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명직 최고위원 인사 통합 의지 시험대…친명계 원외 인사 유력 거론
가결파 징계 유보 전망 나오지만 '대의원제 축소' 계파 갈등 뇌관으로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가 인선을 통해 홍익표 원내대표가 이끄는 4기 원내대표단 구성을 마무리했다. 최고위 등 지도부에 이어 원내 구성도 친명(친이재명)계 일색이어서 이재명 대표의 통합 메시지에도 비명(비이재명)계를 향한 압박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각에서는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압승으로 리더십이 공고해진 이 대표가 당무 복귀 후 당내 갈등을 수습하고 비명계를 포용하는 실질적인 당 통합에 나설지 의문이라는 반응이 잇따른다.
17일 민주당에 따르면 홍 원내대표는 전날 원내대표 정무특보에 이병훈 의원을, 원내부대표에 이동주 의원을 추가 선임했다.
앞서 홍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원내운영수석부대표에 박주민 의원을, 원내정책수석부대표에 유동수 의원을 각각 임명했다. 원내대변인으로는 최혜영·윤영덕·임오경 의원을 선임했다.
원내부대표에는 강준현·문정복·문진석·신영대·유정주·윤재갑·이용빈·주철현 의원이 합류했다. 경제특보에는 홍성국 의원이 임명됐다.
십수명의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단 구성을 보면 비명계는 친이낙연계로 분류되는 이병훈 의원 1명에 그친다.
관심은 이제 지명직 최고위원과 정책위의장 인사에 쏠린다. 이 대표의 통합 의지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여서다. 이 대표가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로 공식이 된 지도부 자리에 탕평 인사를 한다면 비명계의 반발은 수그러들 수 있지만 또다시 이 대표와 가까운 인물을 기용한다면 이 대표 의중에 대한 의구심은 계속될 수 있다.
현재 지명직 최고위원에는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환경운동가 출신으로 친명계이자 충청권 인물이다. 지역·성별을 안배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되지만 당 지도부에 쓴소리를 해왔던 비명계 송갑석 의원과는 결이 다른 인물로 평가받는다. 더욱이 박 전 구청장은 친이낙연계 박영순 민주당 의원 지역구인 대덕구에서 내년 총선 출마를 준비하고 있어 계파 충돌도 예상된다.
여기에 친명 원외 조직과 이 대표 강성 지지자들이 비명계 숙청을 거세게 요구하고 있어 계파 갈등의 뇌관이 될 전망이다.
원외 친명 조직인 '더민주전국혁신회의'는 지난 13일 성명에서 대의원제 축소를 골자로 한 김은경 혁신위원회 혁신안 수용과 비명계를 겨냥한 물갈이 공천과 체포동의안 가결을 주도한 해당행위자에 대한 단호한 조치를 강하게 촉구했다.
당내에서는 이미 강서구청장 후보 유세에서 통합 의지를 밝힌 만큼 체포동의안 가결파 징계는 유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지만 혁신안은 지도부 논의 테이블에 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앞서 당 혁신위원회는 지난 8월 당 대표 선출 과정에서 대의원과 일반 권리당원의 표 비중을 동일하게 하는 내용의 '대의원제 축소'를 제안했는데 이는 이른바 '개딸(개혁의 딸)'로 불리는 민주당 강성 지지층이 강력하게 요구해 온 사안이다.
비명계는 이에 대해 내년 공천 학살과 연결하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권리당원 중 이 대표 지지자가 많기 때문에 자칫 '개딸'의 영향력만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표가 지지자들의 요구를 수용해 사실상 논의가 중단된 혁신안을 다시 꺼내 든다면 당내 갈등은 불가피하다.
단식 뒤 회복 치료 중인 이 대표는 이르면 이번주 당무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비명계는 말보다 행동이 중요하다며 이 대표가 진정한 통합 행보를 보여줘야 한다는 입장이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나와 "이 대표 (사법) 리스크 때문에 우리 당 경쟁력이 저평가되고 사당화가 심화해서 민주정당이 맞느냐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어 이걸 그만하라고 하는 건데 이건 애당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이 대표를 옹호하는 쪽과 비판적인 쪽을 갈라서 따로 대접해서는 안 된다. 어쨌든 모두 다 당을 위하고 사랑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표출하는 방법이 다르다는 걸 인정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가) 구속영장이 기각되고 강서 보선 압승으로 여유가 생겨 대외적으로는 겸손함, 반성을 강조하고 내부로는 껴안고 통합하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 같다"면서도 "속내는 그런 것 같지 않다. 말로만 할 게 아니고 행동으로 그렇게 해야 하는데 과연 그렇게 될까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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