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체류 이스라엘 여성 2명 뉴시스 인터뷰
"일상적 공격인줄 알았다…전남친에 연락도"
"살해·납치 모습 SNS 업로드 등 심리적 공격"
"제2의 홀로코스트…총 없이 이스라엘도 없다"
"두렵지만 귀국…'더 이상 갈 곳 없다'는 정신"
"우리 할 일은 진실 알리기…한국의 관심 부탁"
[서울=뉴시스]여동준 홍연우 기자 = "두렵긴 하지만 귀국할 것입니다. 지금은 똘똘 뭉쳐 집결해 위기를 넘길 때입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 사태가 격화되는 가운데 뉴시스가 만난 이스라엘 여성들은 주저 없이 귀국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여행을 온 탈 히브셔(31)씨는 인터뷰를 마치고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유학생 리모르 슈크룬(30)씨도 예정된 일정이 끝나는대로 귀국하기로 했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진행됐다.
히브셔씨는 5년 전인 2018년 부산대학교에 유학을 오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유학 생활을 마친 뒤 이스라엘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끝나면 반드시 한국을 재방문하기로 다짐하고 이번 휴가 때 한국을 찾았다.
슈크룬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대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한 뒤 이스라엘로 귀국했다. 히브셔씨와 마찬가지로 좋았던 기억에 올해 8월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공격으로 시작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무력 충돌 사태가 격화되는 가운데 뉴시스가 만난 이스라엘 여성들은 주저 없이 귀국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여행을 온 탈 히브셔(31)씨는 인터뷰를 마치고 곧바로 귀국길에 올랐다. 유학생 리모르 슈크룬(30)씨도 예정된 일정이 끝나는대로 귀국하기로 했다. 인터뷰는 지난 12일 서울 마포구 홍대 인근에서 진행됐다.
히브셔씨는 5년 전인 2018년 부산대학교에 유학을 오며 한국과 인연을 맺었다. 그는 유학 생활을 마친 뒤 이스라엘에서 생활하고 있지만 코로나19가 끝나면 반드시 한국을 재방문하기로 다짐하고 이번 휴가 때 한국을 찾았다.
슈크룬씨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2월까지 서울대학교에서 유학 생활을 한 뒤 이스라엘로 귀국했다. 히브셔씨와 마찬가지로 좋았던 기억에 올해 8월 다시 한국을 방문했다.
◇"일상적 공격인 줄 알았다…전남친에 연락도"
슈크룬씨는 "공습 당일 오전, 이스라엘에 있는 부모님이 휴가를 위해 해외로 떠나는 남동생을 배웅하기 위해 공항을 찾았다. 그들은 출국 전 로켓 소리를 들었으나 일상적 공격 정도로 생각했다"며 "슬픈 일이지만 일정 수준의 공격은 이스라엘에서 일상화 돼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히브셔씨도 부산에서 처음 속보를 접했을 때는 일상적인 수준의 공격일 것이라고 스스로를 안심시켰다. 하지만 그는 이어지는 뉴스를 보며 이상한 낌새를 느꼈다.
외신 등에 따르면 하마스는 안식일이던 7일(현지시간) 오전 6시30분께 이스라엘을 향해 20분만에 로켓 5000발을 발사하고 수백명을 이스라엘에 침투시켰다.
이스라엘의 반격 등으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에서 12일(현지시간)을 기준으로 민간인을 포함한 2900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히브셔씨는 "쌍둥이가 현재 예루살렘에서 장교로 복무 중이고 그의 아내는 임신 7개월차"라며 "쌍둥이가 부대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부모님께서 쌍둥이의 아내에게 매일 연락해 안부를 확인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히브셔씨의 부모님은 텔아비브 옆의 네타냐에 거주 중이고 쌍둥이 가족은 예루살렘에 있다.
슈크룬씨는 공습 이후 지난 몇 년간 연락하지 않던 전 남자친구에게도 연락했지만 답변이 없었다. 사흘만에 연락이 닿은 그는 이미 전장에 투입돼있었다. 그는 수많은 시체들이 피에 젖은 채 건물 잔해 밑에 깔린 현장의 모습을 전했다고 한다.
슈크룬씨는 "수많은 군인들도 군인이기 이전에 사람이지만 '현장은 통제되고 있으니 안심하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보내온다"고 전했다.
◇"살해·납치 모습 SNS 업로드 등 심리적 공격"
이들은 현지의 상황을 전하며 슬퍼하고 또 분노했다. 특히 하마스가 여성을 강간하고 아이와 노인 등 무고한 민간인을 납치·살해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할 때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하마스가 공격한 이스라엘 현지를 찾아 영유아를 포함한 민간인이 죽거나 납치됐다는 소식을 전했다.
