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에 설탕물 입힌 중국 간식…국내서 유행
과도 설탕 섭취는 비만·치매·암 등 발생 위험
[서울=뉴시스]송종호 기자 = 최근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중국 간식인 탕후루가 인기를 끌고 있는 가운데 과도한 설탕 섭취로 건강을 우려하는 목소리리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설탕, 물엿 등 당류를 과잉 섭취할 경우 기억력의 중추인 해마를 위축시켜 혈관성 치매 위험을 높이고, 비만 위험도는 1.39배 높아진다. 또 후천성 당뇨병은 물론 다양한 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탕후루는 산사나무 열매를 막대에 꽂아 시럽처럼 끓인 설탕을 입힌 중국의 겨울 간식이다. 최근 국내에서는 다양한 과일을 활용한 탕후루가 유해하고 있다.
과도한 설탕 섭취로 가장 우려되는 것은 비만이다. 당류 섭취가 10% 미만인 사람과 비교하면 비만 위험도가 1.39배 더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된 바 있다.
당은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과도한 경우 지방 축적의 원인이 된다. 비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관상동맥질환은 4배, 뇌졸중은 6배, 고혈압은 12배, 당뇨병은 6배 발생위험이 높다. 또 비만은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률을 20% 더 증가시킨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설탕이 심혈관 질환에 미치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탄산음료·과일 주스 등 설탕이 든 음료를 주 3회 이상 마시는 남성은 주 2회 이하 마시는 남성보다 10년간 심혈관 질환에 걸릴 위험이 10% 이상 높아지는 고위험군일 가능성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결과는 고려대 구로병원 가정의학과 손정식 교수팀이 설탕 함유 음료 섭취 횟수와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의 상관성을 분석한 것이다.
손 교수팀은 성인 남성이 마신 설탕 함유 음료 섭취량을 탄산음료와 과일 주스 섭취량의 합으로 구했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커진다는 것은 미국의 프레이밍햄 심장병 연구를 근거로, 이후 10년간 위험이 10% 이상인 것을 의미한다.
설탕 함유 음료를 주 3∼4회, 주 5회 이상 섭취한 남성은 주 2회 이하 섭취한 남성보다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이 각각 1.5배, 1.6배 높았다.
손 교수팀은 논문에서 "설탕 함유 음료의 섭취량이 증가할수록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은 커졌다"고 지적했다.
해당 연구는 2014~2016년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성인 남성(30~64세) 3705명을 대상으로 했으며, 연구 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에 소개됐다.
설탕을 많이 먹으면 치매 위험도 커진다. 당류 과다 섭취는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키고 뇌 기능을 저하시키기 때문이다.
또 당류를 과하게 먹을 경우 행동을 좌우하는 신경전달물질을 교란하고 신경 염증반응을 일으킴으로써 우울증 위험이 증가한다. 우울증은 치매 발생 위험을 2~3배나 증가시키는 요인이 된다.
과도한 당류는 암 발생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암 발생 원인으로 음식, 음주, 흡연, 유전적 요진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음식이 암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특히 설탕은 대장암, 췌장암 등을 증가시킬 수 있다.
한 병원 관계자는 "설탕은 당뇨병의 주범으로 꼽히는데 당뇨병 환자들의 경우 암 발생이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며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도 많아 당류 섭취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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