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난동 용의자는 이민자" 추측 확산 계기
경찰관 여러명 부상…상점 약탈, 버스 등 방화
[서울=뉴시스] 이혜원 기자 = 아일랜드 수도 더블린 도심에서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흉기 난동 사건을 계기로 반(反) 이민자 폭력 시위가 발생하자 당국이 엄정 대응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24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전날 더블린 도심에서 발생한 반이민 폭력 시위로 34명이 체포됐다.
상점 13곳이 약탈당했고, 트램과 버스 2개가 불에 탔다. 경찰차 11대도 파손되고, 경찰관 여러 명은 부상을 입었다. 한 명은 중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루 해리스 아일랜드 경찰청장은 이번 시위가 극우 이데올로기와 소셜미디어가 흉기 난동 사건을 악용해 일으킨 대혼란이라고 규정했다.
해리스 청장은 기자회견에서 "이 정도로 공공질서가 무너진 상황을 본 적 없다"며 "우리 사회를 파괴하는 급진화를 봤다"고 규탄했다.
이어 "이런 시위가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가정해야 한다"며, 폐쇄회로(CC)TV 영상을 조사해 폭력 행위를 저지른 시위자를 추가 체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레오 바라드카 아일랜드 총리는 "수치스러운 일"이라며 "무지와 범죄의 파도에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관련자들은 더블린, 아일랜드, 가족, 심지어 스스로에게 수치심을 안겨줬다"면서 "우리 모습이 아니며 우리가 원하는 모습도, 앞으로의 모습도 아니다"라며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헬렌 매킨티 아일랜드 법무부 장관도 체포된 용의자 중 일부는 이날 법정에 출두할 것이며, 경찰 폭행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시위는 최근 몇 년 동안 난민 신청자에 대한 분노와 주택난, 우범 등이 축적된 상황에 흉기 난동 사건이 불을 붙여 발생했다.
전날 더블린 시내 한 학교 인근에선 한 남성이 흉기를 휘둘러 어린이 3명과 여교사 1명이 다치는 사건이 발생했다. 용의자는 현장에서 체포됐으며, 부상을 입어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이후 온라인상에서 용의자가 50대 귀화 아일랜드 시민이라는 추측성 정보가 확산됐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동기는 현재까지 불분명하며, 수사 당국은 테러리스트와 연관성은 배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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