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시자 줄고 폐업은 늘고…점점 사라지는 '공인중개사'

기사등록 2023/10/11 15:38:21

최종수정 2023/10/11 18:10:04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수 전년比 9.5만명↓

폐업 공인중개사무소는 10개월째 월 1000곳 넘겨

거래량 감소·규제강화 영향도…"범법자 인식 안돼"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전세가격은 0.02% 올라 2022년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지난 7월 보합(0.00%)을 기록했던 서울은 전월과 비교해 0.07% 올랐고, 경기도는 하락세를 벗어나 0.01%를 기록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2023.09.13. photocdj@newsis.com
[서울=뉴시스] 최동준 기자 = 부동산R114에 따르면 8월 수도권 전세가격은 0.02% 올라 2022년 5월(0.03%)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지난 7월 보합(0.00%)을 기록했던 서울은 전월과 비교해 0.07% 올랐고, 경기도는 하락세를 벗어나 0.01%를 기록했다. 사진은 13일 서울 시내 부동산중개업소 모습. 2023.09.13.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가혜 기자 = "요즘 공인중개사는 3D 직업입니다. 경쟁도 너무 치열하고, 부동산 분위기가 너무 확확 바뀌다 보니 상황도 예측하기가 힘든 데다, 거래가 안 돼 폐업하는 것도 사실입니다."(광주광역시 소재 공인중개사 A씨)

올해 공인중개사 시험 응시자 수가 빠르게 줄고 폐업 공인중개사의 수는 늘어나는 등 공인중개사 직업의 선호도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다시 오르고 있지만 거래량 회복은 지지부진한 데다 부동산 사기의 공범이라는 정부 및 대내외의 인식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11일 한국산업인력공단에 따르면 오는 28일 진행되는 '제34회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는 29만2993명으로, 전년(38만7705명)보다 9만4712명 줄어들었다.

이는 1·2차 시험 동시 접수자 8만7798명을 합한 수치로, 중복을 제외한 실제 접수 인원은 20만5196명에 불과하다. 다만 오는 12일부터 이틀간 빈 자리 추가접수가 예정돼 있어 해당 수치는 더 늘어날 수 있다.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접수자는 2021년 40만8492명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매년 줄어들고 있다.

반면 자격증을 따고도 사무실을 닫는 공인중개사는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폐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161곳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1030곳)보다 12.71% 늘어난 수준이다.

폐업 공인중개사무소가 10개월째 월 1000곳을 넘기면서 올해 들어 폐업한 누적 공인중개사무소는 1만2593곳을 기록하고 있고, 휴업인 곳도 1201곳에 달한다. 같은 기간 새로 개업한 공인중개사무소는 1만901곳으로, 폐업이나 휴업을 한 곳보다 2893곳이 부족했다. 누적 개업공인중개사 수도 연초 11만7866명에서 11만6628명으로 줄었다.

광주광역시에서 영업을 하고 있는 공인중개사 A씨는 "최근에는 직거래도 많아지고 새로운 앱들도 많아지다 보니 중개업소들은 높은 임대료나 관리비 등을 감당하기도 힘든 시기"라며 "매물이 정말 괜찮으면 연락이 좀 오지만 조금이라도 고민해야 하는 매물이면 문의 연락 자체가 없다. 지금은 시장 분위기가 자금경색이라는 말도 부족할 정도로 창백할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이러한 공인중개사의 인기 하락이 부동산 거래량 감소, 전세사기의 공범이라는 정부 및 대내외의 인식 등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838건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월 559건에 그치던 것에 비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지만 2020년 거래량이 월 최대 1만5621건을 기록하고, 2021년 8월까지만 해도 월 4000건대를 유지했던 것에 비하면 아직 부족한 수준이다.

정부가 최근 공인중개사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공인중개사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업계의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오는 19일부터 중개보조원은 의뢰인에게 반드시 신분을 밝혀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중개보조원과 소속 공인중개사에게 각각 5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또 공인중개사가 고용할 수 있는 중개보조원 수는 중개사 1인당 5명 이내로 제한된다.

또 당초 개업공인중개사가 부당한 표시·광고를 한 경우 일률적으로 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으나, 앞으로는 부당한 표시·광고의 유형에 따라 250만원부터 500만원까지 과태료 기준을 세분화한다.

전남 순천에서 공인중개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해 12월 어떠한 의도도 없이 단순 실수로 광고를 내리지 못했는데 250만원이라는 거액의 과태료에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심지어 중개보수는 35만원을 받은 계약이었다"며 "이러한 실수가 몇 번 반복되면 저는 이 업을 과연 계속할 수 있을까 의문"이라고 호소했다.

또 다른 공인중개사는 "요즘에 입법화되는 공인중개사법을 살펴보면, 항상 중개사를 범법자로 보고 중개사를 과태료, 벌금 등으로 규제하는 입법들"이라며 "왜 이렇게 모든 것들을 법으로 규제하려고 하고 범법자를 만들려고 하는지 모르겠다. 그리고 이런 일들이 하등 공인중개사의 잘못이 아닌 것임에도 공인중개사만 범법자로 보고 입법화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고 지적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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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시자 줄고 폐업은 늘고…점점 사라지는 '공인중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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