男 양궁 김우진 "빵 피하고, 국에 밥 안 '말아 먹는다'"
男 펜싱 김준호 "사진 찍으면 안 풀려…그래서 찍는다"
손톱 자르기·안 자르기, 수염 밀기·안 밀기, '4' 피하기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큰 대회에서 미련을 남기고 싶은 스포츠 선수는 없다. 하지만 큰 대회에서는 긴장이 많아지면서 미련을 남기기도 한다.
그런 이유로 대회를 앞둔 선수들은 '징크스'라고 불리는 특정 행동을 꺼리는 동시에 좋은 성적을 내기 위한 자신만의 '루틴'을 수행하기도 한다.
일주일도 채 남지 않은 제19회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개막을 두고 한국 국가대표 선수가 가진 징크스와 루틴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발간한 선수단 자료집을 통해 이번 대회 대표팀에 승선한 867명이 가진 각양각색의 징크스와 루틴을 모았다.
식단 조절형…안 먹거나, 일부러 찾아 먹거나
대표적으로 경기 전 식단을 조절하는 유형이 있다. 한쪽은 특정한 음식을 꺼린다.
남자 양궁 김우진(청주시청)은 "경기를 앞두고 국에 밥을 말아 먹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를 '말아 먹지' 않기 위해서다. 또 "과거 시합 전에 빵을 먹었다가 0점을 쏜 기억이 있어서 빵도 먹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음식 이름과 경기의 연관성을 의식하는 듯한 행동이다.
남자 펜싱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은 시합 당일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 경기에 임한다고 한다.
여자 댄스스포츠 전지예(소울번즈크루)는 대회 일주일 전부터 탄수화물을 거의 끊는다. 다만 경기 전날~사흘 전부터 다시 이를 섭취하는 루틴을 갖고 있다.
반대로 특정 음식을 먹는 유형도 있다. 여자 육상 포환던지기 정유선(안산시청)은 시합 전 평소 대비 운동량을 절반가량으로 줄인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시합 이틀 전에는 삼겹살을 먹는다. 경기장에 가기 전 보충제를 잊지 않고 챙기려고 애쓴다.
11세 최연소로 대표팀에 승선한 여자 체스 종목 김사랑(대한체스연맹)은 아버지가 대회 날 오전이면 항상 소고기뭇국을 차려줘 이를 먹고 대회에 나선다.
여자 펜싱 송세라(부산광역시청)는 경기 전 아침 식사로 발열 도시락 한 봉지를 꼭 먹는다.
남자 양궁 김우진(청주시청)은 "경기를 앞두고 국에 밥을 말아 먹지 않는다"고 밝혔다. 경기를 '말아 먹지' 않기 위해서다. 또 "과거 시합 전에 빵을 먹었다가 0점을 쏜 기억이 있어서 빵도 먹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음식 이름과 경기의 연관성을 의식하는 듯한 행동이다.
남자 펜싱 구본길(국민체육진흥공단)은 시합 당일에는 아무것도 먹지 않은 채로 경기에 임한다고 한다.
여자 댄스스포츠 전지예(소울번즈크루)는 대회 일주일 전부터 탄수화물을 거의 끊는다. 다만 경기 전날~사흘 전부터 다시 이를 섭취하는 루틴을 갖고 있다.
반대로 특정 음식을 먹는 유형도 있다. 여자 육상 포환던지기 정유선(안산시청)은 시합 전 평소 대비 운동량을 절반가량으로 줄인다.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서 시합 이틀 전에는 삼겹살을 먹는다. 경기장에 가기 전 보충제를 잊지 않고 챙기려고 애쓴다.
11세 최연소로 대표팀에 승선한 여자 체스 종목 김사랑(대한체스연맹)은 아버지가 대회 날 오전이면 항상 소고기뭇국을 차려줘 이를 먹고 대회에 나선다.
여자 펜싱 송세라(부산광역시청)는 경기 전 아침 식사로 발열 도시락 한 봉지를 꼭 먹는다.
장비집중·숙면형…특정 방식으로 장구 착용하기, 일찍·더 자기
장구를 착용하는 방식을 지키거나 정비하는 것도 수많은 선수가 경기 전 자신을 가다듬는 방법이다.
유난히 왼쪽을 좋아하는 선수가 있다. 여자 수영 아티스틱스위밍 이리영(부산광역시수영연맹)은 렌즈를 왼쪽부터 끼는 습관을 갖고 있다. 남자 축구 엄원상(울산현대축구단)은 스타킹을 왼쪽부터 신는다.
이보다 더 섬세한 경우도 있다. 여자 농구 이다연(신한은행 에스버드)은 평상시 테이핑, 발목 보호대, 신발 끈을 왼쪽부터 묶는 루틴이 있다.
경기에 앞서 반드시 신발 끈을 다시 묶는 경우도 많다.
남자 배드민턴 서승재(삼성생명)는 경기장에 들어가기 전에 신발 끈을 다시 묶고, 여자 배드민턴 안세영(삼성생명)도 시합 전 신발 끈이 꼬이지 않도록 하는 루틴을 따른다.
여자 소프드볼 배유가(경상남도체육희)는 글러브, 보호대, 장갑을 마음에 쏙 드는 멋진 것으로 준비한다.
또 다른 유형은 경기 전 충분한 잠을 보충해 경기 당일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유형이다.
여자 브레이킹 권성희는 시합 전날 최상의 컨디션을 위해 하루 7시간 30분 정도 잘 수 있도록 수면 패턴을 맞춘다.
여자 체스 서지원(대한체스연맹)도 시합 전날은 평소보다 일찍 잔다.
여자 농구 김단비(우리은행 우리WON)와 남자 농구 이승현(KCC 이지스)은 시합을 위해 잠을 충분히 잘 잔다고 입을 모았다.
기타 유형…사진 찍기, 경기장 선 밟기, '4' 피하기
그 밖에도 긴장감을 풀거나 징크스를 예방하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는 유형도 있다.
남자 펜싱 김준호(화성시청)는 "경기 전에 사진을 찍으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아 사진을 찍지 않는 것이 루틴이었다"면서도 "현재는 징크스를 깨기 위해 사진을 찍고 경기에 들어간다. 그래서 현재는 사진을 찍는 것이 루틴이 되었다"고 털어놨다.
남자 축구 이재익(서울 이랜드 FC)은 경기장에 선을 밟지 않고 들어간다. 그렇지만 선을 밟지 않고 입장한 경기에서 패하면 다음 경기에는 일부러 선을 밟는다.
남자 양궁 김우진과 여자 크라쉬 이예주(대한크라쉬연맹)는 숫자 '4'를 쓰거나, 보는 행위를 피하려고 애쓴다. 이예주는 특히 경기 직전 심호흡을 정확히 7번 한다.
남자 카누 조광희(울산광역시청), 여자 펜싱 최세빈(전남도청), 여자 근대 5종은 김선우(경기도청), 남자 조정 김동용(진주시청)은 시합 전에 손톱을 깎는다. 반대로 남자 철인 3종 김지환(전북체육회)은 손톱이나 머리카락을 자르지 않는다.
남자 자전거 장경구(음성군청)가 시합 하루 전에는 수염을 밀지 않는 데, 남자 럭비 이진규(현대글로비스)는 경기를 잘 풀어가기 위해 시합 당일에 면도한다.
남자 펜싱 김정환(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징크스나 루틴을 두고 "없다"고 간결하게 답하기도 했다.
45개국에서 1만2500여 명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16일 동안 경합을 이어간다. 참가 선수들은 40개 종목 61개 세부 종목에서 모두 481개의 금메달을 놓고 경쟁을 펼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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