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대선 결선투표, 친중 성향 무이즈 야당후보 승리

[말리(몰디브)=AP/뉴시스]유세진 기자 = 30일 치러진 몰디브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야당 후보 모하메드 무이즈가 53% 이상의 득표율로 승리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이번 선거는 인도양 국가 몰디브에서 인도와 중국 중 어느 나라가 몰디브에 가장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사실상의 국민투표로 간주됐다.

무이즈는 재선에 도전한 이브라힘 무함마드드 솔리 현 대통령(46% 득표)을 1만8000표 이상 앞서며 승리했다고 미하루 뉴스는 전했다. 공식적인 결과는 1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된다.

무이즈는 승리 후 발표한 성명에서 "오늘 승리로 우리는 국가의 미래를 건설할 기회를 얻었다. 이는 몰디브의 자유를 보장할 수 있는 힘"이라며 "이제 서로의 차이를 제쳐두고 함께 모일 때다. 우리는 평화로운 사회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무이즈는 돈 세탁과 부패 혐의로 수감돼 있는 압둘라 야멘 전 대통령을 가택연금으로 바꿀 것을 솔리 대통령에게 요청했다.

몰디브 대법원이 야멘을 출마를 막으면서 대통령 후보 지명 마감 직전 대체 후보로 대선에 나선 수도 말리 시장 무이즈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결선 투표에 진출한 뒤 승리하는 대반전을 일궈냈다. 야멘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그가 정치적 이유로 수감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이즈가 속한 국민의회(PNC)의 모하메드 샤리프 대표는 "오늘의 결과는 우리 민족의 애국심을 반영하는 것이자 모든 이웃과 양자 파트너들에게 우리의 독립과 주권을 존중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경제를 부활시키고 야멘의 석방을 요구하는 것은 무이즈의 의무"라고 말했다.

무이즈와 솔리 모두 9월 초 치러진 1차 투표에서 과반 득표에 실패, 결선투표를 치르게 됐다.

무이즈는 친중국 성향이 강하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는 솔리 대통령이 2018년 당선 이후 인도에 무제한적 몰디브 진출을 허용했다고 비난해 왔다.

이에 대해 솔리 대통령은 인도군이 몰디브에 주둔하는 것은 몰디브와 인도 간 합의에 따라 조선소를 건설하기 위한 것일 뿐 몰디브의 주권은 침해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해 왔다.

무이즈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몰디브에서 인도군을 철수시키고 큰 적자를 보이고 있는 인도와의 무역수지에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었다.

아흐메드 샤히드 전 외무장관은 무이즈의 승리가 인도의 영향력을 우려해서라기보다는 솔리 정부가 경제 및 거버넌스에 대한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에 대한 국민들의 반란이라고 말했다.

솔리 대통령의 패배는 집권당 몰디브민주당(MDP)의 무함마드 나시드 전 대통령이 민주당을 탈당, 독자 후보로 나선 것에 큰 영향을 받았다. 샤히드 전 장관은 나시드의 이탈로 표심이 민주당에서 멀어졌다고 지적했다.

한편 무이즈가 친중국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 그가 인도에 중요한 역할을 부여해하고 중국의 프로젝트에 반대해온 기존의 외교 정책을 바꿔 힘의 균형을 깨뜨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샤히드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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