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윤 대통령, 야당 대표와도 관계 정상화를 해야"

[서울=뉴시스] 정윤아 =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30일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 쪽으로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에게 많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이날 오후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에 출연해 "이 대표에게 우리 당과 대통령이 배울 게 참 많다"며 "(이 대표는) 겉으로는 화합, 탕평을 이야기하지만, 속으로는 조용히 지금 (비이재명계를) 날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대표는) 조용히 자기편인 자객을 최고위원으로 갖다 놓았다"며 "그러면서 국민에게 주는 메시지는 굉장히 밝고 미래지향적이다. 하지만 내부에선 격렬한 파워 투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를 "정치를 잘하는 선수"라고 평가했다.

하 의원은 윤 대통령이 이태원 참사 1주기인 지난 29일 유가족 단체 주최 행사가 아닌 서울 성북구 영암교회의 '추도 예배'에 참석한 것에 대해 "그 점은 아쉽다"며 "여러 가지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가족 단체가 여는 추도식은) 야당이 주도한 면도 있고 대통령이 가면 경호 때문에 참석자들이 굉장히 불편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대통령의 마인드가 바뀌었으면 좋겠다. 거기 간다고 야당에 지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지는 건데 국민에겐 져도 괜찮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그런데 대통령실에서 나온 반응들을 보면 정치성 집회라고 하면서 야당을 의식한다"며 "그런 점은 참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실에서도 약간 검사나 관료 마인드같이 형식을 많이 따진다"며 "정치인들은 국민들의 마음의 본질을 먼저 찾고 의미를 부여하는 이런 훈련들이 좀 약한 거 같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정부 정책 기조를 이념에서 민생으로 바꾸겠다고 했다"며 "전세 사기범을 잡고, 사우디에 간 것도 경제와 민생 실적을 위한 것이다. 자영업자의 재난지원금을 환수하지 않겠다는 것도 다 민생정책"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하지만 국민들이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정책 내용보다 태도와 자세"라며 "그런 마인드를 습관화하는게 필요하다. 그런 마인드를 중시하지 않는 게 관료"라고 했다.

이어 "항상 국민들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을 습관화하는 게 굉장히 중요하고 그런 훈련을 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으로서 바뀌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당원권 정지 징계 중인 홍준표 대구시장과 이준석 전 대표에 대해 이른바 '사면'을 계획한 것에 대해 "그동안 당이 이준석, 유승민, 나경원, 안철수를 제는 일종의 배제 정치를 했는데 이제 화합 정치를 하겠다는 출발"이라며 "당사자들의 반발은 부차적이고 국민들 입장에서는 당이 변하려고 한다는 메시지로 받아들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 의원은 혁신위가 주장하는 '영남 중진 의원들 험지론'에 대해 "영남중진들이 대체로 윤석열 정부의 핵심들이고 핵심 친윤들"이라며 "그 분들의 자발적인 결단에 기초해야 하지만 소위 친윤 핵심이기 때문에 대통령을 위한 길이 뭔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결단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시간은 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당이 이제 중심을 낙동강에서 한강으로 옮겨와야 한다"며 "한강 중심의 고민을 해야 하고 낙동강다운 발언들은 우리 당에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인요한 위원장이 '낙동강 하류 세력은 뒤편으로 물러나라'고 했다고 해서 불만을 토로하는 건 오히려 혁신에 방해되는 목소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