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수해 피해 복구 총력…'언행주의' 내부 단속도(종합)

[서울=뉴시스]최영서 기자 = 국민의힘은 17일 당내 일정을 모두 연기하고 수해 피해 지역으로 향했다. 지도부는 피해 복구 및 예방 대책을 약속했다. 또 사고 원인을 규명하고 책임을 묻겠다며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예정된 최고위원회의를 다음날로 미루고 충청 지역을 찾았다.

김 대표는 오전에 충남 공주와 청양으로 이동해 침수 지역을 둘러본 뒤 "지역별로 사유가 다르지만 어떤 곳은 저류지를 충분히 조성하고, 어떤 곳은 배수펌프 위치가 너무 낮아서 작동이 안됐더라"며 "50여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라 하더라도 제방이 붕괴돼 많은 분들이 재산상의 피해를 입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에 따른 여러가지 새로운 극한의 상황이 발생한다는 전제 하에 앞으로 수해 대책을 다시 세워야겠다"며 "이런 대책은 지방자치단체 차원에서 해결될 수준을 넘어서기 때문에 중앙정부 차원에서 어떻게 접근할지 부처별 의견을 취합해 당정 협의를 통해 필요한 법과 제도를 정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서 오후에는 다수 사망자가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침수 현장을 찾았다.

김 대표는 "미호강이 범람할 거 같다고 긴급 알림이 있었는데도 왜 교통통제를 안했는지 긴급 정밀조사가 필요할 거 같다"며 "진상규명과 원인을 빠르게 분석해 만약에 책임자가 있다면 엄중한 책임을 반드시 물어야겠다"고 말했다.

희생자 조문을 마친 뒤에는 "유족들에게 위로 말씀을 올리고 어쨌든 대단히 죄송하다고 말씀 올렸다"며 "진상을 확실하게 규명하고 책임 져야 할 사람이 있으면 그 책임을 지위고하와 신분을 막론하고 반드시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예정됐던 중앙윤리위원회, 조직강화특별위원회(조강특위) 회의도 취소됐다.

윤리위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김현아 전 의원에 대한 징계 개시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다. 조강특위 역시 오후 1시부터 서울 등 지역 신규 당협위원장 후보를 면접할 계획이었다.

두 일정은 수해 피해 상황 등을 고려해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대신 시·도당별 '재해대책 및 복구지원 상황실' 가동 및 전 당원 긴급피해복구 자원봉사활동이 새롭게 계획됐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고 "시·도당별 '재해대책 및 복구지원 상황실'을 운영해 중앙당과 시·도당 간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겠다"며 "긴급사태 발생 시 당력을 하나로 집중해 신속한 대응 및 전 당원 복구 활동을 진행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필요시 중앙당이 당력을 통합해 현장 지원에 즉각 투입할 수 있도록, 시·도당별로 가용인력 및 자원을 상시 점검하는 등 철저하게 대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전 당원 자원봉사활동은 소속 지역에만 국한하지 않고 도움이 필요한 인근 피해지역의 시·도당 및 당원협의회와 협의해 피해복구에 빈틈이 없도록 적극 참여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지도부는 의원들 언행에 주의를 당부하는 등 내부 단속에도 나섰다. 전국적으로 피해자가 속출하면서, 민감한 국민 정서를 자극하지 않아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 대표는 각급 당직자 전원에게 언행에 각별히 주의할 것을 주문했고, 윤재옥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들에게 당분간 해외출장 자제령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야당의 '윤석열 대통령 우크라이나 방문 공세'는 적극적으로 반박하고 나섰다.

김 대표는 "정확하게 말하자면 순방계획을 연기한 게 아닐 오래전부터 그에 대한 의논이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단순히 현장방문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익에 관련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민주당이 윤 대통령이 간 이유를 잘 알고 있음에도 좁쌀같은 걸로 계속 흠집내기를 해서 안타깝다"며 "거대 야당다운 모습으로 거국적으로 민생경제를 챙겼으면 한다"고 했다.

윤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윤석열 대통령의 늦은 귀국을 '대통령이 서울로 뛰어간다고 해도 집중호우 상황을 바꿀 수 없다'고 말한 것에 대해 "국민들께서 대통령이 중요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상황을 다 이해하실 거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상범 수석대변인도 "우크라이나 현지에서 이동하는 열차에서도 윤 대통령은 중대본과 화상회의를 통해 지속적으로 수해 상황을 점검·관리하고 정부의 가용한 인적·물적 자원 총동원해 대응할 것을 지시했다"며 "외교와 국내 상황 어느 하나 소홀히 할 수 없기에 호우 피해를 점검하며 국익을 위한 외교 활동을 동시에 최선의 방법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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