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와 달리 1, 2, 3 단계 분리 성공 후 정상비행
비상폭발체계 단순 오작동…나름 기술 진전한 듯
합참, 북 보도 진위성 분석 중…원인 축소 가능성도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최서진 기자 = 북한이 군사정찰위성 2차 발사에 실패한 것과 관련해 전문가들은 24일 "북한이 엔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우주발사체 정밀 가공 능력에 한계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북, 엔진 문제 해소·정밀가공 능력 한계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제로 비행경로를 봐도 3단 점화와 비행까지는 성공했다고 추정할 수 있다"면서도 "자폭장치가 제멋대로 작동한 것부터가 정밀 가공능력의 한계를 가진 북한이 일정한 성능 이상의 정밀도로 우주발사체를 가공하는데 매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밝혔다.
북, '비상폭발체계' 사소한 오작동 주장
북한 발표 대로라면 2단 엔진의 비정상적인 작동으로 추락한 5월 1차 발사 때와 달리 이번엔 1단, 2단, 3단 분리엔 성공했다. 엔진 등 발사체 상태를 지상에서 확인한 점으로 미뤄볼 때 3단 분리 후 수백㎞ 거리에서 초음속으로 비행하는 발사체로부터 텔레메트리(원거리 자동화 통신) 데이터를 송수신할 능력도 갖췄다.
다만 비행종단시스템(FTS)으로 보이는 '비상폭발체계'가 오작동했다는 게 북한 주장이다. FTS는 비행 중인 발사체가 궤도를 이탈한다거나 하는 긴급 상황이 발생했을 때 지상에서 강제로 폭파해버리도록 한 시스템이다.
합동참모본부(합참) 관계자는 "북한 보도의 진위성에 대해 다양한 가능성을 갖고 분석 중"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실패 원인을 축소하려는 의도로 과장 보도를 했을 수 있다는 의미다.
북, 정치 이벤트 의식해 서두른 듯
합참은 세부 제원을 분석할 예정이라며 말을 아꼈지만 일단 북한이 미리 설정한 구역 인근에 1단, 페어링(위성 덮개), 2단이 모두 떨어졌다고 보고 있다.
장영근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미사일센터장은 "예상 낙하 지점에서 약간 오차가 발생했다고 로켓에 이상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만일 예상 지점에서 과도하게 벗어났다면 비행궤적이 정상을 그리지 못하고 뭔가 오류가 발생했을 개연성이 있다"고 밝혔다.
군은 5월 1차 발사 때처럼 서해상에서 동체 및 잔해 인양 작전을 벌이고 있다.
분석 작업이 끝나면 북한의 기술 진전 정도가 보다 자세히 드러나겠지만, 북한이 정치 이벤트에 맞춰 발사를 서두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날 85일 만에 2차 발사에 나선 건 다가오는 정권수립일(9월9일)과 현재 진행 중인 한미 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를 염두에 뒀다고 보인다.
북한은 2012년 4월 광명성 3호 발사에 실패한 뒤 8개월이 지난 12월 2차 발사에 나섰다. 이번엔 약 두달 만인 10월 3차 발사를 하겠다고 예고해 추진 속도가 빠르다.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을 기점으로 대내외에 군사 성과를 과시하려는 목적으로 추정된다. 연내 발사 성공이란 결과를 내려면 기상 조건상 10월이 마지노선이란 계산도 작용했다고 관측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