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CXL 메모리'로 데이터처리 40% 늘린다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SK하이닉스가 차세대 플랫폼인 'CXL(Compute Express Link)' 메모리를 사용해 데이터 처리량을 최대 40% 이상 개선할 수 있다는 실증 결과를 공개했다. CXL은 컴퓨팅 시스템에서 중앙처리장치(CPU)와 메모리, 그래픽 처리장치(GPU), 저장장치 등을 더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새로운 인터페이스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데이터 처리 플랫폼 업체인 헤이즐캐스트(HazelCast)와 협력해 CXL 기술 적용 사례에 대한 백서(Whitepaper)를 발간했다.

헤이즐캐스트의 정보처리 플랫폼에 SK하이닉스의 CXL 메모리를 적용해 실증한 결과, CXL 메모리 대역폭을 확장한 것이 D램만 사용한 것보다 시스템 처리량을 최대 40%까지 향상시켰다. 또 대기 시간은 최대 30~50%까지 개선할 수 있었다. 이는 CXL 메모리를 함께 사용하면 고가의 D램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는 결과다.

CXL은 메모리 용량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페이스다. 특히 인공지능, 머신러닝 등으로 데이터 처리량이 급격하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확장성'에 강점이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기존에는 장치별로 연결 방식이 달랐는데, CXL는 여러 개의 인터페이스를 하나로 통합해 각 장치를 직접 연결하고 메모리를 공유할 수 있다. 메모리의 용량과 성능을 확장할 수 있어 데이터 처리 지연과 속도 저하 문제도 해결 가능하다.

SK하이닉스는 올해 메모리 반도체 업황 둔화로 수 조원 적자를 보고 있지만, 차세대 기술 확보에 적극적인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DDR5 D램 기반 CXL 메모리 샘플을 개발했고, 지난 5월 미국 라스베이거스 정보기술(IT) 전시회 '델 테크놀로지스 월드(DTW) 2023'에선 실물 서버에서 CXL 메모리 시연도 진행했다.

CXL 메모리 시장은 아직 CXL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는 CPU가 나오지 않아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지 못한 상태다. 다만 내년 상반기 인텔이 첫 상용 제품인 서버용 CPU '시에라포레스트'를 출시할 전망이다. 이에 앞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연내 CXL의 차세대 제품인 'CXL 2.0' 메모리 생산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어 2026년부터 CXL 시장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시장조사기관 욜 인텔리전스는 오는 2030년 1000억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메모리 시장에서 CXL 메모리가 200억달러(27조원)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