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8월 산업활동동향' 발표
광공업 5.5%·서비스업 0.3% 증가에 생산 2.2% 늘어
추석·날씨·재화소비 감소에 소비 2개월 연속 '주춤'
"유가·고금리·주요국 경기 둔화 등 불확실성 상당"
[세종=뉴시스]용윤신 임하은 기자 = 지난 8월 반도체 생산이 13% 이상 반등하면서 국내 생산이 3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다만 늦더위에 의복 등 재화에 대한 수요는 줄고 국내외 관광 등 서비스 분야에 지출이 집중되면서 소비는 2개월 연속 주춤하는 모습이다.
통계청이 4일 발표한 '2023년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지수(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는 112.1로 전월(109.7)보다 2.2% 증가했다. 이는 2021년 2월(2.3%) 이래 30개월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계절조정지수 기준으로는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산업 생산은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지난 2월(1.1%)과 3월(1.1%) 상승 후 4월(-1.3%) 감소로 돌아섰다. 그러다 5월(0.7%) 전환 후 6월(0.0%) 보합을 보인 뒤 다시 7월(-0.8%) 감소로 전환했다.
세부적으로는 광공업과 서비스업 생산이 모두 증가했다.
광공업 생산은 전자부품(-3.8%)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반도체(13.4%), 기계장비(9.7%)에서 증가하면서 5.5% 늘었다. 이는 38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제조업재고는 전월대비 4.0% 증가했다. 화학제품(-4.3%), 고무·플라스틱(-1.8%), 금속가공(-1.5%) 등에서 줄어든 반면 반도체(15.3%), 자동차(7.9%), 기계장비(4.0%) 등에서 늘었다.
제조업의 재고/출하 비율(재고율)은 124.6%로 전월대비 0.3%포인트(p) 상승했다. 월별로 보면 출하는 감소폭(-5.9%→-2.8%)이 축소되고 재고는 증가폭(5.2%→10.5%)이 확대된 모습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생산 증가폭에 비해서 출하가 증가폭이 적어 재고가 증가했다"며 "최근 반도체를 보면 분기별로 출하가 분기말에 크게 증가하면서 그전까지 생산이 증가하고 재고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서비스업 생산도 정보통신(-1.1%) 등에서 생산이 줄었으나, 예술·스포츠·여가(6.2%), 음식점업, 주점 및 비알코올 음료점 등 숙박·음식점(3.0%) 등에서 생산이 늘어 전월대비 0.3%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전월보다 0.3% 줄었다. 지난달 3.3% 감소한 뒤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소매판매 역시 등락을 반복하고 있다. 소매판매는 올해 1월(-1.8%) 감소한 뒤 2월(5.2%)과 3월(0.1%) 상승했다. 이후 4월(-2.6%) 줄었다가 5월(0.6%)과 6월(0.9%)에 걸쳐 2개월 연속 증가한 뒤 감소세로 돌아섰다.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0.2%)에서 판매가 늘었으나, 승용차 등 내구재(-1.1%), 의복 등 준내구재(-0.6%)에서 판매가 줄었다.
김보경 심의관은 "늦더위 등으로 8월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줄었고 승용차의 경우 6월 큰 폭 증가했다가 8월 수입차 판매 줄면서 감소했다"며 "감소폭은 지난달에 비해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김 심의관은 "최근 소비는 재화 소비에서 서비스 소비로 옮겨가고 있다"며 "국내 ·해외 여행 등에서 증가하고 있어서 소매판매는 약간 주춤한 모습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현재 소매판매에는 재화소비만 잡히는데 서비스판매 비중이 실제로 55%에 달한다는 점을 보면 소비 전체가 줄었다고 보긴 어렵다"며 "카드매출 등의 지표를 봤을 때 9월 소비는 더욱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6%), 의복 등 준내구재(-7.2%), 가전제품 등 내구재(-2.1%)에서 판매가 모두 줄어 4.8% 감소했다.
김 심의관은 "소매판매 전년동월대비 감소폭이 큰데 추석 효과가 작년에는 9월10일로 이른 부분이 있어서 8월에 추석 관련 소비가 이뤄졌고 올해는 9월29일로 늦어지면서 전년동월대비 감소폭이 크게 나타난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비투자는 지난 4월(0.8%), 5월(3.1%) 증가했다가 6월(-1.1%) 감소 전환한 뒤 7월(-8.9%) 감소폭이 대폭 확대됐다. 8월에는 전월 기저효과 영향으로 3.6% 증가했다. 작년 8월 8.9% 증가한 이래 1년 만에 최대 증가폭이다.
선박 등 운송장비(13.1%) 및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0.6%)에서 투자가 모두 늘어난 영향이다.
이미 이뤄진 공사 실적을 나타내는 건설기성(불변)은 토목(13.8%) 및 건축(1.8%)에서 공사 실적이 모두 늘어 전월대비 4.4% 증가했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0.2p 하락했으나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선행 종합지수 순환변동치는 보합을 보였다.
김 심의관은 "경기지표는 동행지수는 최근 3개월 가량 흐름 반영해 전월 대비 0.2%p 하락했으나, 하락폭은 축소됐고 선행지수는 전월대비 보합을 보였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최근 경기 반등 조짐이 점차 확대되고 있으나, 유가 상승 및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 주요국 경기 둔화 우려 등 글로벌 경제 불확실성이 상당하다"며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며 적기 대응하는 가운데 내수 및 수출 등 성장모멘텀 보강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추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