부업체에 판매하고 얻은 수입과 대부업체 배너광고 대가로 얻은 수입을 신고 누락한 대출중개 플랫폼 운영업자, 저축은행을 사칭해 중개가 필요없는 '햇살론'을 중개해 얻은 불법수수료 수입과 개인정보를 중국 보이스피싱 조직에 판매하고 얻은 수입을 신고 누락한 업자도 있었다.

추심업자 중에는 신변위협 등 불법추심으로 부과받은 과태료를 부당 손금산입하고, 법으로 금지된 부실채권 매입을 차명으로 운용하며 관련 수익 신고 누락한 채권추심 대행업체나, 불법추심 논란을 회피하기 위해 위장거래처를 끼워넣고 거짓세금계산서를 수취하고 국내에서 벌어들인 대부수입을 국외로 이전한 대부·추심업자도 있었다.

국세청은 이번 세무조사에서 대부업자들의 불법행위로 인한 세금 탈루혐의에 대해 강력히 조사하는 것 외에도 필요 시 검찰과 협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증거자료를 전부 확보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추징 전 납세자가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도록 강제 집행할 예정이다.

또한 조사대상 관련인을 폭넓게 선정하고, 조사대상 과세기간을 10년으로 최대한 확대해 그동안의 탈루 세금을 철저히 추징할 예정이다.
 
특히 차명계좌·거짓장부 등 고의적인 조세포탈 행위는 놓치지 않고 적발해 조세범처벌법에 따라 검찰에 고발하고 형사처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등 엄정히 조치할 예정이다.

국세청은 법정이자율 20%을 초과하는 이자를 수취하거나 대부업을 미등록하고 운영하는 등 불법으로 얻은 이익으로 고가의 재산을 취득하고, 호화·사치생활을 누리면서도 정당한 세금을 내지 않은 총 31명에 대한 자금출처조사도 신속히 착수했다.

이들 중 일부는 금전 대부 시점부터 자녀명의 계좌를 이용하고 이후 이자와 원금을 모두 자녀가 수취하거나 채무불이행 시 채무자의 담보물건을 경매 개시해 자녀명의로 낙찰 받는 등 단순한 증여행위를 넘어, 불법적인 편취행위에 일가족이 직접 개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세청은 일가족에 대한 자금출처조사 착수와 동시에 금융추적조사를 병행할 예정이다. 금융추적 과정에서 불법수익이 제3자와 연관된 것이 확인되는 경우 조사범위를 확대한다. 차명계좌에 대해서는 조사 이후에도 사후관리를 통해 실명전환 여부를 끝까지 점검할 예정이다.

아울러 세금을 체납 중인 불법대부업자 총 24명에 대해 재산추적조사를 착수했다.

이들은 최근 5년간 세무조사에서 미등록 대부업을 영위하는 등 불법사금융 행위를 하며 탈루한 사실이 드러나 고액을 추징받았으나 재산을 은닉해가며 납부하지 않는 체납자들이다.

국세청은 세무조사 관련 자료 검토, 재산·소득 변동상황 분석, 소비지출 내역 분석, 체납자·친인척 명의 계좌에 대한 금융조회 및 금융거래정보 활용 등 재산은닉 혐의에 대해 정밀한 검증을 실시하고, 체납자 생활실태 확인, 주변인·이해관계자 탐문, 실거주지 수색 등 강도 높은 현장 징수활동을 실시할 예정이다.

부당한 재산·소득의 이전·은닉행위에 대해서는 사해행위 취소소송 제기, 체납처분 면탈범 고발 등을 실시해 불법대부업자가 체납한 세금을 징수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11.09. chocrystal@newsis.com
[서울=뉴시스] 조수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불법사금융 민생현장 간담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2023.11.09.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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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2만8157% 고금리 수취' 불법사채업자 163명 조사 착수

기사등록 2023/11/30 12:08:06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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