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입 개편]적용시 수능·대학별고사 영향 강화…내신 경쟁도 여전

기사등록 2023/10/10 20:23:32

대입개편에 외려 의대쏠림·사교육 폭증 우려

내신 5등급 바뀌며 수시 변별력 약화 전망돼

동점 변별 위해 대학별고사, 수능 영향 확대

수능 공통과목화로 문과생도 의대지원 가능

"내신 10% 1등급 놓치면 더 큰 부담" 지적도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0.1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0.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김정현 기자 = 10일 발표된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을 맞닥뜨릴 수험생은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면접 등 대학별고사 그리고 내신까지 하나도 소홀히 하기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대입 개편안 시안이 그대로 시행된다고 가정할 경우 2025년 고등학교 신입생부터 내신은 공통과목과 일반선택과목의 상대평가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뀐다.

예를 들어 한 과목을 전 학년 200명이 듣는다고 가정하면 지금은 1등급이 8명(4%)인데 앞으로는 20명, 2등급은 14명에서 48명으로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전문가들은 상위권 주요 대학에서 수시 학생부교과전형과 학생부종합전형에서 동점자가 발생했을 때 내신만으로는 합격자를 변별하기 어려워졌다고 말한다.

때문에 지금도 수시에서 반영하고 있는 수능 최저학력기준(등급 합이 일정 기준 이상)을 강화하거나 다단계 전형으로 전환해 몇 배수를 내신으로 선발한 뒤 최종 단계에서 면접 등 정성 평가를 실시할 가능성이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각 대학은 전공 연계 교과목을 이수하도록 권고하고 이에 대한 평가 비중을 높일 가능성이 있다"며 "자기소개서의 부활을 요청하거나 대학별고사를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 역시 "수험생 입장에서 내신 1등급을 확보하고도 현재보다 상위권 대학에 합격할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며 "대학들이 수능 최저를 강화하거나 심층면접을 도입하는 등 다양한 새로운 시도를 할 것은 불가피하다"고 전망했다.

수험생들이 수시에서 차별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생부 비교과 영역 역시 챙겨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전략실장은 "수시 학생부 교과전형에 정성평가를 반영하는 대학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학교 생활에 충실히 참여하면서 학생부 세특(세부능력 및 특기사항) 관리가 필요하다"고 했다.
[서울=뉴시스] 교육부는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적용될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 시안'에 따른 수험생 학습량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과학탐구는 새 교육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고1 수준 공통과목으로 출제 범위가 바뀌는 만큼 연구를 거쳐 새로운 문제 유형을 내년 하반기 내놓을 방침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hokma@newsis.com
[서울=뉴시스] 교육부는 올해 중학교 2학년 학생부터 적용될 '2028학년도 대학입시 제도 개편안 시안'에 따른 수험생 학습량은 큰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사회·과학탐구는 새 교육과정에서 처음 도입된 고1 수준 공통과목으로 출제 범위가 바뀌는 만큼 연구를 거쳐 새로운 문제 유형을 내년 하반기 내놓을 방침이다. (그래픽=안지혜 기자)  [email protected]
고교 내신 등급제가 9등급에서 5등급으로 바뀌면서 학생 간 내신 경쟁이 완화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그렇지만 여전히 절대평가가 아닌 전 과목 상대평가를 채택했기 때문에 등급 경쟁이 완전히 사라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한 대입에서 내신 1등급을 획득하는 수험생의 수가 늘어나면서 반대로 2등급으로 떨어지면 그만큼 대입에서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실장은 "등급이 제대로 산출되지 않는 소규모 학교나 소인수 과목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적성과 진로를 고려한 과목이 충분히 활성화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고교학점제 취지를 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이 소장은 "현행 내신 4등급(상위 누적 23%~40%)도 개편안에서는 2등급(누적 10%~34%)대로 나타나므로 2등급을 받지 못할 경우 매우 힘든 입시를 치르게 된다"며 "경쟁이 더 치열해 질 수도 있다"고 밝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국어와 수학, 탐구에서 6년 만에 선택과목이 폐지되고 모든 수험생이 공통과목 시험을 치르게 됐다. 아직 '심화수학' 신설 가능성이 남아 있지만 기각된다면 문·이과 구분은 완전히 없어진다.

그간의 수능이 선택과목 간 점수 격차로 불공정성을 유발해 왔던 점에서 비춰볼 때 교육계 전문가들은 대체로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현 대입 체제에서는 이과 지망생들이 유리한 점수를 들고 상위 대학 간판을 노리며 문과 학과에 진학한 뒤 반수, 재수를 하는 '문과 침공' 문제가 지적돼 왔는데 이를 해소할 수 있다는 시각이 많다.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0.10. kmx1105@newsis.com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8 대학입시제도 개편 시안' 발표를 하고 있다. 2023.10.10. [email protected]
학습량으로 '수포자' 문제가 심각한 수학 영역은 출제 범위가 '대수', '미적분Ⅰ', '확률과 통계'로 바뀌는데 이는 사실상 현재의 수능에서 '확률과 통계'를 치르는 문과 지망 수험생들의 시험 범위와 같다고 평가된다.

교육부 관계자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대수'는 현재의 '수학Ⅰ'과 같고 새 '미적분Ⅰ'은 기존 '수학Ⅱ'와 사실상 같다"며 "현행 교육과정 상의 '미적분'과 '기하'는 새 교육과정에 따른 수능에서 '심화수학'으로 출제하는 방안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심화수학이 제외되면 기초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만 추가적으로 공부하더라도 정시 전형에서 예전의 구분으로 문과생도 의약학계열에 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상위권의 의대 경쟁, 쏠림이 세질 수 있다.

임 대표는 "개편 시안에 따라 대입에서 수능의 중요도가 크게 증가했다"며 "문·이과가 완전히 통합되면서 외국어고, 국제고, 인문계 학생들도 의대, 이공계에 지원이 가능해져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육부가 수능 '킬러문항' 배제를 밝힌 상황에서 만일 수능 난이도 조절에 실패하거나 심화수학이 도입되지 않을 경우 대학들은 정시에서도 동점자를 변별하기 위해 다른 전형 요소를 도입해야 할 지 고민할 전망이다.

현재 서울대는 정시에서도 내신(교과) 성적을 일부 반영하는데 이런 흐름이 확산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만일 심화수학이 수능 개편안에서 최종적으로 배제된다면 이런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있다.

교육부 한 간부는 "이미 대학에 따라서는 정시에서 수능을 90%, 내신을 10% 반영하는 곳도 있는 만큼 과도하게 반영할 수 있겠지만 일정 정도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것 같다"며 "그럼에도 수시는 학생부, 정시는 수능이라는 대입전형 단순화 원칙을 유지하면서 대학들이 고민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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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입 개편]적용시 수능·대학별고사 영향 강화…내신 경쟁도 여전

기사등록 2023/10/10 20:23:32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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