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채팅 등으로 전장 실시간 파악하며 작전
탈환지역 주민 몇 달 만에 가족에 “살아 있다” 알려
러 함대 궤멸 우려한 머스크 크름반도 연결 차단도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사가 운영하는 위성 인터넷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군에는 목숨과도 같은 필수품이라고 미 워싱턴포스트(WP)가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타링크 인터넷은 러시아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인터넷 연결을 차단한 직후에 우크라이나에 지원됐다. 이후 초고속 위성 인터넷이 우크라이나군의 디지털 통신의 근간이 됐다.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에 연결되는 소형 와이파이 터미널이 없으면 목숨을 위협받는다고 강조한다.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로 드론을 띄워 전장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면서 공격하고 있다. 무전기에 의존하던 때보다 훨씬 신속한 공격이 가능한 것이다.
무전기 통신보다 훨씬 신속한 공격 작전 가능
우크라이나군은 스타링크를 통해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사용하면서 그룹 채팅으로 작전을 지시하고 곡사포의 표적 정보를 제공하는 앱을 활용한다. 최전선에서 가족과 통화하고 현장 상황을 알리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기도 한다.
최근 우크라이나 동북부 루한스크 지역 최전선에서 올라온 한 동영상에는 우크라이나군의 3인조 드론 공격팀이 러시아군의 위치와 움직임을 그룹 채팅을 통해 파악하는 장면이 나온다. 68예거여단 소속 드론공격팀장인 빅토르 스텔막이 그룹 채팅창의 정보를 토대로 드론을 여러 대 띄워 수류탄 공격을 하는 내용이다. 이 공격으로 러시아군 여러 명이 부상했다.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 민간인에게도 생명줄과 같다. 1년 전 우크라이나군이 전격적으로 동북부 하르키우 지방을 탈환했을 때 일이다. 러시아군이 점령한 몇 개월 동안 가족들과 소식이 끊겼던 주민들이 생존을 알리는 첫 통화를 한 것도 스타링크를 통해서다. 예컨대 이지움에서 우크라이나군이 스타링크를 연결하자 주민들이 터미널 주변으로 몰려와 가족들과 통화했다. 전쟁 초기 이래 처음이었다. 전장 상황을 전하는 종군 기자들에게도 스타링크가 유일한 송고 수단이다.
한편 머스크가 우크라이나군의 스타링크 연결을 일부 제한한 점이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됐다. 머스크 전기에 소개된 내용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스타링크가 러시아군이 점령한 크름반도에 연결되지 않은 탓에 우크라이나군 해상 드론 공격을 할 수 없게 되자 우크라이나와 미국이 머스크에 직접 요청해 긴급히 연결했었다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머스크는 지난주 X에 올린 글에서 “세바스토폴까지 스타링크를 가동해달라는 정부 당국의 긴급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러, 스타링크 교란 비밀무기 실험
이에 대해 미하일로 포돌략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18일 스타링크 제한이 민간인 사망으로 이어졌다고 비판했다. 그는 X에 올린 글에서 “전쟁 범죄와 살인을 옹호하는 이유가 뭔가? 자신들이 죄를 저지르고 (러시아가) 죄를 저지르도록 장려한다는 것을 알기나 하는가”라고 강조했다.
러시아는 스타링크를 교란하기 위해 각종 비밀 전자무기를 실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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