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대전에 통신공사 특화 안전체험교육관 구축
심폐소생술, 완강기 사용법 등 기초안전도 교육
VR로 안전사고 체감 향상…2년 1회 필수 교육 추진
[대전=뉴시스]윤정민 기자 = "으아악~~!!!!"
25일 오후 대전 중구 SK텔레콤 부사사옥에 갑작스러운 비명들이 울렸다. 근로자 A씨가 20㎏에 달하는 물건을 장비로 옮기던 중 장비 오작동으로 물건이 동료 근로자 B씨 머리 위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물건을 정통으로 맞은 B씨는 그대로 의식을 잃었다.
1층에서는 또 다른 근로자 C씨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다. 옥상에 있는 통신 중계기를 점검하려고 사다리에 올랐다가 발이 미끄러져 1층으로 추락했기 때문이다. 동료들이 급히 119에 신고했으나 C씨가 회복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다행히도 이 상황들은 근로자들이 착용한 가상현실(VR) 장비 안에서 벌어진 일들이다. SK텔레콤이 현장 작업 근로자들의 안전교육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실제로 벌어질 법한 사고들을 실감 나게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SK텔레콤은 지난 19일 통신공사, 철탑 작업 등을 진행하는 자사, 협력사 공사, 용역(공사성 유지보수) 근로자 안전 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부사사옥에 안전체혐교육관을 개관했다.
이 교육관은 고소작업대·옥탑 작업 환경 등 위험 노출이 많은 통신업계 근로 현장을 4D 환경으로 구현하기 위해 일부 체험 공간에 증강현실(AR), VR 등을 접목했다.
교육관에서 체험할 수 있는 종목은 총 26종으로 크게 고소작업대, 옥탑 작업, 맨홀 작업, 철탑·전주 작업 등 통신공사 분야와 심폐소생술, 화재 대피, 완강기 사용법 등 생활안전 분야 등으로 나뉜다.
교육생들이 체험관에 들어서면 우선 안전을 최우선으로 작업에 임하겠다는 '안전 다짐'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다. 사진과 영상은 체험관 내 안전미디어월에 전시되며 가족한테도 보낼 수 있도록 했다.
그다음 강의장으로 이동해 안전 이론 수업을 듣고 VR 장비로 ▲맨홀 밀폐공간 작업 중 질식 ▲도로 위 고소작업대 작업 중 추락 ▲천장크레인 작업 중 깔림 ▲전기 감전 등 통신 작업 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안전사고를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시간을 갖는다. 교육생들은 VR 안전교육 콘텐츠로 각 사고가 어떤 이유로 발생했는지 쉽게 파악할 수 있다.
화재 사고 당시 장비 비치해 안전의식↑…VR로 안전사고 미리 체험
교육생들은 강사 인솔 아래 기초 작업 안전(전기, 보호구), 보건안전, 현장 작업 안전(옥외, 밀폐 공간, 통신주 등), 재난 안전(화재), 가상 안전 등 각 체험 공간으로 이동해 교육받는다.
뉴시스가 25일 안전체험교육관을 방문하면서 기초 작업 안전 존에서 한눈에 들어왔던 건 까맣게 그을린 안전모와 안전장갑이었다. SK텔레콤은 안전 장비가 왜 중요한지 근로자들이 직접 알 수 있도록 지난 5월 실제 작업현장에서 있었던 화재 사고 당시 근로자가 착용했던 안전모와 안전장갑을 비치했다.
전체적으로 교육관을 둘러볼 때 가장 돋보였던 체험 공간은 가상 안전 존이었다. 4D 시뮬레이터를 통해 작업환경별 안전 체험을 하고 현장 작업 시 안전 수칙과 사고 발생 시 대처 요령을 교육한다.
교육생이 VR 장비를 쓰고 시뮬레이터에 올라타면 안전사고 유형에 따라 시뮬레이터에 있는 감전, 추락, 열, 낙하, 충격 등 5가지 센서가 상황별로 작동한다. 특히 용접 중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 교육을 체험하면 열 센서가 작동하는데 실제 화재가 발생한 듯한 느낌이 든다.
SKT 패밀리사 근로자는 2년 1회 교육 필수…"교육관 추가 개관 검토"
교육관은 30명까지 수용할 수 있으며 1일 2회 교육 기준 연간 8000명이 체험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작업자 안전교육 강화와 체험교육 활성화를 위해 자사와 관계사, 협력사 현장 작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2년에 1번 이상 안전체험교육 이수 의무화한다.
이한우 SK텔레콤 안전보건팀장은 "SK텔레콤이 유무선 통신 사업자로서 지하 또는 해저케이블 등 다양한 작업장에 연간 100만여건의 작업들이 진행된다"며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작업장별 교육 콘텐츠를 더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국 현장 근로자가 대전까지 오지 않고 보다 더 가까운 곳에서 안전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교육관 2호, 3호 등도 개관하는 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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