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코인러에게는 유독 긴 한주였습니다. 비트코인이 뚜렷한 악재 없이 일주일 넘게 약세를 보여서인데요. 리플 급등에 이어 월드코인 출시까지 상승 재료가 잇달아 나온 가운데 주춤하자 모두가 의아해했습니다.
식은 화력의 원인은 가까이 있었는데요. 바로 시장 호재로 여겨졌던 '월드코인' 출시가 비트코인 약세를 부추겼다는 분석입니다.
월드코인은 최근 코인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신생 코인'인데요. 챗GPT 아버지라 불리는 샘 알트만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이끈다는 점에서 출시 전부터 사용자 200만명을 확보하는 등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월드코인도 챗GPT와 같은 열풍을 일으킬 거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죠.
기대감을 증명하듯 월드코인은 지난 24일 정식 출시 후 폭등세를 보였습니다. 바이낸스와 빗썸 등 국내외 주요 거래소가 앞다퉈 상장한 직후 1300% 넘게 뛴 것인데요. 단숨에 시가총액(시총) 순위 100위권에 안착하며 존재감을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렇듯 업계를 뒤흔든 신생 코인의 탄생이 비트코인 약세를 부추긴 이유는 무엇일까요.
답은 최근 한 달간 변동 없는 코인 전체 시총에서 찾을 수 있는데요. 신규 자금 유입이 없는 전체 시장에서 새롭게 떠오른 월드코인은 기존 비트코인의 점유율을 흡수할 수밖에 없다는 풀이입니다. 즉 제로섬(한쪽의 이득은 곧 다른 쪽의 손실)양상이 나타난 셈이죠.
국내 가상자산 데이터 분석 회사 임원 A씨는 "월드코인이 상장 직후 시총 100위권에 들며 무서운 매수세를 보였음에도 당시 전체 코인 시총은 늘어나지 않았다"며 "이는 쉽게 말해 비트코인을 팔아 월드코인을 샀다는 의미다. 비트코인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해석했습니다.
그는 이어 "현재 시장은 신규 자금 유입이 없기 때문에 신규 코인 상장이 기존 코인에게는 곧 악재"라며 "딱 조삼모사로 움직이는 상황"이라고 부연했습니다.
실제로 비트코인은 월드코인 출시날 3% 가까이 급락하며 3700만원대까지 밀렸는데요. 이후 현재까지 3700만원대 머물며 맥을 못 추는 상황입니다.
지난 14일
한편 앞서 펼쳐진 리플 급등장이 이같은 해석에 설득력을 더하는데요. 비트코인은 월드코인 출시 때와 달리 리플 급등장에서는 강세를 보인 바 있습니다.
이는 리플이 급등할 당시 신규 자금 유입으로 인해 코인 전체 시총이 늘어난 덕분이란 분석이 제기됩니다. 실제로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지난 14일 리플이 급등함과 동시에 전체 시총은 100조원이 뛰었습니다. 다시 말해 리플 매수세가 증가해도 전체 시총이 늘어났기 때문에 기존 비트코인 점유율을 흡수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A씨는 "최근 신규 자금 유입이 없는 가운데 리플 승소 판결이 난 14일은 시총이 팍 튀면서 리플도 급등했다"며 "이때 늘어난 전체 시총이 리플 매수세를 뒷받침하면서 비트코인 매수세도 유지됐기 때문에 덩달아 강세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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