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동안 2곳 확진·3곳 의심신고…추가 확산 우려
확진 농장 살처분·축산시설 48시간 이동중지 발동
[세종=뉴시스] 오종택 기자 = 충남 서산 한우농장에서 국내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지 하루 만에 경기도 평택의 젖소농장에서도 두 번째 확진 사례가 나왔다. 럼피스킨병 의심 신고도 잇따라 접수되고 있어 추가 확산이 우려된다.
럼피스킨병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정황근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는 21일 평택의 한 젖소농장에서 럼피스킨병(LSD)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중수본에 따르면 전날 해당 농장에서 식욕부진 증상을 보이는 젖소를 진료하던 수의사가 럼피스킨병이 의심된다며 방역 당국에 신고했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해당 농장에서 사육 중이던 젖소의 시료를 채취해 정밀 검사한 결과 럼피스킨병으로 확진됐다.
럼피스킨병은 1929년 아프리카 잠비아에서 처음 발생했다. 소에게만 감염되는 전염병으로 증상으로는 고열과 단단한 혹 같은 피부 결절이 특징이다.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폐사율은 10% 이하로 알려져 있다.
농식품부는 최근 태국, 중국, 몽골, 인도네시아 등에서 럼피스킨병이 발생해 국내 유입이 우려되는 상황에 대비해 예방약(백신)을 비축하고 긴급행동지침(SOP) 마련하는 등 농가 예찰과 농가 조기 신고를 위한 홍보물을 제작·배포했다.
전날 서산의 한 한우농장(40여마리 사육)에서 4마리가 증상을 보여 검역본부에서 정밀검사를 실시한 결과 국내 첫 럼피스킨병이 확진됐다. 하루 만에 추가 확진 사례가 나오면서 방역에 비상이 걸렸다.
중수본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럼피스킨병이 발생함에 따라 위기 경보 단계를 '심각'으로 격상하고 긴급 방역 조치 중이다. 럼피스킨병이 발생한 농장 출입을 통제하고, 사육 중이던 한우(40여마리)와 젖소(200여마리)는 살처분 절차를 진행한다.
농장간 수평전파를 차단하기 위해 48시간 전국 소 사육농장, 도축장, 사료공장 등 축산 관계시설 종사자와 차량에 대해서는 일시이동중지 명령을 발동했다.
발생농장 반경 10㎞ 이내 방역대 내 소 사육농장과 발생농장을 출입한 차량이 방문한 농장에 대해서는 임상 및 정밀검사를 실시하고, 이상 증상을 보이는 소가 없는지 예찰을 강화하고 있다.
충남 서산과 경기 평택뿐 아니라 경기 김포와 충남 당진 등 한우·육우·젖소 농장 등에서도 럼피스킨병 의심 신고가 접수돼 검사가 진행 중이다. 정밀 검사 결과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전날 첫 발생 이후 이틀 만에 5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중수본은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광역방제기와 방역차 등 가용한 소독자원을 총동원해 인근 시군 소 사육농장과 주변지역 등을 집중 소독한다.
가축방역심의회 등을 통해 백신접종 범위를 결정하고, 방역지역(10㎞ 이내)에서 사육 중인 소(충남 2만여마리, 경기 3만3000여마리)에 대해서는 백신접종을 추진한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럼피스킨병이 확산되지 않도록 관계기관 및 지자체는 신속한 살처분, 정밀검사, 집중소독, 백신접종 등 방역 조치에 총력을 기울여달라"며 "소 농가에서는 살충제 살포 등 구충 작업, 농장 및 주변기구 소독을 실시하고, 의심축 발견 시 지체 없이 가축방역관에게 신고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