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금지 어기고 출근길 전 여친 살해한 30대 스토커, 혐의 인정

기사등록 2023/09/19 15:18:59

최종수정 2023/09/19 18:16:04

피해자 유족들 "내 동생 살려내" 오열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 한 아파트 복도에서 스토킹하던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뒤 자해를 시도한 30대 남성이 28일 오전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7.28. dy0121@newsis.com
[인천=뉴시스] 김동영 기자 = 인천 한 아파트 복도에서 스토킹하던 전 여자친구를 흉기로 살해한 뒤 자해를 시도한 30대 남성이 28일 오전 인천 논현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2023.7.28. [email protected]
[인천=뉴시스] 이루비 기자 =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어기고 옛 여자친구를 찾아가 흉기로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30대 남성이 법정에서 모든 혐의를 인정했다.

인천지법 형사15부(부장판사 류호중) 심리로 열린 19일 첫 재판에서 살인 및 특수상해,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A(30)씨 측은 "공소사실과 증거에 대해 모두 동의한다"고 밝혔다.

황토색 반팔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A씨는 마스크를 쓰고 덤덤한 표정으로 재판에 임했다.

직업을 묻는 재판장의 질문에 그는 "보험설계사였다"고 대답했다.

이어 검찰은 공소사실 낭독과 함께 입증 계획에 관해 설명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헤어진 연인에 대해 지속해서 스토킹 범죄를 저지르고, 법원의 접근금지 명령을 반복해서 위반하더니 끝내 피해자를 살해했다"면서 "피해자의 어머니까지 다치고 어린 자녀 등이 범행 현장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신적 충격이 상당한 피해자 가족에 대한 심리치료를 최대한으로 돕고 있지만 이 사건으로 인한 피해가 매우 극심하다"며 "피해자의 동생을 양형증인으로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또 "피해자에게 어린 딸이 있는데 검찰에서 현재 트라우마 치료를 지원하고 있다"면서 "9월26일 피해자 자녀에 대한 감정 결과가 나오면 추가 증거로 제출하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10월27일부터 3차례에 걸쳐 양형증인신문, 검찰 서증 조사, 피고인 신문 등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을 방청한 피해자의 유족들은 "내 동생 살려내"라면서 오열하기도 했다.

앞서 피해자 유족 측은 '스토킹에 시달리다가 제 동생이 죽었습니다'라는 글을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리며 고인의 실명을 공개하고 A씨에 대한 엄벌을 촉구했다.

글쓴이는 "동생이 세상을 떠난 뒤 A씨가 7월 13일부터 17일까지 동생의 집 앞에 찾아왔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면서 "접근금지 명령은 형식에 불과하고, 모든 상황이 끝난 뒤 경찰이 출동하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토로했다.

끝으로 탄원서 작성을 청하며 "스토킹 범죄와 관련해 많은 피해자가 안전해질 수 있는 실질적인 대책이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인천=뉴시스] 지난 7월17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주거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스토킹을 당하다 흉기에 찔려 숨진 피해자. 온라인 커뮤니티
[인천=뉴시스] 지난 7월17일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주거지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전 남자친구에게 스토킹을 당하다 흉기에 찔려 숨진 피해자. 온라인 커뮤니티


A씨는 지난 7월17일 오전 5시54분 전 연인 B(30대·여)씨의 주거지인 인천 남동구 논현동의 아파트 엘리베이터 앞에서 B씨를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이들은 테니스 동호회에서 만나 연인관계가 됐고, B씨의 소개로 같은 직장에서 근무 중이었다.

범행 당시 피해자 B씨의 어머니 C(60대)씨도 A씨를 말리는 과정에서 손 부위를 흉기에 찔렸으나 집 안으로 피신해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2월 A씨는 B씨를 상대로 데이트 폭행을 저질러 경찰 조사를 받았다.

6월에는 B씨로부터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 고소당했다. 일주일 뒤 B씨의 주거지 인근을 배회하다가 현행범 체포되기도 했다.

이에 A씨는 법원으로부터 8월9일까지 B씨에게 접근과 연락을 금지하는 내용의 잠정조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이 명령을 어기고 한달여 만에 B씨를 찾아가 살해했다.

한편 피해자 B씨는 사건 나흘 전인 7월13일 경찰에 스마트워치를 반납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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