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교사들 울분 토로…학부모·제자들도 임시분향소 들려 애도
[대전=뉴시스]유순상 기자 = 학부모 고소와 악성민원이 없는 곳. 그곳으로 가는 대전 40대 여교사의 마지막 여정은 슬펐지만 외롭지 않았다.
수많은 동료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억울한 죽음을 안타까워하면서 부디 고통 없는 곳에서 편안하게 쉬길 간절하게 기원했다.
학부모 고소와 악성 민원에 시달린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대전 40대 여교사 운구 차량이 9일 오전 고인의 마지막 근무지였던 대전 유성구 한 초등학교 운동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운동장에서 미리 와서 운구차량을 기다리고 있던 동료 교사들과 학부모, 제자들은 일제히 울음을 터트렸다.
운구차량이 멈추고 유족이 영정사진과 함께 내리자 이곳 저곳에서 "누가 선생님을 죽였냐", " 억울해서 어쩌냐" 등등 탄식과 울분이 쏟아져 나왔다.
유족은 영정 사진을 들고 고인이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교실로 향했다.
영정사진은 교실에서 내려와 학교에 마련된 임시 분향소로 발길을 향했다. 조문객들은 흐느끼면서 영정 사진을 뒤따라 이동했고 임시분향소에 다함께 묵념을 하면서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영정사진은 다시 운구 차량이 있는 운동장으로 향했고 이제 다시 오지 못할 학교와 마지막 작별 인사를 했다.
한 학부모는 "임시 분향소에 들어서니 눈물이 절로 난다"라며 "고생 많이 하셨고 죄송하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학부모는 "악성 진상 민원이 없는 곳에서 편히 잠드시라"라며 "선생님을 꼭 기억하겠다"라고 눈시울을 적셨다.
동료 교사들의 안타까움은 컸다.
한 교사는 "선생님을 또 잃게 돼 참담한 심정으로 우리는 정당한 교육을 하고도 왜 죽어야 하는 걸까라고 묻는다"라며 "아이들의 잘못된 행동을 지도하면서도 아동학대로 신고가 들어올까봐 무섭다"라고 말했다.
또다른 교사는 "무기력을 느끼게 하는 교육청과 학교 시스템, 말이 통하지 않는 학부모들 때문에 힘이 든다"라며 "선생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40대 여교사는 지난 5일 대전 유성구 자택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퇴근한 남편에 의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7일 끝내 숨졌고 대전교사노조는 이를 언론에 알렸다.
설동호 대전교육감은 담화문을 통해 학교 변호사 제도 도입 등 교권 보호를 강화키로 했다. 대전유성경찰서는 사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