히브셔씨와 슈크룬씨가 꼽은 가장 끔찍한 사연은 한 손녀가 할머니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게 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 그 손녀는 할머니의 페이스북 계정에 할머니가 사망한 모습이 업로드되며 할머니 사망 소식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히브셔씨와 슈크룬씨는 하마스가 아들과 아들의 여자친구를 죽인 뒤 이들의 사진을 어머니에게 전송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전했다.
히브셔씨와 슈크룬씨는 "현재 이스라엘 친구와 SNS(사회관계망서비스)로 연락할 때 조심해야 한다"며 "실제로 그 사람인지 혹은 그 사람이 납치되거나 사망한 뒤 하마스가 휴대전화를 확보해 SNS를 이용하고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하마스가 SNS를 통해 납치 및 살해 영상을 올리는 것은 이스라엘을 향한 심리적 공격(psychological attack)이라고 봤다. 이들은 "우리가 그런 영상을 보고 두려워해 이스라엘의 사기가 떨어지길 바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2의 홀로코스트…총 없이 이스라엘도 없다"
히브셔씨와 슈크룬씨는 이번 공격이 제2의 홀로코스트와 다를 바 없다며 분노했다.
이들은 "하마스의 리더가 유대인이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대놓고 말하고 있다. 이들의 자살 폭탄 테러가 가능한 이유도 '본인들이 죽더라도 유대인을 죽일 수 있으면 된다'는 정신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번 일은 제2의 홀로코스트 시도이다. 나치의 홀로코스트와 다른 점은 우리가 저항할 수 있는 군대와 힘이 있다는 것"이라며 "누군가는 총이 없으면 죽음도 없을 것(No gun, No death)이라고 하던데 총이 없으면 이스라엘이 없어질 것(No gun, No Israel)"이라고 강조했다.
또 "우리(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팔레스타인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고 이에 대해 안타깝고 미안하다"면서도 "그동안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을 최소화해 왔지만 이번에는 반격해야 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최대한 민간인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팔레스타인의 요인을 공격해야 할 때도 사전에 공격할 지점을 알린 뒤 대피하라고 알려준다"며 "우리가 침투해 민간인을 강간하거나 납치하거나 죽이는 경우는 없다. 우리는 국제적 기준(international code)을 지키려 하지만 하마스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두렵지만 귀국…'더 이상 갈 곳 없다'는 정신"
히브셔씨는 인터뷰를 마친 저녁 한국을 떠나 두바이를 거쳐 이스라엘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히브셔씨는 "사실 주변에서 '한국은 안전한 곳이니 귀국하지 말라'는 메시지도 많이 받았다"면서도 "들려오는 소식을 접하면 분명 두렵지만 내가 그곳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SNS를 통해 수많은 이스라엘인이 귀국하는 것을 보고 있다"며 "이를 보면 엄청난 힘이 된다"고 전했다.
슈크룬씨도 "부모님은 걱정되니 귀국하지 말라고 했지만 예정돼 있던 11월 귀국 일정을 미룰 생각은 없다"고 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초선 상원의원이던 지난 1973년 이스라엘을 찾아 당시 이스라엘 총리였던 골다 메이어와 만났을 때 그가 바이든 대통령에게 '우리에겐 이스라엘이 우리의 유일한 공간이고 더 이상 갈 곳이 없다는 비밀병기가 있다'고 한 말이 있다"며 "이것이 우리의 심정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지금은 이스라엘이 하나로 뭉쳐 위기를 극복할 때라는 점도 강조했다.
슈크룬씨는 "어떤 시스템으로 대비하고 있었기에 이런 공격이 있는지, 우리 군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 따지고 싶지만 그럴 가 아니다"라며 "지금은 책임소재를 따질 때가 아니라 똘똘 뭉쳐 집결해 위기를 넘길 때이다. 그 뒤에 책임소재를 따져도 늦지 않다"고 했다.
◇"우리 할 일은 진실 알리기…한국의 관심 부탁"
예비군 대상이 아닌 이들은 온라인을 통해 진실을 알리는 것이 이들의 임무라고 밝혔다.
이들은 "세계 각지에서 무슬림들이 '프리 팔레스타인(Free Palestine)'을 외치며 시위를 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진행된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정확히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알지 못하거나 전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예비군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 것은 SNS 등을 통해 현지 모습을 전달하며 진실을 알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현재 전쟁 중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이스라엘에 애도와 지지의 뜻을 전한 것은 너무나 슬프지 않느냐"며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의 관계가 복잡하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한국인들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관심을 가졌듯 우리의 전쟁에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인터뷰를 마친 히브셔씨는 "이제 집으로 가 짐을 챙겨 공항으로 가야 한다"며 "공항에서 이란 등 무슬림이 이스라엘로 향하는 나를 공격하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가방에 사놓은 새우깡 등 한국 과자들을 보이며 "이스라엘에 있는 지인들이 한국 과자를 사오라고 해 잊지 않고 챙기려 한다"고 웃으며 덤덤하게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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