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기관 마약류의약품 174만개 사라져…식약처 관리 허술

기사등록 2023/11/09 14:00:00

프로포폴·향정신성의약품 유통 농후

소비자, 중금속·농약식품 1천톤 섭취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2022.10.12.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서울 종로구 감사원의 모습. 2022.10.1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폐업 의료기관이 보유하던 마약류의약품 174만여 개가 국가 감시망에서 사라졌는데도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이를 방치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중금속에 오염됐거나 농약이 검출된 위해식품 1000여 톤이 판매차단 대상에서 누락되고, 7톤은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가 그대로 섭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9일 감사원의 식약처 정기감사 주요 감사결과에 따르면, 식약처는 의료기관 폐업 후 재고 처리 및 사용량 등 마약류의약품에 대한 관리가 허술해 국가 감시망에서 사라지는 마약류의약품이 다수 발생했다.

관련 법령에 따르면 의료기관이 폐업할 때는 보유하던 재고 마약류의약품을 다른 의료기관이나 도매상 등에 양도·양수하고 이를 식약처에 보고해야 하며, 미이행 시 추적·관리가 불가능해져 불법유통 대상이 됨에 따라 처벌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시스템 분석 결과 최근 4년간 의료기관 920개소가 폐업 시 보유하던 마약류의약품 174만여 개에 대한 양도·양수 보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도 식약처는 지자체와 현장조사 등을 실시하지 않고 있어 상당량의 마약류의약품이 국가 감시망에서 이탈되고 불법유통에 노출되는 문제가 발견됐다.

감사원이 13개 폐업 의료기관에 대해 샘플조사를 한 결과, 5개소는 폐업 후 분실 또는 임의폐기를 주장하는 등 불법유통 가능성이 농후해 고발이 필요한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서울 강남구 소재 모 의원은 2020년 5월 폐업하면서 재고로 보유하던 프로포폴 등 1936개를 양도하지 않고 관할 공무원 참관 없이 임의로 폐기했다고 주장했고, 경북 포항시 소재 모 의원은 같은해 9월 폐업하면서 향정신성의약품 5만2000개를 자택으로 가져와 보관하던 중 2만7246개를 분실했다고 주장했다.

프로포폴 등 앰플 단위로 포장된 주사제의약품은 환자의 몸무게·연령 등에 따라 사용량이 달라 잔량이 발생하는데, 의료기관은 업무 편의 또는 감시 회피 목적으로 잔량을 허위보고할 유인이 높아 식약처가 이를 집중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실제 10개소를 대상으로 샘플조사한 결과, 5개소에서 실제 사용 후 잔량 추정량이 약 33만ml(4만7544명 투약분) 발생했는데도 전량 투약한 것으로 허위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감사원은 식약처장에게 폐업 의료기관에 대한 지도·감독과 위법 의료기관을 관할 지자체장에게 고발하도록 통보했다.

또 식약처는 유해식품 차단을 위해 제조·수입업체 등에 회수명령 등 조치를 해야 하나, 중간 유통구조의 복잡성 등으로 지난해 회수율 17.7%를 기록하며 저조한 실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 결과 최근 3년간 중금속 오염이나 농약검출 등 위해식품 1055건 중 108건(1059톤)은 일선 매장에 위해식품 바코드 정보가 송출되지 않아 판매차단 대상에서 누락되고, 14건(7톤)은 업무처리 소홀 등으로 대외에 위해식품 정보가 공개되지 않아 소비자가 이를 알지 못하고 섭취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에 감사원은 식약처장에게 위해식품에 대한 정보공개 기준을 명확히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회수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통보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button by close ad
button by close ad

의료기관 마약류의약품 174만개 사라져…식약처 관리 허술

기사등록 2023/11/09 14:00:00 최초수정

이시간 뉴스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