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 하이' 번아웃 신드롬즈 "'청춘'과 '어른' 양립할 수 있다"

기사등록 2023/09/30 05:30:00

애니 '하이큐' 2기 오프닝곡으로 인기 얻은 日 밴드

지난달 홍대 앞서 첫 내한공연…해외 첫 단독공연

[서울=뉴시스] 번아웃 신드롬즈(BURNOUT SYNDROMES). (사진 = 소니뮤직 제공) 2023.09.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번아웃 신드롬즈(BURNOUT SYNDROMES). (사진 = 소니뮤직 제공) 2023.09.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지난달 26일 홍대 앞 무신사 개러지에서 열린 일본 밴드 '번아웃 신드롬즈(BURNOUT SYNDROMES)' 첫 내한공연은 쾌활한 박진감으로 여운을 짙게 남겼다. '번아웃 증후군'을 날려버릴 만한 에너지였다.

특히 올해 들어 강세인 일본 밴드의 저력을 새삼 확인시켜줬다. 아울러 '플라이 하이'('하이큐'), '하나이치몬메(花一匁)'('은혼') 등 국내에서도 마니아층을 확보한 일본 애니메이션 OST의 인기도 실감한 자리다.

2005년 결성한 번아웃 신드롬즈는 주로 청춘을 노래하며 인기를 누렸다. 2016년 메이저 데뷔 이후 더욱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이번 한국공연은 첫 해외 단독 공연으로, 타국의 청춘과도 직접 공감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었다. 다음은 소니뮤직을 통해 번아웃 신드롬즈 멤버 멤버들과 서면으로 나눈 일문일답.

-한국 첫 단독 공연은 어땠나요?

"아주 즐거운 공연이었습니다. 일본어를 이해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놀랐습니다. 한국 팬들의 떼창에 많은 사랑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희 공연에서는 관객 여러분이 4번째 멤버로 참여해 주신다고 생각하는데요. 함께 멋진 날로 만들어 주셨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번아웃 신드롬즈 첫 해외 단독 공연이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 개최할 수 있어서 정말 행복했습니다."

-2000년대 중반 오사카에서 결성된 것으로 아는데, 팀이 만들어진 계기와 과정을 알고 싶어요.

"처음에는 학교 축제를 나가기 위한 밴드였습니다. 베이스의 이시카와(石川)가 기타 보컬 구마가야(熊谷), 드럼의 히로세(廣世)를 섭외해 결성했습니다. 결국 문화제는 독감 유행으로 나갈 수 없게 됐지만, 대신 '팀즈 밴드 콘테스트'에서 상을 수상했고, 이 계기로 프로 뮤지션으로서의 목표를 가지게 됐습니다."
 
-팀 이름이 독특한데 이렇게 짓게 된 이유는 무엇입니까?

"결성 당시 일본에서는 '범프 오브 치킨(BUMP OF CHICKEN)'이라는 록밴드가 인기였고, '그 밴드 옆에 CD가 진열되면 좋겠다'는 이유로 'BU…'로 시작하는 단어를 단어장에서 찾았습니다. 정신병의 이름이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신기하다고 생각해 주시면서도 '임팩트가 있다'는 말을 자주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 밴드 이름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춘문학 록'이라는 장르를 내세운다고 들었습니다. 이는 정확히 무엇을 의미하나요?

"저희는 항상 단순히 '좋아' '싫어' '꿈' '희망'과 같은 단순한 말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를 쓰려고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문학적’이라는 말을 듣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팝한 테마를 주제로 하면서 '태생에 기반한 갈등', '산다는 것의 신기함', '우리가 보고 있는 세계란 무엇인가?'와 같은 한 단계 아래의 복잡한 감정을 그리려고 하고 있으며, 그것이 같은 고민을 가진 사람들에게 구원이 됐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노랫말을 중요하게 여기는 이유는 무엇이고, 가사 작업을 할 때 가장 신경쓰는 지점은 무엇인가요?

"가사에 의도적으로 무게를 두고 있는 것은 아니고 자신에게 있어서 쓰기 쉬운 것을 쓰고 있습니다. 일본 팝송에 자주 있는 연애관이나 미숙한 인생관 같은 주제를 쓰는 것이 저에게는 어려운 일입니다. 저는 그렇게 낙관적으로 살 수는 없어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주제로 삼는 것이 쉽습니다. 작사할 때는 어려운 말을 쓰지 않도록 조심하고 있습니다. 또 정말 하고 싶은 말은 전해지지 않았을 경우에도 단순한 우화로 즐길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밴드 멤버들이 생각하는 청춘의 정의가 궁금합니다.

"'우리는 왜 태어나고 사는가?'와 같은 인간이 본래 생각해야 할 장대한 주제와 대치하는 것이 '청춘'이라고 생각합니다. '청춘'과 '어른'은 양립할 수 있는 것으로 답을 계속 찾는 한 우리는 청춘 속에 있고, 그런 사람은 결코 늙지 않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인디 신에서 오래 활동하다 2016년 메이저 데뷔했습니다. 인디 신에서 활동이 메이저 활동에 어떤 도움을 주나요?
[서울=뉴시스] 번아웃 신드롬즈 무신사 개러지 내한공연 현장.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3.09.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번아웃 신드롬즈 무신사 개러지 내한공연 현장. (사진 = 인스타그램 캡처) 2023.09.30.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솔직히 인디 활동은 힘든 일 뿐이었어요. 아르바이트만 하고 있었고, 차로 몇 시간씩 이동하거나 PC방에서 숙박하거나 라이브를 해도 손님은 없었습니다. 그때의 경험이 있기에 지금의 환경을 매우 행복한 것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 단독 공연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꿈만 같습니다. 인디 활동이 길면서 다른 아티스트들에게는 결코 없는 인내심과 변해가는 음악 장면에 적응하는 유연함이 생겼다고 생각합니다.

