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궐 D-1…김민석·남인순·우원식·홍익표 출사표
'비명' 박광온·송갑석 줄사퇴…지도부 친명계 재편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오는 26일 치러지는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보궐선거 후보가 홍익표·남인순·김민석·우원식(접수순) 의원으로 확정됐다. 후보 4명 모두 친명(친이재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표 체포동의안 가결로 친명계가 결집하고 비명계는 관망하면서 '친명 일색'으로 치러지게 된 것이다. 박광온 원내대표에 이어 송갑석 최고위원이 사퇴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친명 체제를 공고히 하는 모양새다.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25일 하루 선거운동을 진행한 후 26일 오후 2시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를 진행한 뒤 투표에 들어간다.
지난 21일 이 대표 체포안 가결 직후 박 원내대표가 사퇴한 지 닷새 만에 선거를 치르는 셈이다. 박 원내대표는 친명계가 강하게 사임을 요구하자 물러났고, 친명이 장악한 당 최고위는 일사천리로 원내대표 선출 일정을 추진했다.
이 대표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 결과는 26일 밤늦게나 다음날 나온다. 차기 원내대표 선출을 이 대표 구속 여부가 나오기 전에 하겠다는 의도로 구속 가능성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원내대표 선거에 비명계는 아예 출마하지 않았다. 수적으로 열세인 데다 가결 사태 직후 치러지는 만큼 판세를 뒤집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대선 경선 당시 우 의원은 이재명 캠프에서 선대위원장을 맡았고, 남 의원은 서울 선거대책본부를 이끌었다. 정세균계 출신의 김 의원은 계파색이 옅은 친명계로 분류되지만 이재명 지도부에서 탕평 인사 차원에서 정책위의장을 맡아 이 대표와 호흡을 맞췄다. 홍 의원의 경우 대선 경선 당시엔 이 대표와 경쟁한 이낙연 후보 캠프에서 총괄정책본부장을 맡았지만, 지난 4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명계의 지원 사격을 받았다.
이들은 한목소리로 체포동의안 가결을 강하게 비판하며 이재명 대표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김 의원은 출마 기자회견에서 "윤석열 정부의 폭정을 막고 민생을 살리고 이재명 대표를 지키겠다"고 했다. 또 체포안 가결표를 던진 의원들을 향해서는 "여당과의 정치적 협작"이라고 비판했다. 남 의원 역시 "검찰을 앞세운 부당한 야당 탄압에 맞서 이재명 당 대표와 당을 지키는 일에 헌신하고자 결단했다"며 체포동의안 가결 사태를 직격했다.
이날 후보 등록 막판에 4선 중진이자, 한차례 원내대표를 지낸 우원식 의원이 등판하면서 일각에서는 '합의 추대설'도 제기됐다. 초선·재선 의원을 중심으로 당의 혼란과 갈등을 수습할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하고 출마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추대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선 그런 얘기는 없었다"며 "네 분이 등록했고 현 상태로라면 선출 과정을 거치는 걸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워낙 지금 일정이 짧아 다른 변화가 있을진 지켜봐야 할 거 같다"고 여지를 남겼다.
박 원내대표에 이어 비명계 송갑석 최고위원이 최고위원직에서 물러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친명계 중심으로 재편되는 과정을 밟고 있다.
지난 주말 사퇴 의사를 전한 송 최고위원은 이날 "오늘 이 자리를 마지막으로 최고위원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역시 비명계인 고민정 최고위원도 사퇴 여부를 고민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고 최고위원은 지난 22일 최고위에서 "당원의 지지로 탄생한 최고위원이 당원들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는 건 이미 신임을 잃은 것이라 생각한다"며 "당원들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언급했다.
비명계가 자리를 내려놓은 것은 자발적인 판단이라기보다 '축출'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송 최고위원은 이날 당내 가결표 색출 움직임 등을 겨냥하며 "모두가 실패한 자리에 성찰과 책임을 통한 수습과 모색은 처음부터 없었고 분노와 증오의 거친 말들만 난무하고 있다"며 "급기야 우리 당 국회의원들은 가결이냐, 부결이냐를 고백함으로써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려 있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비명계 송 최고위원 사의는 즉각 수리하고, 친명계 조정식 사무총장 사의는 사실상 반려했다. 이 대표 체포동의안이 가결된 후 조 사무총장을 포함한 정무직 당직자들도 사의를 표했지만 이 대표는 "사의 여부를 결정하기 전까지 정상적으로 근무하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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