-메이저 신 데뷔를 하면서 인기를 얻은 곡 중에선 애니메이션 주제가가 많습니다. 당연히 애니메이션마다 다르겠지만 애니메이션 곡을 작업할 때 공통적으로 중요하게 여기시는 건 무엇인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원작을 알고 있는 팬들에게 '너무 좋다!'라는 말을 들을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원작 팬이라는 것은 애니메이션화 전부터 그 작품의 장점을 찾았던 사람들, 말하자면 제일가는 프로듀서라고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원작을 읽음으로써 그들과 같은 매력을 그 작품에서 찾아, 그것을 곡으로 만들 수 있다면 타이업(일본에서 드라마·애니메이션·광고에 노래가 삽입되는 방식)은 대성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식으로 만든 곡은 작품의 진정한 메시지를 포착한 악곡이 된다는 실감이 납니다."

-그 중에서도 애니 '하이큐' 2기 오프닝 '플라이 하이'가 큰 인기를 누렸죠. 이 곡은 팀에게 어떤 의미가 있나요?

"이 곡 이야말로 저희 메이저 데뷔 곡으로, 즉 고난의 인디 시절에서 구해준 곡입니다. 또 전 세계에서 수억 개의 스트리밍 재생을 받고 있으며, 저희를 세계 각국으로 그리고 여러분의 나라, 한국으로 데려다 준 곡입니다. 이 곡을 발견해 주신 '하이큐!!'라는 애니메이션에 감사드립니다. 공연에서 조용한 파트의 후렴구를 관객분들께서 따라 불러 주시는 부분이 매우 감동적입니다. 당시 우리의 미래를 갈망하는 마음이 담겨있어 명실상부한 번아웃 신드롬즈의 대표 곡입니다.

-이번 내한 공연 세트리스트는 어떤 기준으로 구성됐습니까?

"애니메이션 때문에 번아웃 신드롬즈를 알게 되신 분들이 많을 것 같아서 애니메이션 곡들은 최대한 연주하려고 했습니다. 다음으로 저희가 지금 하고 싶은 현대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곡을 넣었습니다. 애니메이션 노래에서는 록 사운드가 요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앞으로의 애니메이션 노래는 어느 나라 사람이 들어도 한방에 심금을 울리는 글로벌한 사운드가 돼 좋다고 생각합니다. 마지막으로 한국 사람들은 따라 부를 수 있는 웅장한 발라드 곡들도 좋아하신다고 하셔서 그런 곡들도 포함시켰습니다."

-이번 내한공연에선 팬 만남 이벤트도 열었습니다.

"너무 즐겁고 귀중한 시간이었어요. 뒷쪽에 줄을 서신 분들은 오랜 시간 기다려야 했는데, 모두 웃는 얼굴로 찾아주셔서 너무 기뻤습니다. 다들 '한국에 와줘서 고마워'라고 해주셨는데 저희가 라이브에 와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일본 밴드 신은 계속 강세입니다. 한국은 밴드 신이 비교적 약한데요. 여러분이 생각하는 밴드 매력의 무엇인가요?

"'밴드'는 아이돌처럼 명확한 프로듀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멤버 개개인의 자체 프로듀싱에 큰 영향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또한 솔로 아티스트와 다르게 3명 또는 4명의 인간이 모이면서 탄생하는,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스릴 넘치는 매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즈니스적으로 완벽하지 않고, 더 개인적인 가치관이 반영되는 형태입니다. 한국의 아이돌과 일본의 아이돌을 비교할 때, 한국에서는 멋지고 완성된 이미지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일본에서는 성장 과정의 어린 아이돌을 선호하는 느낌이 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차이 때문에 아마도 일본에서는 '밴드'와 같은 불안정한 형태가 더 오래 지속되기 쉬울 것입니다."

-밴드 유지에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밴드 뿐만 아니라 그룹이라는 것은 각 개인이 잘하는 분야를 찾고,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면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음악 부분에서는 나는 이런 점이 잘 돼 있고, 상품 디자인에는 다른 멤버가 뛰어나며, 팬들의 감정에 대해서는 또 다른 멤버가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와 같이 각자의 강점을 존중하고, 자부심을 가지며 업무를 분담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든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 음반과 투어 등 향후 활동 계획이 궁금합니다.

"일본 아티스트 ASCA(일본 애니송 가수)와 협업한 '구노이치(KUNOICHI)'라는 곡이 있습니다. 7월 브라질 공연에서 선보였는데 발매는 아직입니다. 발매를 빨리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라이브 무대로는 12월 도쿄에서 단독 공연이 있습니다. 내년에도 유럽을 포함해 세계 각국에서 공연을 할 예정입니다. 아시아가 좀 많아질 수도 있어요. 날짜는 미정이지만 다시 한국에서 단독 공연을 하려고 합니다. 가능하다면 내년에. 자세한 정보는 조금만 기다려 주시고 결정되면 꼭 놀러오세요!"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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